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링컵 우승을 차지한 맨유 .

▲ 칼링컵 우승을 차지한 맨유 . ⓒ bbc

2일 오전 0시(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구장에서 열린 2008-2009 잉글리시 칼링컵에서 맨유가 토트넘을 0-0,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부차기(4-1)에서 벤 포스터의 선방에 힘입어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서 맨유는 1992년과 2006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 리그컵 우승을 기록했다.

 

맨유의 감독 퍼거슨은 경기 전부터 '2진기용'을 선포했고, 말한 대로 호날두, 퍼디낸드, 에브라를 제외하곤 2진급 선수들을 선발로 내세웠다. 리그컵의 중량감이 떨어지긴 하지만 결승전에는 베스트 멤버를 보내야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결국 승리로서 잠재운 셈이다.

 

토트넘은 현재 리그 14위로 UEFA컵 진출이 조금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다음 시즌 유럽무대를 누빌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최상의 선발라인업을 구축했다. 양 팀은 모두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고, 후보명단에 전형적 스트라이커를 제외하였다. 이는 경기후반이나 불의의 상황에도 원톱 또는 윙포워드를 스트라이커로 대체해서 결국은 수비를 튼튼하게 하려는 의도였다.

 

전반전 테베스의 첫 슈팅으로 경기의 시작을 알렸다. 경기 초반 맨유는 2진 선수들과 젋은 선수들의 엄청난 기세로 슈팅을 쏟아 부었지만 아쉽게도 모두 골문을 외면했다. 토트넘의 수비진이 최후방에 밀집하여 나오지 않자, 중거리 슛을 계속해서 시도했다.

 

고전을 하던 토트넘은 28분, 대런 벤트의 강력한 슈팅으로 분위기를 쇄신하기 시작했다. 맨유는 초반에 보여줬던 의욕 넘치는 공격이 계속 막히자, 슬슬 움직임이 더뎌졌고, 차츰 토트넘이 자신들의 페이스로 경기를 이끌기 시작했다. 또한 맨유의 젋은 피, 대런 깁슨의 미숙한 경기운영과 실책 등으로 위기를 맞음으로써 토트넘에게 주도권을 넘겨주게 됐다. 토트넘은 전반전 내내 아론 레넌이 빠른 돌파로 맨유의 수비진을 교란하였고, 전체적으로 전반을 기분 좋게 마무리 했다.

 

후반전에는 일진일퇴의 공방 속에, 맨유는 웰백을, 토트넘은 파블류첸코를 빼는 등, 더욱 수비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후반 70분 레넌이 1:1 찬스에서 이날의 히어로 벤 포스터의 선방에 막힌 것은 토트넘에게는 너무 아쉬운 일이었다.

 

맨유는 이후, 경고가 있었던 오셔를 비디치와 교체해주면서 중앙수비수 에반스를 오른쪽 풀백으로 돌렸다. 경기 속도가 느려지면서 연장을 생각하고 있던 92분, 호날두가 오른쪽에서 화려한 개인기로 수비수를 완전히 따돌리면서 쏜 슛이 오른쪽 골 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오면서 관중석 전체가 들썩였다.

 

연장전을 맞아 퍼거슨 감독은 깁슨 대신 긱스를 투입함으로 노련한 경기운영과 날카로운 한방을 기대했다. 연장11분, 레넌이 다리경련으로 벤틀리와 교체한 순간부터 선수들은 거의 체력이 소진된 것처럼 보였다. 도슨은 심한 다리 경련에도 불구하고, 3명의 교체카드를 다 쓴 상황에서 어쩔 수없이 스트레칭만으로 몸을 풀고 경기장으로 다시 들어와 뛰었다.

 

호날두는 연장중반부터 계속 다리를 절뚝이며, 제대로 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에반스는 연신 고개를 숙이고 무릎을 부여잡았다. 이후 연장후반 토튼햄의 벤트와 맨유의 에브라가 슈팅을 주고 받으면서 경기는 승부차기로 넘어갔다.

 

승부차기 시작전, 경험많은 골키퍼 고메스보다 맨유의 벤 포스터는 훨씬 긴장되어 보였다. 판 데 사르가 계속 조언을 해주는 듯했지만, 25살의 경험적은 골키퍼 포스터에게는 결승전 승부차기가 분명 강한 압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포스터는 토트넘의 첫 번째 키커 오하라의 슛을 온 몸을 날려 막아내고, 세 번째 키커 벤틀리의 슛이 빗나가게끔 유도함으로써 평생 잊지 못할 승리와 우승컵을 맨유에게 선물했다. 토트넘의 해리 래드납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을 우려하여, 교체로 들어간 오하라와 벤틀리에게 킥을 차게 했지만 그들은 결국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눈물을 흘렸다.

 

이날 칼링컵의 우승으로 맨유는 올시즌 '4관왕'의 시작을 알렸으며, 토트넘도 우승은 놓쳤지만, 좋은 경기력으로 자신감을 얻게 됬다. 박지성은 후보명단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출전하지는 못했다.

 

경기결과

2008-2009 잉글리시 칼링컵 결승전 맨유 0-0 토트넘 (웸블리 구장, 런던)

 

승부차기

맨유    4 : 긱스○, 테베스○, 호날두○, 안데르송○ 

토트넘 1 : 오하라X, 콜루카○, 벤틀리X

 

맨유 라인업 (4-4-2)

GK-포스터 DF-에브라, 퍼디낸드, 에반스, 오셔(75'비디치) MF-나니, 깁슨(91'긱스), 스콜스, 호날두 CF-웰백(55'안데르송), 테베스

 

토트넘 라인업 (4-4-2)

GK-고메스 DF-에코토, 킹, 도슨, 콜루카 MF-모드리치, 조코라, 제나스(98'베일), 레넌(101'벤틀리) CF-파블류첸코(64'오하라), 벤트

 

2009.03.02 09:10 ⓒ 2009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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