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가 올스타전에서 끝내기 결승타를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다.

이병규가 올스타전에서 끝내기 결승타를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다. ⓒ LG 트윈스

 

프로야구 최고의 별들이 한 자리에 모인 올스타전에서 LG 트윈스 이병규가 '별 중의 별'로 꼽혔다.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웨스턴리그(KIA, LG, 한화, 넥센)가 연장 접전 끝에 이병규의 끝내기 결승타에 힘입어 이스턴리그(삼성, SK, 롯데, 두산)를 5-4로 물리쳤다.

 

웨스턴리그는 1회말 이범호와 이병규의 적시타로 먼저 2점을 뽑은 데 이어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조인성이 이스턴리그 선발투수 차우찬의 직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면서 3-0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이스턴리그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4회초 강민호와 박석민의 안타로 만든 1사 1, 3루 찬스에서 정근우의 희생 플라이로 1점을 만회한 이스턴리그는 5회초 최형우가 양훈을 상대로 2점 홈런을 터뜨리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양 팀 타자들은 투수들의 위력에 막혀 더 이상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했고, 결국 2009년부터 시범경기와 올스타전에 '승부치기'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올스타전에서 연장전 승부치기가 시작됐다.

 

이스턴리그는 주자를 1, 2루에 두고 공격을 시작하는 승부치기 규정에 따라 10회초 2루 오재원, 1루 김현수를 두고 박정권이 타석에 들어섰다. 오재원이 과감히 3루 도루에 성공한 뒤 박정권의 2루수 땅볼 때 홈을 밟으며 이스턴리그가 4-3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곧바로 이어진 10회말 반격에서 2루 이대수, 1루 안치홍을 두고 정성훈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든 웨스턴리그는 결국 이병규가 오승환으로부터 좌익수와 유격수 사이에 떨어지는 '행운의' 끝내기 결승타를 터뜨리면서 5-4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병규, 데뷔 14년 만에 첫 올스타 MVP 등극 

 

이날 결승타의 주인공 이병규는 기자단 투표에서 42표 중 34표를 획득하며 생애 처음으로 올스타전 MVP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이병규는 이날 9회까지 정규이닝에서도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날카로운 타격 감각을 과시했다.

 

하지만 역시 올스타전답게 다른 스타들의 활약도 대단했다. 웨스턴리그 선발투수로 나선 윤석민은 1회초 3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는 괴력을 발휘하며 'MVP급' 활약을 펼쳤다.

 

이스턴리그 최형우는 10회초 승부치기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지만 고의사구로 걸어나가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승부보다는 이벤트에 가까운 올스타전에서 고의사구가 나왔다는 것은 그만큼 선수들이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다.

 

5회초 2점 홈런을 터뜨린 데 이어 고의사구까지 얻어내며 현재 정규리그 고의사구 부문 1위 타자다운 '위용'을 뽐낸 최형우는 비록 이스턴리그가 경기에서 졌지만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우수타자상을 수상했다.

 

또한 올스타전마다 화려한 '쇼맨십'으로 야구팬들을 즐겁게하는 홍성흔은 이날 넥센 히어로즈의 마스코트 '턱돌이'의 유니폼을 입고 타석에 들어섰다. 평소 턱이 길기로 유명한 홍성흔이 직접 턱돌이로 나선 것이다.

 

홍성흔은 비록 병살타로 아쉽게 물러났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기발한 퍼포먼스를 선보여 많은 박수를 받았다.

 

박정권, 홈런 레이스 우승... 최정 '이러다 투수하겠네'

 

올스타전 이벤트인 '홈런 레이스'에서는 박정권이 우승을 차지했다. 박정권은 결승에서 7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4개에 그친 최형우를 제쳤다. 반면에 정규리그 홈런 부문 1위에 올라있는 이대호는 단 한 개의 홈런도 기록하지 못했다.

 

정규리그 전반기 동안 홈런 9개에 그친 박정권이 홈런 레이스 우승을 발판으로 후반기에서 더욱 많은 홈런을 터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타자들 중 누가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느냐를 가리는 '타자 스피드 킹'이라는 이색적인 이벤트에서는 최정이 무려 시속 147km의 강속구를 던지면서 140km를 기록한 유한준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야구팬들로서는 웬만한 투수들보다 더욱 빠른 공을 던진 최정이 혹시 투수로 전업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품을 만도 하다.

2011.07.24 09:49 ⓒ 2011 OhmyNews
프로야구 올스타전 이병규 최형우 박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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