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은 좌완투수 일색인 대표팀에서 가장 믿음직한 오른손투수다

윤석민은 좌완투수 일색인 대표팀에서 가장 믿음직한 오른손투수다 ⓒ KIA 타이거즈

 

'다양한 레퍼토리와 안정된 제구력에 나이답지 않은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까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중인 우완투수 윤석민(23·KIA타이거즈)의 가치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국내리그에서 보여준 기복 없는 안정된 피칭을 국제무대에서도 변함 없이 발휘해주고 있는 것. 자신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로 꼽히는 꾸준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다.

 

윤석민은 8일 도쿄 돔서 벌어진 1라운드 패자 부활전 중국 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해 자신의 몫을 확실히 해냈다. 대표팀은 전날 일본 전에서 김광현(21·SK)이 예상을 깨고 난타 당하는 바람에 상당한 부담감을 안고 중국전을 시작해야 했다. 물론 일본과 중국 타자들의 기량차는 크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이번 대회에서 유독 중국의 상승세가 놀랍고 더욱이 심리적으로 우리가 쫓기는 상태인지라 쉽게 마음을 놓을 수는 없는 상태였다.

 

일단 윤석민 입장에서는 잘 던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최대한 이닝을 오래 끌고 가야 한다는 점에서 이중고를 안고 있는 상황이었다. 중국과의 일전에서 승리한다면 일본과의 1라운드 순위 결정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체력적인 문제 및 투수운영에서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지라 윤석민은 많은 짐을 어깨에 지고 던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한 부담감 속에서도 윤석민은 씩씩하게 잘 던졌다. 6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탈삼진 4개)으로 중국타선을 꽁꽁 틀어막으며 대표팀이 14-0으로 7회 콜드게임승을 거두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냈다. 69개의 투구수로 투구내용 역시 알찼다. 윤석민의 호투로 인해 대표팀은 계투진의 소모없이 경기를 마칠 수 있었고 김인식 감독은 정대현(31·SK), 임창용(33·야쿠르트)을 시험 가동하는 여유까지 보이며 일본전을 차분하게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윤석민의 최대 장점은 레퍼토리가 많다는 것이다. 150km 이상의 강속구는 물론 140㎞대에 이르는 고속 슬라이더와 커브, 써클 체인지업은 물론 팜볼까지 다양한 구종을 자유롭게 던질 줄 아는지라 상황에 맞는 대처가 가능하다. 변화구가 듣지 않으면 직구로, 직구가 듣지 않으면 변화구를 통해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으며 힘을 배분하는 능력 또한 뛰어난지라 주자가 없을 때는 쉽게 쉽게 맞춰 잡다가도 위기상황에서는 경기 후반에도 전력피칭으로 타자를 윽박지르기도 한다.

 

이같은 윤석민의 나이답지 않은 노련한 피칭의 비결에는 풍부한 경험이 숨겨져 있다. 잘 던진다는 호평을 받기는 했지만 그는 프로에 데뷔하기 전에는 누구나 탐내는 대어급 투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성실성과 대담한 승부근성을 바탕으로 해가 갈수록 성장을 거듭했다. 중간계투 및 마무리는 물론 선발까지 닥치는 대로 소화한 그는 이같은 과정속에서 많은 노하우를 축적시켜 나갔다. 그런 가운데 2007년에는 162이닝을 던져 3.78이라는 준수한 방어율을 기록하고도 시즌 최다패(18패)에 우는가하면 베이징올림픽 당시에는 초반 엔트리에서 빠지며 많은 마음고생을 겪기도 했다.

 

보통 어린 선수들은 잘하다가도 예고치 못한 시련이 닥치면 금새 슬럼프에 빠지곤 한다. 하지만 윤석민은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며 어느새 베테랑급 마인드를 갖춰나가고 있다. 이제는 웬만한 돌발변수가 생겨도 좀처럼 흔들리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표팀의 현재 주축 투수진은 류현진-김광현-봉중근-장원삼 등의 좌완일색이다. 그런 가운데 우완투수로서 최고의 피칭을 보여주고 있는 윤석민의 존재는 그저 든든하기만 하다.

2009.03.09 10:00 ⓒ 2009 OhmyNews
WBC 윤석민 중국전 일본전 선발투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전) 홀로스, 전) 올레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연재중 / 점프볼 농구카툰 'JB 농구툰'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