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인 3점슛을 성공시키고 환호하는 강병현

결정적인 3점슛을 성공시키고 환호하는 강병현 ⓒ 전주 KCC

 

전주 KCC가 마침내 '8연패'의 수렁에서 빠져나왔다. KCC는 27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8-2009 동부 프로미 프로농구 원주 동부와의 홈 경기에서 87-76으로 신승을 거뒀다.

 

리그 최강의 높이를 자랑하는 동부는 서장훈의 이적 및 하승진의 부상으로 현저하게 포스트가 낮아진 KCC 입장에서 최악의 상대였다. 하지만 연패를 끊기 위한 KCC의 의지는 놀라웠고, 결국 가장 어려운 상대 중 한 팀을 맞아 귀중한 1승을 챙길 수 있었다.

 

높이와 외국인 선수 싸움의 열세, 외곽슛과 협력수비로 커버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현재의 KCC는 서장훈(34·207㎝)이 출장시간과 개인기록 문제로 팀을 떠나고, 하승진(23·221cm) 마저 부상으로 경기를 뛰지 못하는 상황인지라 제대로 된 전력을 발휘할 수 없다.

 

애당초 '높이의 농구'로 팀을 구성했던지라 야투나 스피드에서 경쟁력을 갖기도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맞이한 원주 동부전은 그야말로 설상가상이라고 할 수 있었다. 가뜩이나 높이가 낮아져버린 현재, 최고의 포스트를 자랑하는 그들과의 경기는 그동안 노출해온 KCC의 약점만 더욱 부각될 수 있는 경기였다.

 

KCC는 그렇다고 외국인 선수들에게 기대기도 어려웠다. 마이카 브랜드(28·207cm)와 칼 미첼(29·201cm)은 기존의 '높이농구'를 살리기 위해 허재 감독이 선택한 이른바 '맞춤형 용병'들이다. 서장훈이나 하승진 중 한명이 코트에서 뛸 때 제대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케이스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는 타팀 외국인선수들에게 밀릴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다재다능한 브랜드는 기존의 3-4-5번을 왔다갔다하던 플레이에서 홀로 골 밑을 지켜야 하고, 미첼 역시 스윙맨 역할이 아닌 상대팀의 힘 좋은 파워포워드와 격렬한 몸싸움을 벌어야하는데 이는 양 선수들에게 모두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때문에 많은 팬들은 골 밑이 붕괴된 KCC가 김주성(205cm)-레지 오코사(204.1cm)- 웬델 화이트(24·194.3cm)로 이어지는 '트리플타워'에 엄청나게 고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거기에 동부표 '양궁부대(?)'인 강대협-이광재-손규완-표명일 등의 외곽슛도 두려운 요소로 꼽히고 있었다.

 

그러나 8연패를 끊기 위한 KCC의 의지는 대단했다. 그들은 높이의 부족함을 적극적인 '협력수비'로 커버했다. 신명호(3득점, 3리바운드, 6어시스트, 2스틸)-강병현(15득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 콤비는 앞 선에서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는 것은 물론 수시로 도움수비를 들어가 동부의 많은 실책을 유발시켰다.

 

강은식과 이중원 역시 득점은 올리지 못했지만 김주성을 상대로 강하게 몸싸움을 하며 전투적으로 골 밑을 지켜주었다. 이기고자 하는 파이팅이 돋보였던 경기였다.

 

브랜드(17득점, 4리바운드)와 미첼(10득점, 5리바운드)은 동부 김주성(17득점, 8리바운드, 1블록슛)과 오코사(19득점, 11리바운드, 3블록슛, 5스틸)의 높이에 고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KCC는 이날 만큼은 높이를 상쇄할 그들만의 무기가 있었다.

 

서장훈이 빠지자 팀의 스피드가 올라간 KCC는 선수 전원이 뛰어다니는 빠른 플레이를 통해 과감하게 속공을 성공시켰고 패스가 돌아가는 타이밍 역시 다른 때와는 사뭇 달랐다.

 

거기에 본래의 3번 포지션으로 돌아온 추승균(35득점, 3점슛 5개)을 주축으로 강병현(3점슛 3개), 미첼(3점슛 2개)등 주전선수들의 외곽슛이 펑펑 터졌고, 새로운 키 식스맨으로 떠오른 정선규(7득점, 3점슛 1개)까지 가세하며 동부를 정신 못 차리게 했다. 그동안 KCC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속공과 외곽슛이 이날 만큼은 강점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서장훈이 없는 상황인지라 이제는 좀더 빠른 KCC만의 농구가 기대되고 있다.

 

아직도 KCC가 가야할 길은 멀다. 하지만 주전 포인트가드 임재현(31·182㎝)와 주전 센터 하승진이 없는 상황에서 연패를 끊은지라 팀 분위기는 사뭇 좋은 편이고, 향후 이들이 복귀하게되면 얼마든지 6강 경쟁에 뛰어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연 '8연패'라는 암초에서 탈출한 KCC는 다시금 예전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지, '새로운 피'로 무장한 이지스함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2008.12.27 18:43 ⓒ 2008 OhmyNews
8연패 탈출 전주 KCC 강병현 외곽슛 속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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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전) 홀로스, 전) 올레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연재중 / 점프볼 농구카툰 'JB 농구툰'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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