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진

이대진 ⓒ KIA 타이거즈

'에이스 오브 에이스' 이대진이 99승을 거뒀다.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9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KIA 타이거즈의 선발투수로 나선 이대진은 LG 타자들을 5⅔이닝동안 4안타 3실점으로 막아내며 올 시즌 2승째를 올렸다.

 

구원투수들이 연달아 점수를 잃으며 역전당할 위기도 있었지만 KIA는 9-7로 이기면서 이대진을 승리투수로 만들어줬다.

 

이날 승리로 개인 통산 99승을 거둔 이대진은 앞으로 1승만 더 보태면 프로야구 역사상 21번째로 대망의 100승 투수가 된다.

 

지난 1993년 데뷔 후 17년 동안의 기다림 끝에 꿈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데뷔 시절 이대진은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앞세운 오른손 정통파 투수였다. 데뷔하자마자 10승을 거두며 주목을 받은 이대진은 1995년부터 1998년까지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면서 '에이스 오브 에이스'라는 별명을 얻었다.

 

1998년에는 박경완, 박진만, 이숭용 등을 앞세운 히어로즈의 전신 현대 유니콘스를 상대로 10타자 연속 탈삼진을 잡아내며 '대선배' 선동열의 9타자 연속 탈삼진 기록을 넘어섰을 정도로 이대진이 던지는 공은 위력적이었다.

 

하지만 이대진의 야구인생에서 내리막길이 시작됐다. 2000년 겨울 어깨 통증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수술대에 올랐지만 다시 공을 던지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이대진은 2002년 타자로 전향해보기도 했지만 이듬해 곧바로 다시 투수로 돌아오는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고 어깨 수술을 받은 지 3년이 지난 2003년에서야 다시 승리투수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전성기 시절 뽐내던 강속구는 사라졌고 '그저 그런' 투수가 된 이대진은 또 다시 3년 가까이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고 2007년이 되자 7승을 거두고 나서야 야구팬들로부터 "이대진이 돌아왔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강속구 투수에서 변화구 투수가 되어 돌아온 이대진은 2008년에는 5승을 거두며 승리를 차곡차곡 쌓아나갔고 어느덧 100승까지 눈앞에 두게 됐다. 

 

어깨를 다치지 않았다면 훨씬 더 일찍 달성할 수도 있었겠지만 17년 동안 외롭고 힘든 길을 포기하지 않고 달려왔기에 더욱 감동적인 이대진의 100승을 야구팬들은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2009.08.06 09:54 ⓒ 2009 OhmyNews
이대진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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