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2억원에 재계약한 추승균

연봉 2억원에 재계약한 추승균 ⓒ KBL

'소리 없이 강한 남자' 추승균은 그 성품 또한 대인배였다.

 

올 시즌 FA 자격을 취득한 전주 KCC의 추승균은 지난 시즌의 연봉 3억 5천만원에서 1억 5천만원 삭감된 계약기간 1년에 2억원의 구단 제시액을 순순히 받아들였다.

 

올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부상으로 별 활약을 하지 못했으나 6강, 4강 플레이오프와 정규시즌 평균 10.2득점과 2.8어시스트 등 시즌 중반 무너져가는 KCC를 일으켜세운 일등공신이었던 점을 고려했을때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결정이다. 또한 추승균이 지난 1997년 입단 이후 줄곧 KCC에서만 뛴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자칫 구단과 추승균 사이의 불협화음을 예상할 수 있는 계약 내용이지만 실상은 추승균의 구단과 후배들에 대한 사랑에서 나온 대인배 다운 결정이었다.

 

추승균은 FA 자격 취득 직후 구단과 연봉 문제를 놓고 줄다리기 하고 싶지 않다면서 일찌감치 자신의 연봉을 구단에 백지위임했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올 시즌 KCC의 우승으로 인한 선수들의 대대적인 연봉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자신의 연봉으로 인해 후배들의 연봉 인상폭에 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아했던 추승균의 마음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시즌 KBL의 연봉 샐러리캡은 20억원으로 지난 시즌의 19억에 비해 소폭 상승했으나 KCC 구단에서는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한 상황에서 선수들의 연봉 계약 문제는 좀처럼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였다. 하지만 추승균의 대인배 다운 결정으로 KCC 구단은 한결 여유를 갖고 나머지 선수들과의 연봉협상에 임할 수 있게 됐다.

 

1년 계약 또한 추승균 본인이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추승균 정도의 네임밸류를 가진 선수라면 FA 자격 취득시 보다 긴 계약기간을 통해 보다 많은 금전적인 이득을 원하는게 당연지사지만 추승균은 일단 1년을 뛴 뒤 선수생활을 계속 할 지 이미 KCC 구단으로부터 지원 약속을 받은 지도자 수업을 받을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추승균은 자신의 마지막 목표로 팀의 2연패를 꼽았다. KBL 출범이후 리그 2연패는 97-98, 98-99 시즌에 현재 KCC의 전신인 현대가 이룬 것이 유일무이한 기록이다. KCC로서도 다음 시즌 후 하승진의 공익근무가 예상되는 가운데 혼혈인 드래프트로 입단한 전태풍 역시 당시 룰에 의해 입단 후 3년이 지나는 2012-2013 시즌 부터는 KCC에 몸담을 수 없기 때문에 다가오는 시즌은 향후 몇 년간 우승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현재 5개로 역대 최다 챔피언 반지를 끼고 있는 추승균의 바램대로 내년 시즌 KCC의 2연패가 이루어지며 그의 대인배다운 결정이 빛을 발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된다.

2011.05.13 20:04 ⓒ 2011 OhmyNews
추승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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