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에게 싸인하는 KTF 선수들

팬들에게 싸인하는 KTF 선수들 ⓒ 서민석

 

“과연 잃어버렸던 ‘부산 농구의 봄’은 되돌아올 수 있을까?”

 

2006~2007 시즌 준우승. 하지만, ‘우승후보’라는 달콤함과 주전 선수들의 줄 부상. 그리고 외국인 선수들의 잦은 부침은 KTF에게 2007~2008시즌 직후 정규리그 8위라는 성적표를 안겼다. 우승의 문턱에 가보지도 못한 채 한 시즌의 성패를 가르는 6강 플레이오프에도 올라가지 못하는 치욕을 맛본 것이다.

 

특히나 부산에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여름 스포츠’의 선두주자 롯데 자이언츠가 8년 만에 가을잔치 행 티켓을 따내고, 이에 팬들 역시 21번의 매진이라는 성원으로 보답하면서 ‘겨울 스포츠’의 선두주자인 KTF의 부담은 적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2008~2009 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비상(飛上)을 노린 KTF의 출정식이 펼쳐진 현장을 찾아가봤다.

 

 이야기를 나누는 마영진-김영환 선수

이야기를 나누는 마영진-김영환 선수 ⓒ 서민석

 올 시즌 새로운 KTF 유니폼

올 시즌 새로운 KTF 유니폼 ⓒ 서민석

 

‘명예 회복’이 테마가 될 2008~2009 시즌 출정식

 

지난 시즌 우승후보로 대접을 받았지만, 이번 2008~2009 시즌을 앞둔 KTF에 대한 평가는 그리 후하지 못하다. 그러나 적어도 KTF 선수들이나 구단 관계자들 입장에서는 올 시즌을 코앞에 앞둔 시점에서 맞이한 출정식에서 ‘사자후’를 토할 만큼 자신감이 넘쳤었다.

 

우선 가장 먼저 인사말을 한 유우현 부산 KTF 매직윙스 단장은 “최근 들어 더위가 심해 오늘도 더우면 어쩔까 걱정을 한 것이 사실이었는데, 선선한 바람이 부는 좋은 날씨라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출정식 자리를 찾아준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고, “여러분의 사랑으로 농구단은 자란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은 좋고 재미있고 이기는 경기로 반드시 우승 트로피를 부산 팬 여러분들께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그 다음으로 마이크를 잡은 추일승 감독 역시 “지난 시즌 성적이 안 좋아서 많이 안 찾아 오실 줄 알았다. 그런데 자리를 가득 메워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로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고, “롯데가 올 시즌 야구로 사직을 달군 만큼 우리도 올 시즌 좋은 성적으로 사직 체육관을 빛내겠다”고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다짐했다.

 

이후 선수들과의 질의응답시간에서는 한층 더 높아진 부산 농구팬들의 수준을 반영하는 질문들이 많이 쏟아졌다.

 

익살스러운 질문을 포함해 여러가지 질문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몇몇 눈에 띄는 질문도 있었다. “올 시즌 2군의 히든 카드는 어떤 선수냐?”는 팬의 질문에 김희선 2군 감독은 “세 명을 뽑았지만, 세 선수 모두 각자의 특색을 살려준다면 올 시즌 모두 좋은 활약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말로 2군에 영입된 선수들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냈다.

 

특히 “저는 몸이 약해서 요즘 고기 같은 것만 주로 먹는데, 몸이 건강해 지기 위해서는 어떤 것을 먹어야 하느냐?”는 초등학교 2학년 어린이의 질문에 “부모님께서 알아서 잘 챙겨주시겠지만, 비염이라고 하니 안 좋은 음식은 가급적 가려서 먹고 반찬 가리지 말고 이것 저것 잘 먹어야 할 것 같다. 특히 농구장에 와서 응원한다면, 더욱더 건강해질 것이다”는 자상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지난 시즌엔 외국인 선수의 수준이 많이 떨어졌는데, 올 시즌은 어떠냐?”는 팬의 질문을 받은 추일승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실망스러웠지만, 이번 시즌 토마스 선수는 나름대로 활동적이면서 골밑에서의 플레이가 좋다. 또한, 피터스의 경우 골밑에서 기술은 물론이고 운동 신경이 뛰어나기 때문에 속공이나 순발력을 앞세운 1대1능력등에서 팀에 믿음이 되는 선수라 여겨진다”고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이후 “처음에 왔을 때는 어색했는데, 팀에 있으면 있을수록 하나하나 서로를 위해주고 코트에서는 열심히 뛰는 분위기가 좋다.”고 이적 소감을 밝힌 이은호 선수나 “롯데가 ‘가을에도 야구하자!’는 구호를 올 시즌에는 이뤄냈는데, 우리 역시 올 시즌에는 봄에도 농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강병수 코치까지 전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은 지난 시즌 8위라는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서 올 시즌 최선을 다할 것임을 다시금 다짐했다.

 

선수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끝으로 올 시즌 새롭게 바뀐 유니폼 소개와 올 시즌부터 홈 경기 승리 시 함께 할 율동인 ‘승리 댄스 영상 및 따라 배우기’행사가 있었고, 팬 사인회를 끝으로 가을 바람이 선선히 부는 좋은 날씨에 부산 롯데 백화점 앞 광장에서 펼쳐진 ‘2008~2009 시즌 부산 KTF 매직윙스 출정식’행사는 모두 끝났다.

 

 승리댄스를 함께하는 KTF 팬들

승리댄스를 함께하는 KTF 팬들 ⓒ 서민석

 인터뷰중인 조동현 선수(가운데)

인터뷰중인 조동현 선수(가운데) ⓒ 서민석

 

부산 농구팬들에게 ‘농구의 봄’을 선사할까?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우승후보’라는 후한 평가를 받았던 KTF의 이번 2008~2009 시즌을 앞둔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지난 시즌에 비해 객관적인 전력 보강이 그리 없는데다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기량 역시 아직은 의문부호를 달만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시즌 주득점원으로 좋은 활약을 보여줬던 김영환 선수를 비롯 조동현-임영훈 선수까지 크고 작은 부상에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차하면 ‘차-포’를 모두 빼고 시즌 초반을 맞는 상황이다.

 

그러나 호재 역시 적지 않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준수한 양과 질에서 뛰어난 국내선수들의 구성은 큰 변화가 없는데다 지난 시즌 부상과 부진 등으로 좀처럼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신기성-송영진-양희승으로 이어지는 베테랑 3인방 역시 올 시즌 명예회복을 그 누구보다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에 들어온 직후만 해도 걱정스러운 몸 상태였던 토마스와 피터스도 점점 연습경기가 거듭되면서 한국 농구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아직까지 확실한 스코어가 없다는 것이 아쉬운 대목이기는 하지만, “전문가와 언론사들의 전망과는 반대로 성적을 낸다”는 KTF만의 징크스를 감안하면, KTF가 좋은 성적을 내야 할 이유는 얼마든지 있는 셈이다.

 

특히나 이날 출정식에 참석한 선수단이나 팬들 입장에서는 올 시즌 KTF의 비상을 확실히 믿는 눈치였다. 그야말로 ‘승리 그 이상을 향한’ KTF의 비상은 이제부터가 시작인 셈이다.

 

 인사말을 하는 추일승 감독

인사말을 하는 추일승 감독 ⓒ 서민석

 팬들에게 댄스를 독려하는 추일승 감독

팬들에게 댄스를 독려하는 추일승 감독 ⓒ 서민석

2008.10.20 09:44 ⓒ 2008 OhmyNews
부산 K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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