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은 대타로 나와 단 한방의 방망이질로 승부의 추를 뒤집어버렸다

이종범은 대타로 나와 단 한방의 방망이질로 승부의 추를 뒤집어버렸다 ⓒ KIA 타이거즈

 

'진정한 킬러에게 찬스는 단 한번이면 족하다!'

 

KIA 타이거즈가 30일 광주구장에서 있었던 '2008 삼성 PAVV 프로야구'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8회말 터진 이종범의 극적인 적시타에 힘입어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KIA는 경기 중후반까지 히어로즈 선발 김수경의 뛰어난 경기운영에 밀려 좀처럼 득점을 내지 못했다. 김수경은 특기인 슬라이더를 앞세워 7회까지 KIA 타선을 4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이날 따라 유달리 제구가 좋은 김수경 앞에 타이거즈 타자들의 방망이는 연신 헛돌았고 결국 7회까지 질질 끌려 다닐 수밖에 없었다.

 

히어로즈 타자들 역시 이범석의 강력한 구위에 밀려 고전하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3회 1사후 터진 9번 타자 김일경의 중월 솔로홈런(비거리:105M)이 터지며 경기를 리드해가기 시작한다. 양팀 다 워낙 빈공에 시달렸는지라 경우에 따라서는 결승타점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마음이 급해진 KIA측에서는 어떻게든 동점을 만들어보려 애를 썼지만 그럴수록 타자들의 방망이는 무디어지기만 했다.

 

7회까지 단 한점도 내지 못하던 KIA 타선의 갈증을 풀어준 것은 다름 아닌 베테랑 이종범이었다. 선두타자 채종범이 사구와 폭투로 2루를 밟고 1사후 이용규가 볼넷으로 1,2루를 만들자 조범현 감독은 이날 선발 출전에서 빠져있던 이종범을 대타로 내세운다. 바로 그 순간이 승부처라고 본 것이다.

 

이종범은 전날 4타수 무안타로 타격감은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승부처에서는 역시 이종범이었다. 그는 초구부터 과감하게 방망이를 돌리며 우익수 뒤 2루타를 터트려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려 놓았다. 그렇게 안 나오던 적시타가 대타 이종범의 손에서 터진 것이다.

 

더불어 이용규는 1사후 3루까지 진루, 최희섭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홈에 들어오며 역전득점을 만들어낸다. 이날도 최희섭의 타격컨디션이 극히 좋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종범의 2루타 한방으로 모든 승부가 결정 났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대타 그것도 초구를 공략한 단 한번의 방망이질로 경기의 승부를 바꿔버린 것이다.

 

지난 2년간 최악의 부진을 겪으며 은퇴위기까지 몰렸던 이종범, 하지만 그는 올 시즌 기대이상의 성적(타율 0.291, 81안타, 36타점)을 올리며 다시금 제몫을 해주고 있다. 물론 이종범의 좋았던 시절을 기억하는 팬들이라면 지금의 성적도 낯설겠지만 승부처에서 결정을 지어주는 모습은 충분히 과거의 그를 떠올리게 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KIA는 이러한 이종범의 활약에 힘입어 3연승을 이어가게 됐고 선발 이범석 또한 비록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잘 던지고도 패전의 멍애를 쓰는 불운은 피했다. 더불어 한기주 역시 이틀 연속으로 등판해 세이브를 챙기며 베이징 올림픽 기간동안 겪었던 마음고생을 조금씩 털어 내는 모습이었다.

 

KIA팬들에게는 이래저래 이종범이 팀에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가를 다시금 실감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2008.08.31 11:59 ⓒ 2008 OhmyNews
원샷 원킬 킬러 이종범 기아 타이거즈 한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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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전) 홀로스, 전) 올레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연재중 / 점프볼 농구카툰 'JB 농구툰'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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