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CJ마구마구 프로야구 한국시리즈가 결국 원점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KIA와 SK가 맞붙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SK는 2회 터진 박재홍의 선제 2점 홈런과 선발 채병용이 5와 2/3이닝동안 5피안타(5삼진, 1사구) 1실점으로 호투하며 9회 한 점차까지 따라붙은 KIA의 막판 추격을 따돌리고 4-3으로 승리하며 광주원정에서 당한 2연패를 홈에서 갚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빛바랜 양현종의 호투와 공 하나의 실수

 

전통적으로 KIA는 왼손 투수가 귀했다. 전신인 해태시절 포함 KIA의 왼손투수 중 한 시즌에 10승을 넘긴 선수는 '가을까치' 김정수와 신동수 둘 뿐이었다. 그리고 2009년 양현종이 세 번째로 왼손투수 10승고지에 올랐다.

 

한국시리즈가 시작되기 전 양현종은 선발도 불펜도 아닌 모호한 위치에 있었다. 양현종을 선발로 내세울 경우 믿을 만한 왼손불펜이 사라지고 불펜으로 돌릴 경우 1차전 선발로 나섰던 로페즈가 4일 휴식 후 등판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3차전에서 믿었던 선발 구톰슨이 2이닝 만에 무너지면서 양현종은 4차전 선발로 확정되었고 생애 첫 한국시리즈 선발로 나선 SK와의 2009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5와 2/3이닝동안 23타자를 맞아 4피안타 6삼진 2사사구로 호투했지만 3실점하며 패전을 기록했다.

 

양현종으로서는 2회 2사후 정상호를 볼넷으로 보내고 다음 타자 박재홍에게 연속으로 볼 3개를 던진 후 평범하게 스트라이크를 던졌다가 노림수에 강한 박재홍에게 얻어 맞은 2점 홈런이 뼈아팠다. 이후 6회까지 추가점을 1점으로 막으며 호투했지만 2009시즌 팀 타율 꼴찌가 말해주듯 KIA의 방망이는 끝내 양현종을 외면하고 말았다. 가정법이지만 만약, 양현종이 2회 박재홍을 무사히 넘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KIA 왼손의 희망 양현종 양현종은 생애 첫 한국시리즈 선발로 나선 SK와의 2009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5와 2/3이닝동안 4피안타로 3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KIA의 방망이는 끝내 양현종을 도와주지 못했다.

▲ KIA 왼손의 희망 양현종 양현종은 생애 첫 한국시리즈 선발로 나선 SK와의 2009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5와 2/3이닝동안 4피안타로 3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KIA의 방망이는 끝내 양현종을 도와주지 못했다. ⓒ KIA타이거즈

 

바람으로 얻은 홈런, 호수비로 헌납한 홈런

 

0-3으로 끌려가던 6회 선두타자로 나선 이현곤은 채병용의 바깥쪽 공을 손목 힘만을 이용하여 밀어쳤다. 평범하게 잡힐 것 같았던 뜬공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부는 바람을 타고 그대로 관중석으로 넘어가고 말았다.

 

시리즈 내내 부진했던 이현곤은 바람으로 얻은 홈런 포함 3안타로 부진 탈출을 예고하며 맹타를 휘둘렀지만 9회 2사 만루 찬스에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이현곤이 6회 바람으로 홈런을 얻었다면 7회에는 SK외야수 박재상의 호수비로 KIA는 홈런을 반납하고 말았다.

 

7회 선두타자로 나선 김상현은 SK의 바뀐 투수 정우람을 상대로 좌-중간으로 뻗어가는 강한 타구를 날렸지만 외야 깊숙이 수비를 하고 있던 박재상이 김상현의 공을 끝까지 보고 난 후 넘어가는 타구를 걷어내 KIA의 추격의지를 꺾어 놓았다.

 

올 시즌 홈런과 타점, 장타율 부문에서 3관왕에 올랐던 김상현은 전날 벌어진 3차전에서 8회 터뜨린 3점 홈런으로 한국시리즈 첫 홈런을 신고하며 타격감이 되살아나는 듯 했으나 이전 타석까지 삼진 2개를 당하며 잡은 기회에서 박재상의 호수비에 걸려 허탈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안방에서 2연승 한 KIA는 결국 원정길에서 2연패하며 한국시리즈 승부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선발은 여전히 위력적이지만 불펜이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고 12년만에 한국시리즈에 올랐다는 심리적 압박감도 선수들을 더욱 짓누르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SK는 2007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후 두산에 2연패를 당하고 나서도 내리 4연승하며 우승했고 지난해에도 첫 경기를 내주고도 내리 4연승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올해 플레이오프에서도 두산에 2연패 하며 벼랑 끝에 몰렸지만 3연승하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지난 3년 동안 SK는 포스트시즌에서 연승의 흐름을 타고 나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이제 한국시리즈 최종 우승팀은 잠실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전신인 해태시절 아홉번 한국시리즈에 진출 후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던 타이거즈와 포스트시즌 진출 후 연승이 멈추지 않았던 SK 그들의 5차전은 오는 22일 잠실에서 펼쳐지게 된다.

2009.10.21 08:17 ⓒ 2009 OhmyNews
한국시리즈 KIA타이거즈 양현종 SK와이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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