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메이저리그는 베리 본즈의 역대 최다 홈런기록 경신을 필두로 탐 글래빈의 300승, 크랙 비지오의 3000안타, 트래버 호프만의 500세이브 등 각종 대기록이 범람한 시즌이었다.

 

올해도 2007년에 비해 푸짐하진 않지만 켄 그리피 주니어의 600홈런과 게리 세필드, 매니 라미레즈의 500홈런 기록 등 다양한 대기록들의 달성이 예상된다.

 

이러한 대기록들의 달성 예상에 파묻혀 이들 못지 않은 뛰어난 기록들이 사람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이런 아쉬운 상황을 지켜본 필자는 이 기사를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자, 이제부터 모르고 넘어가긴 아쉬운, 올해 달성이 예상되는 대기록들을 한번 알아보자.

 

[유격수 최다 안타] 오마 비즈켈 "난 수비만 잘하는 선수가 아냐!"

 

오마 비즈켈(41·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하면 바로 떠오르는 단어는 바로 '수비'일 것이다. 유격수 부분 골드글러브 11회를 수상한 그이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편견일수도 있다.

 

그러나 그가 2598개의 안타로 현역 선수 중 가장 많은 안타를 친 선수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2위 캔 그리피 주니어와 단 30개 차이인 위태로운 1등이긴 하지만 수비만 잘하는 선수로 여겨져 왔던 비즈켈이 이러한 성적을 거두어 왔단 사실은 놀랍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비즈켈은 그와 같은 베네수엘라 출신이고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유격수 루이스 아파리치오(1973시즌을 끝으로 은퇴)가 보유하고 있는 2677개의 유격수 역대 최다 안타 기록의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무릎 부상 때문에 15일 DL(부상자 명단)에 올라와 있는 그는 조만간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해 더 이상의 큰 부상이 재발하지 않는 한 이번 시즌 내로 80개의 안타를 추가해 유격수 역대 최다 안타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 된다. 

 

1967년생으로 어느새 우리나라 나이로 42세가 된 비즈켈의 환상적인 수비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2008년 500만불의 계약과 2009년 520만달러의 구단 옵션의 계약을 남겨두고 있다. 2007시즌 노쇠화가 뚜렷한 비즈켈에게 샌프란시스코가 2009시즌에 구단옵션을 행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사실상 올해가 마지막해인 그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메이저리그 팬들은 집중할 필요가 있다.

 

아직까지도 오마 비즈켈의 명예의 전당행을 의심하는 자가 있는가? 혹여나 있다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아지 스미스와 비즈켈의 기록을 한번 비교해 보는 것을 추천해주고 싶다.

 

[2루수 역대 최다 타점] 최고의 2루수 슬러거, 제프 켄트

 

LA 다저스의 주전 2루수 제프 켄트(40)는 이미 347개의 홈런으로 역대 2루수 최다 홈런 기록을 가지고 있는 전설적인 선수이다. 2위는 라인 샌더버그의 275개이니 그의 위대함은 따로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또 그의 뒤엔 로저스 혼스비, 조 모간, 크랙 비지오, 로베르토 알로마 등 내로라하는 전설적인 2루수들이 있기에 그의 기록은 더더욱 빛을 발한다.

 

그런 그가 이젠 명예의 전당 헌액자인 찰리 게링거가 66년째 가지고 있는 1427타점의 2루수 역대 최다 타점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금까지 17년간 2루수로 출장한 1926경기에서 1375 타점을 기록해온 켄트가 기록한 한 시즌 최저 타점은 루키 시즌에 거둔 50타점이다. 올 시즌 큰 부상만 없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2루수 역대 최다 타점 리스트 꼭대기에 올라있는 그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켄트는 현재까지 2루수로 출장한 경기에서 499개의 2루타를 기록하여 500 2루타 경신을 바로 코 앞에 두고 있다. 2루수 중 500 2루타를 넘긴 선수는 냅 라조이, 찰리 게링거, 로베르토 알로마, 크랙 비지오 단 네 명뿐이다.

 

평온해야 할 선수 생활의 끝자락에서 켄트는 작년 시즌 포스트 시즌 진출이 좌절된 뒤 어린 선수들과의 심한 마찰을 보였다. 그와 마찰을 일으켰던 어린 선수들은 그대로 팀에 남아있다.

 

켄트도 비즈켈과 마찬가지로 2008년 1150만불의 계약과 2009년 900만불의 구단 옵션 계약을 남겨두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 나이로 올해 41살이다. 아직 우승반지를 얻지 못한 그에겐 팀 내 불화로 소비할 시간이 없다.

 

[포수 2000 안타] 제이슨 켄달의 빠른 발 속에 숨겨진 컨택트 능력

 

메이저리그에서 2000안타는 그다지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그러나 포수가 2000안타를 기록한다면 얘기가 달라 진다. 10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2000안타를 넘긴 포수는 이반 로드리게스, 칼튼 피스크, 테드 시몬스, 요기 베라 단 4명 뿐이다. 이 넷 중 요기 베라, 칼튼 피스크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으며 이반 로드리게스는 특별한 약물 복용 의혹만 없다면 명예의 전당 헌액이 100% 확정 되어있는 선수다.

 

제이슨 켄달(34·밀워키 브루어스)은 발 빠른 포수의 대명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실제로 그는 163개의 도루로 역대 포수 도루 4위에 올라 있다. 1위는 W.로빈슨의 196개로 켄달이 로빈슨을 제치고 역대 1위로 등극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이런 빠른 발 때문에 통산 타율 .298을 자랑하는 켄달의 뛰어난 콘택트(정확한 타격) 능력은 과소평가 되어 왔다. 그의 통산 타율은 역대 포수 타율 6위에 랭크되어 있는 매우 뛰어난 기록이다. 켄달 위에 있는 선수들 5명 중 4명은 모두 명예의 전당에 헌액돼 있으며 나머지 한명은 이반 로드리게스이다.

 

위에 소개한 다른 두 선수는 올해 내로 큰 부상만 없다면 달성이 거의 확실시 되는 반면에 켄달은 위 두 선수에 비해 기록 달성의 가능성이 다소 떨어진다. 그는 현재 1840개의 안타를 기록하여 대기록에 160개 차이로 근접해 있다. 그러나 지금의 켄달은 피츠버그 시절 쉽게 3할을 넘겼던 그때의 켄달이 아니다.

 

작년 시즌 오클랜드 어슬래틱스와 시카고 컵스 두 팀에서 그는 137경기에 출장해 .242의 아주 낮은 타율을 기록했고 하락세가 뚜렷한 켄달에게 컵스는 더 이상의 계약 연장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렇게 버려진 켄달은 작년 시즌 받은 1300만불의 연봉의 3분의1 수준인 425만불을 받고 밀워키 브루어스와 2년 계약(2009년 구단 옵션 포함)을 체결하기에 이른다.

 

이젠 한 물 갔다는 주위의 비아냥에 절치부심한 켄달은 올 시즌 7경기에 출장해 타율 .522 를 기록하여 메이저리그 타율 1위에 올라 있다. 4월의 기록은 믿을게 못 된다는 야구의 격언이 있지만 작년 시즌보다 확실히 좋은 모습으로 시즌을 시작한 켄달이 과연 올해 2000안타의 대기록을 수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08.04.11 17:14 ⓒ 2008 OhmyNews
MLB 메이저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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