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골을 기록한 리버풀의 스티븐 제라드 .

▲ 두 골을 기록한 리버풀의 스티븐 제라드 . ⓒ UEFA 홈페이지

 

UEFA 챔피언스리그 최다우승(9회)팀 레알 마드리드가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고개를 숙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3월11일 새벽(한국시간), 리버풀의 홈구장 앤필드에서 열린 2008-2009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시종일관 무력한 경기로 리버풀에게 0-4로 대패했다. 1,2차전 합계 0-5의 스코어로 16강에서 탈락했다. 특히 이날의 패배는 레알 마드리드가 챔피언스리그에서 당한 역사상 최다 스코어 패배였다.

 

스페인의 국왕이 내린 칭호인 '레알'이라는 뜻은 흔히 스포츠에서 '무적', '환상적인' 팀에게 붙는 별칭과 같다. 그렇게 만든 것이 바로 레알 마드리드이며, 우리나라에서도 '레알 삼성', '레알 신한은행' 등으로 쓰이며 최고의 팀에게 붙는 별칭이다. 하지만 5시즌 연속으로 16강에 그친 레알 마드리드로 인해서 이제는 그 의미가 무색해졌다. 레알이 갈락티코 정책으로 비판을 받고 현재는 선수들의 스타성보다는 실력에 의미를 두며 선수단을 구성했지만, 어쩌면 레알에게 어울렸던 것은 01-02시즌 갈락티코에 의한 마지막 챔피언스리그 우승 때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경기였다.

 

리버풀은 안정적으로 경기를 펼칠 거라는 예상과 달리, 초반부터 맹공을 퍼부었다. 부상에서 갓 회복한 토레스가 화려한 발놀림으로 레알의 수비진을 흔들었고, 결국 전반 16분, 페페와의 몸싸움 중 카이트에게 흘러간 볼을 다시 받아 가볍게 밀어 넣으며 결승골을 기록했다. 페페와의 경합 과정 중에 토레스가 페페를 잡아당겨서 넘어뜨린 장면이 리플레이로 확인됐지만, 심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리버풀은 공세를 늦추지 않았으며, 중원에서 알론소가 패널티박스 안에 있는 아르벨로아에게 뿌려준 공을 아르벨로아가 가슴 트래핑하는 상황에서, 공이 에인세의 팔 부분에 맞았다고 판단한 심판이 패널티킥을 선언했다. 이 장면도 리플레이 화면에서는 팔 보다는 어깨부분에 가까웠지만, 이미 내려진 판정은 되돌릴 수가 없었다. 리버풀의 주장 제라드가 골문 왼쪽으로 침착하게 차 넣으며 스코어를 2-0으로 만들었다.

 

조금은 억울한 판정으로 인해 레알의 선수들은 흥분하기 시작했으며, 이때부터 팀의 균형은 완전히 붕괴됬다. 1차전에서 리버풀의 수비진을 괴롭히던 로벤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리버풀의 압박에 제대로 된 공격을 하지 못했다. 레알은 후반전에 로벤대신 마르첼로를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으나, 후반 시작 1분 11초만에 바벨이 왼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제라드가 하프발리슛으로 득점, 사실상 이날의 승부를 끝냈다. 리버풀은 토레스대신 교체투입된 도세나가 골을 기록하며 최종 스코어를 4-0으로 만들었다.

 

레알의 대패로, 라모스 감독은 올 시즌을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을지 모르는 처지가 됐다. 성급하기로 소문난 레알의 이사회가 치욕스런 대패를 참아낼 수 있을지에 달렸다. 반면에 베니테즈 감독은 리그에서의 부진을 어느 정도 회복하는 계기가 됐으며, 주말 펼쳐질 맨유와의 원정경기를 최고의 컨디션에서 준비하게 됐다.

2009.03.11 11:53 ⓒ 2009 OhmyNews
레알 리버풀 챔피언스리그 제라드 라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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