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 아줌마>에서 오현경은 세상의 편견에 맞서 인생을 개척하는 강금화 역을 연기한다. 사진은 강금화의 변신 전 모습.

<미쓰 아줌마>에서 오현경은 세상의 편견에 맞서 인생을 개척하는 강금화 역을 연기한다. 사진은 강금화의 변신 전 모습. ⓒ SBS


버젓이 이름이 있는데도 '누구 엄마', '여보', '에미' 등으로 불리는 아줌마, 게다가 이혼녀라면 더 당당하게 살기 힘든 세상. <미쓰 아줌마>는 싱글맘 여성이 사회의 편견과 무시에 맞서 자신의 이름을 찾고 홀로서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다. 미혼여성을 뜻하는 '미쓰'가 결합한 역설적인 제목은 기혼 혹은 나이든 여성을 통칭하던 특색 없는 '아줌마'의 새로운 변신을 표현하고 있다.

SBS 아침드라마 <미쓰 아줌마>(극본 송정림, 연출 오진석)의 제작발표회가 26일 오후 2시 목동 SBS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허웅 총괄 CP와 오진석 PD, 그리고 오현경, 권오중, 정시아, 김정민, 정성운 등의 출연진이 참석했다.

허웅 CP는 "대개 아침드라마는 무거운 흐름을 띠는 편인데, <미쓰 아줌마>는 주인공이 어떻게 세상을 헤쳐 나가는지 유쾌하게 그리겠다"고 설명했다. 오진석 PD는 "아침드라마의 특성상 부부의 이야기를 벗어날 수 없지만, 이혼의 과정보다는 이혼을 선택한 여자의 성장기에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오현경 "망가지려고 노력했는데 워낙 본판이..."

 SBS 아침드라마 <미쓰 아줌마> 제작발표회 현장 (왼쪽부터 오진석 PD, 권오중, 오현경, 정시아, 김정민, 정성운)

SBS 아침드라마 <미쓰 아줌마> 제작발표회 현장 (왼쪽부터 오진석 PD, 권오중, 오현경, 정시아, 김정민, 정성운) ⓒ SBS


사내연애를 하다가 결혼해 주부가 된 강금화(오현경 분)는 남편 고경세(권오중 분)와 딸을 위해 단란한 가정을 꾸려가지만 남편의 불륜으로 이혼을 결심한다. "여자는 참고 살아야 한다"는 편견에 맞서 당당하게 살고자 하지만 이혼녀에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에 강금화는 아가씨 같은 외모로 변신, 억척스러운 아줌마의 내면을 가진 '미쓰 아줌마'로 거듭난다.

실제로도 싱글맘인 오현경은 역할 제의를 받고 자신이 캐릭터를 잘 표현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오현경은 전작 <조강지처클럽>에서도 이혼을 한 뒤 외모적인 변신을 하고 당당하게 살아나가는 '나화신' 역을 맡았지만 이번 역할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나화신이 구박덩이 같은 존재로 어렵게 살다가 새로운 남자를 만나 힘을 얻었다면, <미쓰 아줌마>의 강금화는 원래 자신감 있던 여성이 결혼과 이혼을 함으로써 잃어버렸던 것을 되찾기 위해 세상과 싸우는 캐릭터.

변신 전의 강금화는 대충 볶은 파마머리에 후덕하고 유난히 배가 나온 전형적인 대한민국 아줌마의 모습이다. 오현경은 "완벽하게 분장하고 싶었지만 계절 때문에 껴입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망가질 수 있을 만큼 망가지려고 노력했지만 귀여운 건 어쩔 수 없더라"고 말하면서 웃었다. 하지만 오현경의 딸은 엄마의 망가진 모습이 '이상하다'며 싫어한다고. 새로운 강금화의 모습은 방송 4주차를 넘어가야 볼 수 있다.

아침드라마는 처음이라는 권오중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밝은 캐릭터였지만 점점 나쁜 사람이 돼서 걱정"이라며 "기존의 바람 피는 남자 역할은 진지한 캐릭터였지만, (나처럼) 밝고 재밌는 남자들도 많다"고 자신이 맡은 고경세 역을 두둔했다. 극 중 고경세가 바람을 피우는 대상인 왕새미 역의 정시아와의 키스신 때문에 아내와 수위조절을 약속했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경세와 불륜을 저지르는 왕새미를 연기하면서도 강금화의 상황이 더 이해됐다는 정시아는 "불륜녀가 세상에서 제일 싫었는데 그 역할을 내가 해야 되니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극에 몰입하지 못하는 정시아에게 힘을 준 것은 연기자인 남편 백도빈과 시아버지 백윤식. 특히 백윤식은 정시아의 연기 선생님을 자처하며 새벽에도 3시간씩 연기를 가르쳐주는 든든한 응원군이다.

아줌마가 당당하려면 외모 변신은 필수인가?

변신을 한 후의 강금화에게는 남자 복도 함께 터진다. 금화를 잃고 나서야 소중함을 깨닫고 돌아보는 남편은 물론이고, 광고회사 대표 윤정우(김정민 분)와 연하남 왕봉수(정성운 분)의 관심과 사랑을 한꺼번에 받을 예정이다.

이처럼 극 중 강금화는 이른바 '튜닝'을 통해 예쁘고 세련된 여자로 다시 태어나면서 새 삶을 살게 된다. 펑퍼짐한 아줌마가 된 이혼녀가 세상의 편견에 맞서 당당하게 살아나가기 위한 전제조건이 외모적인 변신이라는 설정은 아쉽게도 전형적이다. 하지만 예쁜 미혼여성에게만 호의적인 세상의 이치가 여전히 유효한 이상, 가장 쉽게 주부 시청자의 대리만족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장치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대한민국 아줌마들의 인생 개척을 응원하는 SBS 아침드라마 <미쓰 아줌마>는 5월 30일 오전 8시 40분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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