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철

조영철 ⓒ 대한축구협회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비교적 큰 경기 경험이 많은 기성용의 합류가 무산되었지만 그들은 자신감 넘치는 축구 실력을 자랑하며 당당히 전승 우승을 차지했다. 더구나 상대팀 벤치에서 현 일본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는 오카다 다케시가 노려보고 있었지만 기술적으로 앞서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자랑하면서 끝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끌고 있는 20세 이하 한국 청소년축구대표팀은 6일 저녁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09 수원컵 국제청소년 축구대회 마지막 날 일본과의 경기에서 미드필더들의 알토란같은 활약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J 리거 조영철의 환상 드리블, 일본 수비수들 혼쭐

 

이번 대회에는 아시아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일본을 빼고 오는 9월 24일 이집트에서 시작하는 20세 이하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에 나가는 세 팀이 더 참가했기 때문에 나름대로 뜻깊은 결과를 얻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선수들은 세계선수권 C그룹에 속해 다음 달 27일(우리 시각) 카메룬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독일, 미국과 차례로 맞붙게 되는데 이번 대회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집트와의 경기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공격형 미드필더 기성용 없이도 큰 대회를 치를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는데 문기한, 구자철, 최정한, 조영철 등이 그 빈틈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마지막 일본과의 경기에서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축구가 아무리 상대성이 강한 종목이라 하지만 이들이 제 몫만 다해준다면 어떤 팀과 맞붙어서도 주눅들지 않고 경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하는 마지막 경기였다. 특히, 측면 미드필더 역할을 주로 맡았던 최정한은 기성용의 공간 침투를 떠올리듯 매우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최정한

최정한 ⓒ 대한축구협회

체격 조건이 뛰어난 골잡이 박희성이 상대 수비수를 끌고 다니며 만든 공간을 찾아들어가는 눈썰미가 뛰어나 11분만에 선취골을 터뜨렸다. 문기한의 찔러주기를 받은 최정한은 우선 오른발 첫 번째 터치가 훌륭했고 미련없이 왼발 발등으로 마무리했다. 그야말로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버릴 정도로 시원한 골이었다.

 

최정한은 이 골 장면 말고도 폭발력 넘치는 공격 가담 능력을 자랑하며 상대 수비수들을 곤경에 자주 빠뜨렸다. 그리고 최정한의 혈기 넘치는 기세를 이어받은 인물은 바로 조영철이었다.

 

요코하마 FC와 알비렉스 니이가타를 거치면서 일본 축구를 비교적 오랫동안 경험하고 있는 조영철은 골잡이뿐만 아니라 측면 미드필더로서도 훌륭한 실력을 맘껏 자랑했다. 특히, 순간적으로 방향을 바꾸는 드리블 실력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저절로 미소짓게 했다. 속도감 넘치는 경쾌한 드리블은 마치 청소년선수권대회를 통해 세계 축구의 별로 떠오른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FC 바르셀로나)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25분, 조영철은 일본 수비수 두 명을 바보로 만들면서 기술적 우위를 확인시켜주었다. 몸의 중심 이동과 유연한 발목을 바탕으로 한 부드러우면서도 빠른 드리블 실력은 상대 수비수 입장에서 정상적인 방법으로 막아내기 어려웠다. 일본 문지기와 혼자서 맞선 상황에서 오른발로 찬 슛이 크로스바를 때리고 말았지만 3분쯤 뒤 또 한 번의 놀라운 드리블 실력을 자랑하며 그 아쉬움을 달랬다.

 

결과적으로 이 경기의 결승골이 된 우리 대표팀의 두 번째 득점은 이승렬이 기록한 것이었지만 득점을 올리기까지 90% 이상의 공은 조영철의 몫이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조영철은 달라붙는 일본 수비수 한 명을 너무도 쉽게 따돌리고 끝줄 가까이에서 결정적인 찔러주기로 이승렬의 추가골을 도왔다. 역시 골은 골문 앞쪽에서 난다는 사실이 분명했지만 그의 현란한 발놀림에 일본 수비수들은 넋이 나가 있었다.

 

우리 선수들은 후반전 시작 후 8분만에 가와이에게 만회골을 내주고 잠시 흔들렸지만 '문기한-구자철' 두 명의 가운데 미드필더가 수준 높은 관리 능력을 자랑하며 경기를 잘 마무리했다.

 

구자철이 공격 방향을 조율하며 뒤에서 중심을 잡아주면 문기한이 날카로운 찔러주기를 종종 시도했으며 조용철은 자신감 넘치는 몸놀림으로 드리블을 즐겼고 최정한은 폭발력 넘치는 움직임으로 공격진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

 

'김영권-홍정호'가 중심을 잡고 있는 수비라인이 불안한 것이 걱정이지만 오는 24일부터 한 달을 목표로 두고 마지막 담금질을 제대로 해내면 10월 초순까지도 이집트에 남아서 박진감 넘치는 토너먼트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성용의 빈 자리가 못내 아쉽기는 하지만 '조영철-최정한-문기한-구자철-서정진' 등이 예상 밖의 놀라운 결과를 이루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월, 멀리 이집트에서 그들이 만들어내는 드리블과 패스의 향연을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 ※ 2009 수원컵 국제 청소년 축구대회 마지막 경기 결과, 6일 빅 버드

★ 한국 2-1 일본 [득점 : 최정한(11분,도움-문기한), 이승렬(28분,도움-조영철) / 가와이(53분)]

◎ 한국 선수들
FW : 조영철, 박희성(90+2분↔김동섭), 이승렬
MF : 구자철(82분↔최호정), 문기한(86분↔김영욱), 최정한(70분↔서정진)
DF : 김민우, 김영권(46분↔장석원) , 홍정호, 오재석
GK : 이범영

2009.08.07 09:33 ⓒ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 2009 수원컵 국제 청소년 축구대회 마지막 경기 결과, 6일 빅 버드

★ 한국 2-1 일본 [득점 : 최정한(11분,도움-문기한), 이승렬(28분,도움-조영철) / 가와이(53분)]

◎ 한국 선수들
FW : 조영철, 박희성(90+2분↔김동섭), 이승렬
MF : 구자철(82분↔최호정), 문기한(86분↔김영욱), 최정한(70분↔서정진)
DF : 김민우, 김영권(46분↔장석원) , 홍정호, 오재석
GK : 이범영
축구 U-20 월드컵 홍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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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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