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

이병규 ⓒ 주니치 드래곤스

이병규의 홈런 행진이 심상치 않다.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안타제조기' 이병규가 이제는 '홈런제조기'로 거듭나고 있다.

 

이병규는 16일 일본 나고야돔에서 열린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와의 홈경기에서 3번 타자로 출전해 8회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주니치의 7-2 승리에 앞장섰다. 일본 진출이후 두 번째 만루 홈런이다.

 

이날 홈런을 포함해 이병규는 개막 후 불과 한 달여가 지난 현재 벌써 7개의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해 정규시즌을 통틀어 9개의 홈런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볼 때 급격히 늘어난 수치다. 만약 지금의 추세를 이어간다면 30홈런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병규의 변신은 지난해 포스트시즌부터 시작됐다. 정규시즌에서 9개의 홈런을 기록한 데 그쳤던 이병규는 포스트시즌 10경기에서만 무려 3개의 홈런을 터뜨리는 등 중요한 순간마다 해결사 역할을 하며 주니치의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한국에서 활약할 때 최다안타부문을 휩쓸며 홈런보다는 국내 최고의 '안타제조기'로 이름을 날렸던 것을 떠올려본다면 예상 외의 활약이 아닐 수 없다.

 

일본무대에서 달라진 이병규

 

한국에서 뛰던 이병규는 홈런에 별 관심이 없는 타자였다. 공을 노려서 치기보다는 천부적인 타격감각으로 스트라이크는 물론 볼도 척척 밀어 쳐내며 안타를 만들어내고는 했다. 여기에 빠른 발까지 갖춰 이병규를 상대하는 투수들은 무척 곤혹스러웠다.

 

지난해 일본무대에 진출한 이병규는 비록 눈에 띄는 활약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안타실력을 앞세워 무난하게 적응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이 시작되자 갑자기 홈런을 터뜨리며 해결사로 떠올랐고 이런 활약이 올 시즌에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풀지 못한 과제도 있다. 홈런은 늘어났지만 타율은 좀처럼 올라가지 않고 있다. 이병규의 타율은 올 시즌 현재 .259로 팀의 중심타선을 책임지기에는 많이 모자라다.

 

계속되는 타격 부진으로 한때 타순이 7번까지 내려갔지만 최근까지 주니치의 3번 타자를 맡았던 모리노 마사히코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되면서 이병규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계속 중심타선에 남아있으려면 홈런도 좋지만 무엇보다 뒤처진 타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병규는 한국에서 LG 트윈스의 유니폼을 입고 10년간 활약하며 통산 .312의 높은 타율을 자랑했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꼭꼭 숨겨왔던 '홈런실력'을 일본에 가서 마음껏 발휘하고 있는 이병규가 과연 '안타실력'까지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08.05.16 22:47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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