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윤석민의 어이없는 부상과 서재응의 도를 넘는 행위가 덕아웃에서 일어나자 지난 6월 22일 덕아웃에서의 화풀이를 일제히 금하며 재발시 엄벌에 처하겠다고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30일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로페즈가 또 다시 분을 참지 못하고 의자를 집어던지며 구설수에 올랐다. 이날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로페즈는 7이닝동안 8피안타를 허용했지만 SK타선을 상대로 공격적인 피칭을 선보이며 2실점으로 잘 틀어막고 팀이 5-2로 앞선 8회 마운드를 내려왔다. 하지만 뒤이어 올라온 김희걸과 유동훈이 3점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5-5 동점을 허용하며 승리가 날아가자 분을 참지 못했다.

 

2승이 그리운 로페즈 30일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한 로페즈가 모처럼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불펜이 승리를 날려버리자 화를 참지 못하고 덕아웃에서 또 다시 화풀이를 하고 말았다.

▲ 2승이 그리운 로페즈 30일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한 로페즈가 모처럼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불펜이 승리를 날려버리자 화를 참지 못하고 덕아웃에서 또 다시 화풀이를 하고 말았다. ⓒ KIA 타이거즈

물론 로페즈의 행동에 대해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시즌 두 번째 등판이었던 4월 3일 롯데전 이후 석달이 다 되어가도록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 로페즈는 1승이 목마르다. 하지만 빈약한 타선은 로페즈만 등판하면 득점지원을 하지 못한 것도 부족해 그나마 앞서고 있는 경기에서도 결정적 실책을 저지르며 로페즈의 심기를 자극했다. 불펜 또한 이날처럼 로페즈가 호투를 하고 내려가면 어김없이 승리를 날리며 로페즈의 승리를 지켜주지 못했다.

 

수천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메이저리그 특급선수들도 덕아웃에서 화풀이를 한다. 하지만 그들은 최소한 동료선수들의 플레이에 대해서 화를 내는 것이 아니고 자기 자신의 플레이에 대해 자신이 만족하지 못하고 분을 이기지 못할 때 그러한 모습을 보인다. 또한 일부 선수들은 경기의 분위기 반전이나 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자극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행동은 자기 자신에 대한 어필이지 팀 분위기를 저해하는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최근 KIA는 김동재 수비코치의 갑작스러운 비보와 함께 이날 경기전까지 팀 최다인 10연패의 늪에 빠지며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외국인 선수의 특성상 야구를 배웠던 방식이나 해왔던 방식이 서로 다르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야구는 한 명이서 하는 운동이 아니고 팀웍을 중요시하는 단체운동이다. 때문에 로페즈의 이러한 행동은 그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를 하면서도 결코 쉽게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프로야구는 국내스포츠 중 유일하게 전경기가 생방송으로 전파를 탄다. 그리고 중계방송의 범위도 운동장에서 뛰는 선수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일희일비 하는 선수들의 모습과 감독들의 모습 나아가서는 팬들의 모습까지도 전파를 타고 나간다. 심지어는 경기 중간중간 선수들의 경기전 훈련모습과 인터뷰 내용도 소개가 되기도 한다. 때문에 선수들로서는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덕아웃에서도 나름 표정관리도 해야 하며 자신이 책임질 수 없는 행동을 해서는 더더욱 안 된다.

 

로페즈, 그가 어떤 선수였는가? 지난해 구톰슨과 함께 원투펀치로 활약하며 KIA마운드를 이끌었고 다승왕까지 올랐다. 그리고 한국시리즈에서는 2승을 책임진 것도 부족해 7차전 위기상황에서 불펜투수를 자처하며 팀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즌이 끝나기 무섭게 재계약했던 선수였다.

 

지난해의 활약을 생각할 때 이번시즌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으며 고전하고 있는 로페즈의 모습은 보는 팬들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의미 없는 행동은 그에게 동정심을 가지고 있는 팬들마저 등을 돌리게 할 수 있다.

2010.07.01 09:02 ⓒ 2010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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