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단의 전력보강은 크게 3가지로 나누어진다. 그중 하나는 신인선수 지명이고 두 번째는 FA영입 그리고 세 번째는 트레이드다. 하지만 신인선수 지명과 FA영입과는 다르게 트레이드는 성사되기까지의 과정을 열어보면 산 넘어 산이다.

지난해부터 구단의 대우에 섭섭해 하며 공개적으로 트레이드를 요청했던 KIA타이거즈의 장성호가 또 다시 트레이드에 실패하며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 불펜의 부진으로 잇따라 승리를 날린 KIA는 두산의 불펜투수 김상현과 장성호의 트레이드를 추진했으나 트레이드 과정이 여론에 공개되며 팬들의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그리고 최근 들어 넥센, 한화와 함께 3각 트레이드를 논의하며 조만간 트레이드 문제를 결정짓겠다고 했지만 결국 합의점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수포로 돌아갔다. 트레이드는 구단과 구단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야 가능하다. 하지만 국내프로야구는 아직도 트레이드를 바라보는 시각이 좋지 않다. 팀을 떠난 선수가 언제 창을 겨눌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함께 상대방에게 좋은 일만 시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감 때문이다.

전력보강을 위한 트레이드는 상대방의 전력상승을 우려해서는 안된다. 우리가 전력보강을 위해 트레이드를 하듯 상대도 그렇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레이드가 단순히 전력보강 차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구단 살림이 넉넉하지 못한 팀의 경우 주축선수의 트레이드를 통해 운영자금을 마련하기도 한다. 실제로 지금은 해체된 쌍방울과 8-90년대를 호령했던 해태는 모그룹이 경영난에 허덕이자 주축선수를 현금트레이드 하며 시즌을 운영했다.

스나이퍼 장성호 타이거즈의 영원한 1번으로 기억될것 같았던 장성호가 지난시즌 구단의 대우에 섭섭해 하며 공개트레이드를 요구하고 나선지도 벌써 6개월이 지났지만 현재까지도 그의 트레이드는 설만 난무할뿐 성사되지 않고 있다.

▲ 스나이퍼 장성호 타이거즈의 영원한 1번으로 기억될것 같았던 장성호가 지난시즌 구단의 대우에 섭섭해 하며 공개트레이드를 요구하고 나선지도 벌써 6개월이 지났지만 현재까지도 그의 트레이드는 설만 난무할뿐 성사되지 않고 있다. ⓒ KIA 타이거즈


KIA팬들은 지금도 장성호를 원한다

하지만 트레이드를 또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한국프로야구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김상현은 해태 입단 후 LG로 트레이드 되었다. 당시 LG는 수비력은 떨어지지만 장타력이 있는 김상현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LG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김상현은 FA정성훈의 영입으로 2009시즌을 2군에서 시작했고 선발급 투수가 필요했던 LG는 KIA에서 강철민을 받는 조건으로 백업 내야자원이었던 박기남과 김상현을 KIA로 보냈다.

LG에서 KIA로 이적한 두 선수는 지금은 KIA의 주축선수로 성장했지만 선발자원으로 기대를 모았던 강철민은 유니폼을 바꿔 입은 후 현재까지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이는 누가 보더라도 LG가 손해 보는 장사를 한 것이다. 하지만 트레이드 당시에 상황이 이렇게 될 거라 예상한 이가 있었을까?

만약, 김상현과 박기남이 트레이드 되지 않고 LG에 남아 있었다면 이들은 지금 잠실이 아닌 구리챔피언스파크에서 땀을 흘리며 1군 무대에 오르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FA로 영입한 정성훈이 버티고 있는 3루 자리를 이들이 비집고 들어가기에는 너무도 큰 장벽이 아닐까?

트레이드는 구단과 구단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야 성사가 가능하다. 하지만 트레이드의 성공과 실패를 떠나 해당 선수에게 또 다른 길을 열어준다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KIA팬들은 지금도 장성호를 원하고 있다. 지난 96년 2차 1라운드 6번으로 해태에 입단한 장성호는 프로통산 타율 0.306 1741안타 195홈런을 기록한 중장거리 형 교타자다. 가슴에 쌓인 앙금을 풀기는 어렵지만 지난해 김상현이라는 신데렐라를 탄생시킨 KIA가 이번에는 14년동안 팀을 위해 희생했던 장성호에게 또 다른 길을 하루빨리 열어주기를 기대한다.

장성호 트레이드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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