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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사랑합니다>는 강풀의 웹툰만화가 원작이다. 사실 강풀의 웹툰만화는 많이 영화화 되었지만 단 한 번도 흥행성공을 거둔 적이 없다. 처음 영화화된 고소영과 강성진 주연의 <아파트>(2006년)는 66만 명, 하지원과 차태현 주연의 <바보>(2008년)는 97만 명, 유지태와 이연희 등이 주연을 맡았던 <순정만화>(2008년)는 73만 명에 거쳤다. 여기에다 영화로 준비 중이던 <29년>은 제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엎어졌다. 이런 여러 가지 일들 때문에 강풀 웹툰만화는 영화로 옮기기에 적당하지 못하단 이야기까지 나왔다.

강풀의 웹툰만화가 영화로 옮겨지면서 계속 실패한 이유는 원작이 가지고 있던 방대한 분량의 내용을 2시간 내외의 영화 상영시간에 맞추면서 발생한 이야기 구조의 느슨함이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였다. 웹툰만화로서는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던 작품이 영화로만 옮겨오면 원작의 느낌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단 것. 결국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성공여부 역시 원작의 느낌을 얼마나 제대로 영화로 옮겼는지에 따라서 판가름이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년을 보내고 있는 김만석(이순재)은 성격이 까칠하다. 그가 매일 하는 일은 오토바이를 타고 우유배달을 하는 것. 이런 그에게도 친절하게 대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손수레로 폐지를 수거하는 송이뿐(윤소정)이다. 계속해서 몇 번 만나게 되면서 김만석은 은근히 송이뿐에게 마음이 끌린다. 그래서 송이뿐에게 조금이라도 환심을 사기 위해서 여러 가지 도움을 준다. 이런 김만석이 송이뿐 역시 싫지는 않다. 다만 노년에 찾아온 은근한 사랑이기에 마음의 망설임은 있다.

영화의 또 다른 한 축인 장군봉(송재호)은 치매를 앓고 있는 아내(김수미)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다른 사람 같으면 자식들에게 손을 벌린다든지 요양병원에 아내를 넣겠지만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아내를 자신의 손으로 돌보고 있다. 하지만 늘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아내가 걱정이다. 우연한 기회에 김만석과 알게 된 장군봉은 그나마 그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가끔 털어 놓는다. 그에게 있어서 아내는 결코 혼자 떠나보낼 수 없는 존재이다. 이런 아내가 치매에다가 위암 말기란 판정까지 받게 된다.

네 명의 노배우들이 만들어낸 연기가 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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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여태 것 나왔던 강풀 원작 영화 중에 가장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한다. 분명히 약점이 존재하지만 그런 약점들이 영화를 보는데 큰 지장을 주지 않는다. 상업영화로써 평가했을 때 적정수준을 유지하고 있단 것이다. 이렇게 영화가 원작을 느낌을 그대로 살려내는데 가장 큰 일조를 한 것은 이순재, 송재호, 윤소정, 김수미 등 네 명의 노배우들이다. 영화를 보면서 완전히 그들의 연기에 이끌려서 자연스럽게 작품에 몰입하도록 만들고 있다.

사실 중견배우들이 나와서 영화로 성공한 경우는 아주 드물다. 그나마 <마파도> 1편 정도가 성공했을 뿐 나머지 작품들은 거의 사랑받지 못했다. 여기에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영화에서 한 번도 성공해본 적 없는 강풀 원작이기에 더 문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걱정은 정말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원작을 나름 탄탄하게 살리면서 네 배우의 연기가 영화 전체를 지탱시켜주고 있기 때문이다. 연기란 바로 이런 것임을 배우들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다 추창민 감독은 원작이 가지고 있는 느낌을 최대한 잘 살리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장소를 로케이션 했는지 영화를 통해 알 수 있게 해준다. 이런 그의 노력은 원작에서 보여준 오르막길과 주차장, 고물상 등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장면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원작을 본 관객들이라면 감독의 섬세한 노력에 박수를 쳐줄 수밖에 없게 만들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노배우들이 가지고 있는 연기력을 최대치로 뽑아내어서 영화에 담은 것 역시 일정 부분 감독의 노력이 뒤따르지 않으면 힘든 것 역시 사실이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와 감독의 노력에 의해서 강풀의 웹툰만화도 충분히 영화적으로 완성도 있게 만들 수 있음을 처음으로 알려주었다. 원작을 보고 눈물 흘린 관객들이라면 필히 손수건을 준비해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노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다시 스크린에서 부활한 김만석, 송이뿐, 장군봉, 조순이는 원작과 똑 같은 감정을 관객들에게 전해주기 때문이다. 원작을 보지 못한 관객들이라도 감수성이 애민하다면 손수건은 필수로 준비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국내개봉 2011년 2월17일. 이기사는 영화리뷰전문사이트 무비조이(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강풀 무비조이 MOVIEJOY 이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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