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널 살린 줄 알아!"

 

한창 싸우던 연인들의 눈에 길가에 핀 꽃 한 송이가 눈에 들어온다. 화를 내던 둘은 어느새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서로 만나러 간다. 그들은 오래된 연인. '시간이 흘러도 둘의 사랑은 변하지 않았다'는 자막이 올라간다.

 

제8회 서울환경영화제의 트레일러 영상(영화제 개시 영상)의 마지막 부분. 지구와 인간 사이의 관계를 오래된 연인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영화배우 김태우와 박진희가 출연한 이 영상과 함께 영화제의 개막식이 열렸다.

 

 배우 박진희가 질문에 대한 답을 하고 있다. 하이힐을 신는 장면에서 다치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운동화를 번갈아 가며 촬영했고 넘어지는 장면에선 (넘어지는 척 하는 장면이었는데) 진짜 넘어지는 것처럼 나와서 잘 넘어갔다"고 말했다

배우 박진희가 질문에 대한 답을 하고 있다. 하이힐을 신는 장면에서 다치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운동화를 번갈아 가며 촬영했고 넘어지는 장면에선 (넘어지는 척 하는 장면이었는데) 진짜 넘어지는 것처럼 나와서 잘 넘어갔다"고 말했다 ⓒ 김재우

18일 오후 7시 서울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환경영화제에 대한 중요성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환경재단 대표이자 이번 영화제의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는 최열 위원장은 개막 선언 자리에서 "올해로 8년째인 환경영화제는 전 세계 환경운동의 흐름을 알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다"라며 영화제 의의를 설명했다. 최열 위원장은 넥타이들을 기워서 만든 조끼를 입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제8회 서울환경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은 최열 환경재단 대표

제8회 서울환경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은 최열 환경재단 대표 ⓒ 이선필

900여 석의 자리가 거의 들어찼던 개막식에는 트레일러 영상을 제작한 김태용, 김종관 감독과 출연배우인 김태우, 박진희를 비롯해 개막작인 <미안해, 고마워>를 연출한 임순례 감독 이하 배우들도 함께했다. <미안해, 고마워>는 반려동물인 강아지와 고양이를 소재로 한 네 편의 작품으로 이루어진 옴니버스 영화다.

 

최근 영화 <만추>를 연출해 주목을 받았던 김태용 감독은 "오래된 친구 지구와 살아가는 것은 소통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트레일러 영상에 대한 제작 의도를 말했다. 작품에서 연인으로 등장한 박진희와 김태우 손엔 각각 텀블러와 화분이 들려 있었다. 환경을 보전하고자 하는 의지를 상징한 것.

 

바로 이어서 발언한 김태우는 "오래 전부터 알던 감독님과 함께해서 좋은데 박진희씨와는 정작 현장에서 같이하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편 개막작 소개 순서에 등장한 임순례 감독은 "반려동물 천만 마리 시대에 어떻게 하면 인간과 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지 고민했고 의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대라 생각해 (작품을) 만들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감독과 함께 무대에는 배우 김지호를 비롯한 아역 배우들이 함께해 자리를 빛냈다.

 

국제 영화제라는 명칭에 어울리는 꾸준한 성장세

 

영화제 기간 상영될 작품들은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와 같은 거시 담론에서부터 동물들과 텃밭이라는 생활 담론까지 폭넓다. 장르 또한 다큐멘터리, 극영화, 애니메이션은 물론 스릴러와 SF까지 매우 다양하다. 환경영화제 참여를 위해 예선에 출품된 작품 수가 76개의 국가에서 756편이나 될 만큼 그 열기가 뜨거웠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미안해, 고마워>의 제작진과 출연배우들 무대인사 장면.

<미안해, 고마워>의 제작진과 출연배우들 무대인사 장면. ⓒ 김재우

개막작으로 선정된 <미안해, 고마워>의 상영으로 시작을 알린 이번 환경영화제에서는 19일부터 140개국의 영화 32편이 상영된다. 해당 작품들은 예선부터 치열한 심사를 거친 엄선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영화제는 18일 개막을 시작으로 25일까지 8일간 진행되며 상영 장소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CGV다. 영화 상영과는 별도로 행사기간 월드컵 경기장 일대에서는 다양한 환경 관련 체험관이 마련되고 인디밴드들의 콘서트와 전시회 등의 부대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2011.05.19 10:02 ⓒ 2011 OhmyNews
서울환경영화제 김지호 박진희 김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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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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