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차승의 등판 소식을 전하고 있는 MLB 공식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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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차승(시애틀 매리너스)이 올시즌 가장 뛰어난 투구내용을 선보이며 시즌 2승 달성에 성공했다.

백차승은 3일(이하 한국 시각)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펼쳐진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등판, 6과 2/3이닝동안 6피안타 1볼넷 4탈삼진으로 1실점하며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이로써 백차승은 지난 8월 28일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된 후 6일만에 승리를 챙기며 2연승 가도를 달렸다. 4.22였던 평균자책점은 3.12로 낮아졌다.

불안했던 초반 많은 투구수 아쉬워

지난 2차례 선발등판에서 백차승은 이닝당 평균 20개가 넘는 많은 투구수를 줄여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이날 경기에서도 1회 백차승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1회 선두타자 로코 발델리에게 중견수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불안한 출발을 한 백차승은 칼 크로포드-그렉 노턴-타이 위긴튼으로 이어지는 탬파베이의 클린업 트리오에게 무려 22개의 공을 던지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1회 투구 수는 25개.

지나친 빠른 볼 위주 승부가 문제였다.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를 갖고 있는 백차승이지만 1회에는 승부처에서 계속 빠른 볼을 던지며 타자를 빨리 처리하지 못했다. 다행히 백차승의 빠른 볼 구위가 나쁜 편은 아니어 대부분 파울이 됐지만 이때문에 힘을 낭비한 점은 이날 경기의 옥에 티.

2회와 3회 수비의 도움으로 안정감 찾아

2회에도 백차승은 컨트롤 불안으로 보이며 1사에서 호르헤 칸투를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고 이후 B.J 업튼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이어서 백차승은 벤 조브리스트에게 우익수 앞에 빗맞은 안타성 타구를 허용했다. 시애틀 우익수 마이크 모스가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지만 아쉽게 잡지 못했던 타구. 그러나 모스는 재빨리 공을 잡아 내야로 송구했고, 이 타구가 잡히는 줄 알고 2루 쪽에 머물러 있던 칸투를 2루수 호세 로페즈가 3루에서 잡아내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3회에도 백차승은 선두타자 델몬 영에게 잘 맞은 안타성 타구를 허용했지만 유격수 유네스키 베탄코트가 몸을 뻗어 타구를 잡아내 범타로 처리해 주는 바람에 다시 한번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1회 무사 1, 2루의 득점 찬스에서 삼진과 도루사로 한꺼번에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아먹으며 백차승에게 부담을 안겼던 시애틀 타자들이 수비로서 실수를 완벽히 만회해준 순간이었다.

4회부터 7회까지 변화구 살아나며 깔끔한 피칭

몇 차례 고비를 넘긴 백차승은 팀이 3-1로 앞서나간 4회부터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다. 변화구 구사가 늘어나며 백차승은 탬파베이 타자들을 손쉽게 제압했다. 특히 70마일 중반대 구속의 커브가 돋보였다.

변화구 비율이 높아지고 컨트롤도 좋아져 빠른 볼의 효과도 배가됐다. 경기 초반만 해도 백차승의 빠른 볼을 파울로 만들어냈던 탬파베이 타자들이 오히려 백차승의 공에 익숙해졌을 경기 후반에 제대로 방망이에 타구를 갖다 맞추지 못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자신감까지 갖추게 된 백차승은 3회까지 51개의 투구수를 기록했지만 4회부터 7회까지는 41개의 투구수만 기록하며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땅볼 유도 많았고, 코너워크 잘 이용한 경기

지난번 보스턴과의 경기에서 백차승은 땅볼타구는 2개밖에 유도하지 못하고 플라이타구를 10개나 허용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플라이볼 허용이 많으면 그만큼 장타를 맞을 확률도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백차승은 땅볼 타구 9개, 플라이볼 타구 6개를 유도해 지난번보다는 훨씬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다.

바깥쪽 낮은 코스로의 코너워크가 좋았던 점도 호투의 원동력이었다. 오른손 타자의 몸쪽으로 들어가는 코너워크가 불안하긴 했지만 바깥쪽으로는 제구가 잘 되며 타자들의 범타를 유도할 수 있었다.

애드리안 벨트레, 베탄코트 등 수비가 뛰어난 내야수와 함께 경기에 나서는 백차승으로서는 혼자 삼진으로 타자를 해결하려 하기 보다는 이들 내야수 앞으로 타구를 유도하는 지능적이고 효과적인 피칭으로 상승세를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경기는 시애틀이 탬파베이의 막판 추격을 잘 봉쇄하며 4-3으로 승리했다.
2006-09-03 11:29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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