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프로야구의 르네상스가 온 듯하다.

20일 열린 2007 삼성 PAVV 프로야구 4경기에는 8만 8624명이 야구장을 찾아 일일 역대 2번째로 많은 관중이 입장했다. '빅초이' 최희섭(KIA 타이거즈)이 등장한 잠실구장에는 2만 8894명이, 무료입장행사를 펼친 대구구장에는 1만 2000명의 만원 관중이, 그리고 국내 최고의 야구장 시설을 자랑하는 문학구장에도 1만 7730명의 관중이 찾아와 주말을 야구장에서 즐겼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길이 가는 곳이 바로 부산 사직구장. 홈팀인 롯데 자이언츠와 방문팀 한화 이글스가 맞붙은 사직구장에는 지난 18일에 2만 1000여명의 관중이 찾은 데 이어 19일과 20일에는 3만석의 자리가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다시 한 번 '구도' 부산에 위치한 사직구장에 '관중 대박'이 터진 것이다.

3일간 다양한 볼거리, 야구로 하나 된 축제의 장

 많은 관중들이 찾은 부산 사직구장
ⓒ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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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 수에서 보듯 3일간 사직구장은 야구로 하나 된 축제의 장이었다. 사직구장을 찾은 관중들은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환호했으며 롯데가 점수를 내면 어김없이 '부산 갈매기'가 흘러나왔다.

볼거리도 많았다. 우선 3연전 중 첫 날인 18일에는 롯데의 새로운 외국인 선수인 에두아르도 리오스가 첫 선을 보였다. 리오스는 첫 경기에 주전 3루수 겸 5번 타자로 나서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신고식을 마쳤다. 이튿날인 19일에는 볼거리가 더욱 풍성했다.

지난해부터 실시했던 롯데 '올드 유니폼' 행사가 업그레이드됐기 때문이다. 19일 경기에서 롯데 선수들은 팀이 1992년 우승을 확정짓던 한국시리즈 5차전 선발 라인업의 이름이 들어간 옛 유니폼을 입고 출장했다. 이 때문에 전날 롯데에서 첫 경기를 펼친 리오스가 '0번 공필성' 유니폼을 입고 있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볼거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현재는 코치로 재직 중인 윤형배와 공필성 코치가 시구와 시타를 맡았으며 시구를 한 윤형배 코치가 몸에 맞는 볼을 던지자 현역 시절 많은 사구를 기록했던 시타 공필성 코치가 마운드로 뛰어나가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롯데, 만원관중 앞에서 3연패...아쉬움 남겨

ⓒ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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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마냥 즐거워할 수만은 없었다. 아무리 승리가 전부가 아니라지만 프로 경기에서 승리만큼 좋은 것도 없기 때문이다. 롯데는 자신을 응원하는 팬들로 가득 찬 경기장에서 한화에 3연패를 당해 아쉬움을 남겼다.

첫 날(18일)경기에서 롯데는 8회까지 4-2로 앞섰다. 그러나 8회에 2점을 빼앗기며 동점을 허용한 데 이어 연장전에서 대거 4실점하며 결국 6-8로 패하고 말았다. 팬들은 이 아쉬운 패배에 연연하지 않고 19일에도 경기장을 찾았지만 돌아온 것은 또 다시 1-2, 1점차의 아쉬운 패배였다.

그리고 20일. 이날은 공중파(KBS1) 중계방송 관계로 평소보다 30분 빠른 오후 1시 30분에 경기를 시작했지만 롯데팬들은 '미워도 다시 한 번' 사직구장을 만원사례로 만들었다. 그러나 롯데는 선취득점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조원우에게 결승 3점 홈런을 허용하며 1-4로 패하고 말았다.

홈경기 3연패. 그것도 자신들을 응원하는 관중들로 가득 찬 곳에서…. 유독 올 시즌 많은 팀들이 홈경기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고는 있다지만 롯데로서는 그야말로 최악의 결과였다.

이 때문에 그동안 아슬아슬하게 지켜나갔던 5할 승률도 20일 경기 패배로 주저앉고 말았다. 3일간 보여준 뜨거운 사직구장의 열기가 올 시즌 내내 이어질까, 아니면 '한 여름밤의 꿈'이 될까. 롯데에 보여준 부산 관중의 사랑이 계속 이어질지 주목된다.

프로야구 롯데 사직구장 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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