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성수기가 다가올수록 멀티플렉스들은 독립영화보다는 역시 '돈이 되는' 영화를 먼저 상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인디영화관'을 운영한다고 광고하는 영화관들도 성수기에는 독립영화들을 외면하는 것으로 나타나 그 존재의 이유마저 의심스러워지고 있다.

27일 현재 '무비꼴라쥬'라는 이름으로 독립영화를 상영한다고 홍보하고 있는 CGV의 경우 무비꼴라주 상영관에 <강철중> <원티드> <핸콕> <적벽대전> 등을 상영하고 있었다.

 독립영화관에 버젓이 상영중인 <강철중>

독립영화관에 버젓이 상영중인 <강철중> ⓒ CJ엔터테인먼트


서울 강변의 경우 <강철중> <스페이스침스> <원티드> <핸콕>을 간 것에서 하고 있으며 상암 또한 <님스아일랜드> <스페이스침스>로, 대학로는 <님스아일랜드> <적벽대전> <핸콕>으로 채웠다. 멀티플렉스에도 독립영화를 상영한다면서 '무비꼴라쥬'를 홍보했지만 여름 성수기에는 블록버스터만으로 채워놓으며 '눈가리고 아웅'식 홍보를 한 셈이 됐다.

독립영화관 왜 있는 건데?

다른 멀티플렉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여름 성수기를 맞아 대작 영화들에 상영관을 다 내주고 독립영화들은 상영하지 않으면서 '관객 편중'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 6월 <아임 낫 데어> <패스트푸드 네이션> <필승 ver 2.0 연영석> 등이 선을 보였고 이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음에도 멀티플렉스는 이들을 외면한 채 독립영화관마저 블록버스터의 남은 관객들을 모으는 데 혈안이 되어 스스로 존재 가치를 상실하는 모습을 보였다.

'무비꼴라쥬'답지 않은 모습에 대해 CGV 측은 "상영관은 배급사의 필름 배급수와 고객의 선호에 따라 결정되며 스케쥴은 영화의 인기도 및 여러 영화의 조정으로 이끌어진다. 이로 인해 (여러 영화들은) 무비꼴라주 상영 예정이 없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배급수와 고객 선호 때문, 상영 예정 없다?"

 멀티플렉스에서 외면당한 <패스트푸드 네이션>

멀티플렉스에서 외면당한 <패스트푸드 네이션> ⓒ 판시네마


결국 멀티플렉스는 인기도와 배급을 이유로 성수기에는 예술영화를 상영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그러나 그렇다면 굳이 '무비꼴라쥬'니 '예술영화전용관'이니 라는 이름만으로 독립영화를 사랑하는 척만 할 필요가 있나 하는 의문이 남는다.

전용영화관이라는 것은 바로 지금처럼 성수기에도 '작은 반란'을 노리는 영화들에게 멍석을 깔아주는 곳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인기'만을 이유로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면 그런 이들이 진심으로 작은 영화를 만드는 영화인들을 존경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멀티플렉스의 이런 겉다르고 속다른 자세는 영화로 꿈을 이루려는 이들에게 정말 큰 산성을 쌓고 있다.

멀티플렉스 독립영화관 성수기 블록버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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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솜씨는 비록 없지만, 끈기있게 글을 쓰는 성격이 아니지만 하찮은 글을 통해서라도 모든 사람들과 소통하기를 간절히 원하는 글쟁이 겸 수다쟁이로 아마 평생을 살아야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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