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의 센터를 맡고있는 마이카 브랜드(사진 왼쪽)가 SK 디앤젤로 콜린스의 골밑 접근을 필사적으로 막아서고 있다

KCC의 센터를 맡고있는 마이카 브랜드(사진 왼쪽)가 SK 디앤젤로 콜린스의 골밑 접근을 필사적으로 막아서고 있다 ⓒ KBL

'팀컬러 바꾼 KCC, 2009년 새해에는 더욱 빨라진다!'

 

'높이 농구'에서 '스피드 농구'로 변신한 전주 KCC가 조금씩 색깔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KCC는 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08~2009 프로농구 서울 SK와의 원정 경기에서 시종일관 강하게 압박하고 스피드하게 몰아붙이는 농구를 통해 90-82로 신승을 거뒀다.

 

올해 들어 가진 첫 경기에서 승리한 것으로 12승 15패를 기록하며 천천히 중위권으로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높이의 열세, 더 많이 뛰고 더 강하게 압박하여 커버!

 

KCC 입장에서 SK는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서장훈(35·207㎝)의 전자랜드 행, 하승진(24·221cm)의 부상 등 팀내 주축 골 밑 자원이 2명이나 빠져버린 가운데 현재는 리그에서 가장 골 밑이 떨어지는 팀으로 전락해 버렸기 때문. 각각 파워포워드와 스몰포워드로 활약하던 마이카 브랜드(29·207cm)-칼 미첼(30·201cm)이 본래의 포지션이 아닌 센터와 파워포워드로 뛰어야 된다는 점도 부담이었다.

 

하지만 KCC는 잃은 것만 있지는 않다. 전자랜드와의 '빅딜'의 주축인 강병현(24·193㎝)을 중심으로 부지런히 템포를 가져가다 보니 그동안 상실되었던 한 걸음 더 뛰는 농구가 가능하게 되었다. 리딩-수비 부담에 시달리던 '토종 주포' 추승균이 본래의 포지션에서 슈팅에 집중하게 되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으로 꼽힌다.

 

우려했던 대로 KCC는 SK와의 높이싸움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브랜드와 미첼은 디앤젤로 콜린스(19득점, 18리바운드, 3스틸)와 테런스 섀넌(16득점, 7리바운드)과의 맞대결에서 밀리며 전반부터 많은 파울을 범하고 말았다. 거기에 '아르헨티나 특급' 김민수(12득점, 5리바운드)까지 적극적으로 일대일을 시도하며 KCC를 골 밑에서 힘들게 했다. 적어도 계속해서 맨투맨 수비가 이뤄졌다면 KCC가 패할 수도 있는 경기였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허재 감독은 '존디펜스(zone defense)'를 승부수로 꺼내들었다. 선수 전원이 유기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힘든 수비전략으로, 시즌 초의 KCC였다면 불가능한 전법이었다. 하지만 빠르고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가고 있는 현재의 KCC는 발빠른 플레이를 통해 충분히 이러한 작전이 가능했고, 결국 버거운 골 밑 싸움의 열세를 최소화시키며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다.

 

이날 KCC 승리의 일등공신은 신인 강병현(14득점, 5어시스트)이었다. 당초 KCC에 트레이드 되어 올 때까지만 해도 '가능성만 큰 기대주' 정도로 평가절하 되기도 했지만 출장시간이 늘어나면서 조금씩 아마 시절의 명성을 회복해 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강병현은 가드 포지션을 맡고 있으면서도 신장과 수비력이 출중한지라 웬만한 상대팀 포워드들도 매치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는 이날도 SK의 토종에이스인 방성윤(10득점, 3점슛 2개)을 맡으며 뛰어난 디펜스 능력을 과시했다.

 

사실 강병현이 방성윤을 제대로 수비하지 못했다면 이날 KCC의 존 디펜스는 성공하기 힘들었다. 존디펜스를 깨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다름 아닌 외곽슛이었고, 방성윤은 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슈터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방성윤을 평소대로 놓아둔다면 KCC는 어쩔 수 없이 맨투맨 위주로 수비전략을 되돌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전반부터 불안했던 취약한 골 밑은 계속해서 공략대상이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존 디펜스가 실효를 거두자 브랜드(32득점, 13리바운드) 역시 늘어난 파울숫자로 인해 위축되었던 상황에서도 수비부담을 떨치고 공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는 평가다.

 

결국 KCC는 신명호(2득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 4스틸)와 강병현이 공수에서 효과적으로 앞선을 지휘한 가운데 SK의 불안한 수비조직력을 뒤흔들었고 결국 중요한 원정경기를 승리로 가져갈 수 있었다.

2009.01.04 20:17 ⓒ 2009 OhmyNews
새해 첫승 2009년 프로농구 SK 나이츠 원정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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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전) 홀로스, 전) 올레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연재중 / 점프볼 농구카툰 'JB 농구툰'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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