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함 속에 뭍어 나오는 유쾌함 <워터 보이즈> ,<스윙걸즈>를 통해 국내에도 많은 팬들을 갖고 있는 야구치 시노부 감독

▲ 진지함 속에 뭍어 나오는 유쾌함 <워터 보이즈> ,<스윙걸즈>를 통해 국내에도 많은 팬들을 갖고 있는 야구치 시노부 감독 ⓒ 박병우

<워터 보이즈> <스윙걸즈> 등의 개성있고 톡특한 재미의 청춘물을 통해 한국에도 많은 팬들을 갖고 있는 '야구치 시노부' 감독이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7년만에 부산을 다시 찾은 야구치 시노부 감독은 이번엔 공항과 비행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어드벤쳐 코믹물 <해피 플라이트>를 들고 왔다. 이 영화의 주연배우인 아야세 하루카, 세이치 타나베도 함께 왔다.

 

<해피 플라이트>는 부산영화제에서 최초로 상영되는 월드프리미어이기도 했다. 야구치 시노부 감독은 6일 야외상영장에서 주연배우들과 무대인사를 했으며 5천여석을 가득 메운 팬들과 만남을 갖기도 했다.

 

<해피 플라이트>는 전작들에 비해 웃음 코드를 살짝 덜어내고 드라마에 충실한 작품이다.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작품세계가 조금 더 넓어지고 깊어진 느낌이다. 유쾌한 사람 야구치 시노부 감독을 7일 오전 그랜드호텔 카페에서 만났다.

 

- 부산을 오랜만에 다시 찾았다. 소감은?

"높은 건물들이 늘어난 것 같다. 2회 때 <비밀의 화원>으로 왔을 때는 관객들과 뒤섞여 가까워진 느낌이었다면, 이번엔 뭔가 세련된 느낌이 들었다."

 

- 싱크로 나이즈, 스윙 밴드 등 특색있는 소재를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었는데, 이번에 비행기를 소재로 영화를 만든 특별한 이유가 있나?

"<워터 보이즈> <스윙걸즈> 등 전작들에서 청춘에 대해서 그리고 싶은 건 거의 다 해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어른의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무대를 공항과 비행기로 선택한 이유는 예전부터 비행기를 워낙 좋아해서 할리우드 비행기 패닉물 같은 걸 만들어 보고 싶었다."

 

- 오랜기간 동안 꼼꼼히 취재하는 스타일인 걸로 알고 있다. 이번에도 오랜기간 취재를 했다는데.

"이번에도 꼬박 2년의 취재 기간이 걸렸다. 원래 할리우드 비행기 패닉물을 기획했었는데 취재하면서 계속 바뀌어 갔다. 실제로 일하는 사람들을 보니 그런 일은 현실에서 일어나기 힘든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방향을 전환해 비행기를 배경으로 실제 벌어질 수 있는 리얼한 현실 중심으로 갔다.

 

일반 승무원이 조종을 하는 사태라든지, 비행기에 구멍이 나서 압력 차이 때문에 빨려 나간다든지, 비행기라는 게 '누군가 들어가 커버를 해서 날 수 있다'는 게 아니었다. 지상의 컨트롤을 받아서 조종사와 관제팀의 팀 플레이들 통해 이뤄진다. 현실에서 <다이하드> 같은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 전작들에 비해서 웃음 코드는 절제되고 드라마에 충실해진 느낌이다. 연출관이 변화한 것인가?

"비행기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소재에 맞추다 보니 리얼하게 그리게 됐던거고, <비밀의 화원> 이라든지 <스윙걸즈> 같은 소재를 연출한다면 다시 웃음의 코드들을 살릴 것 같다. 하지만 매번 토하는 장면은 꼭 넣고 싶은 욕심이 있다.(웃음)"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신작 <해피 플라이트> 공항과 비행기에서 펼쳐지는 야구치 시노부판 코미디 <해피 플라이트>

▲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신작 <해피 플라이트> 공항과 비행기에서 펼쳐지는 야구치 시노부판 코미디 <해피 플라이트> ⓒ 박병우

- 이전 작품들들 보면 배우들의 기량을 끌어 올려서 대스타로 발돋움 하게하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 이번 작품에서 '아야세 하루카'와 '세이치 타나베'와 작업한 소감은 어떤가?

"스튜어디스 역할의 아야세 하루카는 일본에서도 인기가 많은 배우다. 귀여운 미인이랄까,청초한 이미지도 갖고 있다. 아야세 본인의 매력은 살짝 핀트가 나간 듯한 코믹한 모습에 있다. 그런 부분들을 살려주고 싶었다. 파일럿 역할의 세이치 타나베는 일본에서 댄디하고 멋있는 모습으로 인기가 많다. 코미디에도 잘 어울릴 것 같아 제안했는데 본인도 흔쾌히 수락해 주었다. 현장에서도 무척 적극적이이서 '이렇게까지는 안 해도 되는데...'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열심히 해주었다.(웃음)"

 

- 청춘물들은 많이 작업해 봤고, 비행기 소재 외에 해보고 싶은 소재가 있다면?

"우주 말고는 다 해보고 싶다. 우리 동양인들이 우주선을 타고 그런 것은 안 어울릴 것 같다."

 

- 작품에서 팀플레이를 통해 하나의 목표를 이뤄가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그런 부분들의 장·단점이 있다면?

"소재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스윙걸즈> 같은 경우엔 주인공 중심으로 사건이 진행되어 가지만, 이번 작품같은 소재는 진행방식에 따라 여러명이 노력해 가는 것에 따라 캐릭터들도 움직이게 된다."

 

- 감독님 작품을 보면 어딘가 부족한 캐릭터들이 엉뚱한 웃음을 주는 것 같다. 그러한 것을 통해 삶의 가치를 의도한 것인지?

"일단 완전한 캐릭터는 재미가 없다. 그래서 무언가 결함있는 인물들에 매력을 느낀다.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가까운 곳에 있는 인물이라고 느끼게 하고 싶다. 그래야 감정이입도 쉽고 작은 성장에도 공감하게 된다. 꼭 우주를 구할 필요까지는 없지 않은가?(웃음)"

 

- 추상적일 수 있지만 감독에게 '웃음'에 대한 의미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서비스이다. 제공하지 않고는 참을 수 없는 서비스이다.(웃음) 이번 작품에서도 진지한 상황 속에서도 웃음을 넣는 것은 내 버릇이다."

 

- 최근에 본 한국영화가 있다면무엇인지, 인상깊은 한국배우는?

"<웰컴 투 동막골>을 봤다. 주변에서 꼭 봐야한다고 해서. 멧돼지 장면이 비슷하다고 해서 봤는데 비슷하지도 않았다.(웃음)"

 

*<웰컴투 동막골>은 한때 <스윙걸즈>의 멧돼지 장면을 따라해서 표절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쿵씨네

2008.10.08 21:26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쿵씨네
야구치 시노부 해피 플라이트 아야세 하루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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