MBC 일일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제작발표회가 8일 오후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호텔에서 열렸다. 취재진들이 발표회으ㅢ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MBC 일일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제작발표회가 8일 오후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호텔에서 열렸다. 취재진들이 발표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민원기


'김병욱 사단이 돌아왔다'. 이 한 마디 외에 더 할 말이 있을까.

'하이킥' 시리즈 3탄, MBC 새 일일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이 8일 오후 2시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본격적으로 시청자들을 웃길 채비에 나섰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김병욱 PD와 극본을 맡은 이영철 작가 외에도 주요 출연진인 안내상·윤유선·윤계상·서지석·이종석·크리스탈·강승윤·박하선·김지원·백진희·줄리엔강·이적·박지선·고영욱·윤건이 모두 참석해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병욱 "위안이 되는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

연출자인 김병욱 PD는 "전체적인 주제는 '몰락'"이라며  "몰락한 사람들이 희망의 메시지를 찾아 도전하면서도 깨지고, 시련을 겪는 과정을 코미디화했다"고 <하이킥!>의 기본 얼개를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좀 더 다이내믹해지겠다, 초반에는 <지붕뚫고 하이킥>보다 코믹한 부분을 더 많이 하려 했다"며 이번 연출 방향을 밝히기도 했다. 물론 지금까지의 '하이킥' 시리즈가 그랬듯, 서민들을 위로하는 따뜻한 손길도 잊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병욱 PD는 "시트콤은 창문으로 옆집을 들여다보는 느낌이어야 한다"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위안이 되는 드라마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일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의연출을 맡은 김병욱 PD

일일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의연출을 맡은 김병욱 PD ⓒ 민원기


앞서 공개되었다시피 <하이킥!>은 하루아침에 가장(안내상 분)의 사업 부도로 어려움을 겪게 되는 가족과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시트콤이다. 기존 하이킥 시리즈가 아이부터 노년까지 다양한 출연진을 갖췄다면, <하이킥!>은 청·장년층 인물들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이에 대해 김병욱 PD는 "등장인물들의 연령이 다양할 경우 코미디를 비교적 쉽게 만들 수는 있지만, 자기복제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기존 캐릭터의 원형을 피하고 조금 다른 주제를 잡아 <하이킥!>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병욱 PD는 극중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자신만의 독특한 비법(?)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김병욱 PD는 "캐릭터를 먼저 만들고 배우를 캐스팅하는 게 아니라 배우를 먼저 만나고 캐릭터를 만드는 편"이라며 "배우와 대화를 하며 '당신에겐 이런 면이 있으니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서 맞춤형까지는 아니더라도 배우의 특성을 살려 극을 만든다"고 밝혔다.

안내상 "연기에 처음 입문한 느낌"

그래서일까, 이날 참석한 배우들은 모두 자신의 캐릭터에 높은 만족감을 표시하며 "열심히 촬영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1974년에 데뷔한 윤유선부터 이번에 처음 연기에 도전하는 가수 출신 이적·윤건까지, 모든 배우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촬영하고 있다"고 미소지었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윤계상에게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다는 김병욱 PD의 농담에 윤계상과 동료들이 활짝웃고 있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윤계상에게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다는 김병욱 PD의 농담에 윤계상과 동료들이 활짝웃고 있다. ⓒ 민원기


안내상은 <하이킥!>에서 사업 부도로 처남(윤계상·서지석 분) 집에 얹혀살지만 자존심은 잃지 않는 가장 안내상 역할을 맡았다. 실력파 연기자로 인정받는 그이지만, 시트콤은 첫 도전이다. 안내상은 "처음엔 '시트콤이 뭐가 어렵나, 그냥 웃기면 되지 않나'라는 생각이었는데 틀렸다는 걸 감독님을 통해 알게 됐다"며 "그야말로 진실한 무언가를 담아서 표현해야 하는 매력적인 장르라는 것을 깨달았다, 연기에 처음 입문한 느낌"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윤계상은 외유내강형 캐릭터로 윤유선의 동생이자 공중보건의다. 윤계상은 "장르의 구분 없이 좋은 작품이면 하겠다는 생각인데, 평소에도 하이킥 시리즈의 팬이어서 김병욱 감독님이 손을 내밀었을 때 얼른 잡았다"고 출연의 이유를 밝혔다. 이어 윤계상은 "감독님이 촬영을 하다 좋은 면을 발견하시면 바로바로 이야기해주시는 편"이라며 "한 번은 '너 참 싱그럽다'는 말씀을 해 주시기도 했다"는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김병욱의 미덕, '사회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무엇보다 김병욱 사단이 가지고 있는 미덕은 '사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다. 그동안 방송됐던 '하이킥' 시리즈는 정치적인 논리를 떠나 '올바름'을 추구해 왔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차상위계층의 애환과 청년백수의 서러움을 다룬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이번 <하이킥!>에도 이러한 방향은 변치 않을 전망이다. 극중 '윤계상'은 돈이 없는 환자의 수술을 무단으로 했다가 대학병원을 그만두고 공중보건의가 된다. 대학 졸업반이지만 번번이 취업의 문턱에서 좌절하는 '백진희'(백진희 분)는 '10초 안에 짜장면을 먹으면 면접에서 통과할 수 있다'는 제안에 커다란 그릇에 담긴 짜장면을 단숨에 흡입한다. 국어 교사로 등장하는 '박하선'(박하선 분)을 한결 같이 사랑하는 '고영욱'(고영욱 분)은 몇 년째 노량진 고시촌을 전전하며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다.

 8일 오후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MBC일일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제작발표회에서 김병욱 PD를 비롯한 전 출연진이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8일 오후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MBC일일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제작발표회에서 김병욱 PD를 비롯한 전 출연진이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민원기


이렇게 닭가슴살 같이 팍팍한 삶을 살아내는 이들이지만, 함께 모여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주며 <하이킥!>의 캐릭터들은 시청자들에게도 공감과 함께 웃음과 위로를 전달할 전망이다. 이번 작품의 제목에 담긴 김병욱 PD의 철학을 안내상의 해석을 통해 음미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짧은 다리의 역습'이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잠시 멍했지만 (시트콤에) 담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깨닫게 됐다. 세상에 롱다리가 얼마나 있겠나. 대부분은 짧은 다리를 가진 사람들이다. 그런데 소수의 롱다리들에 의해 이들은 차별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소외감이나 열등감을 느끼게도 된다. 이번 시트콤은 그런 이들이 '역습'을 펼친다는 내용이다. 이들이 사회의 온전한 주인공이라는 것을 새롭게 평가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작품인 것이다.

그래서 단순히 웃기자는 게 목표가 아니다. 웃기지만 위로도 주고, 힘들지만 힘내서 같이 가자는 의미도 있다. 이런 것이 방송이 나가야 할 방향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편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은 오는 19일 오후 7시 45분 첫 방송된다. 

하이킥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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