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20회로 막을 내린 SBS <신사의 품격>에서 네 쌍의 남녀는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12일 20회로 막을 내린 SBS <신사의 품격>에서 네 쌍의 남녀는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 SBS


우리나라 로맨틱 코미디의 가장 행복한 결론이 결혼이라면 <신사의 품격> 남녀 4쌍은 모두 골인 지점에 안착했다.

SBS <신사의 품격>(극본 김은숙 연출 신우철) 마지막회에서는 임메아리(윤진이 분)와 최윤(김민종 분)의 결혼을 시작으로, 일을 우선시했던 홍세라(윤세아 분)는 임신으로 본의 아니게 프로골퍼를 은퇴하고 임태산(김수로 분)과 결혼하게 됐다.

이혼의 위기에 놓였던 박민숙(김정난 분)과 이정록(이종혁 분)은 "이 세상 모든 부부는 잠정적 이혼 상태"라는 진리와 함께 다시 뭉쳤다. 그리고 장난처럼 "결혼하자"고 툭툭 던지는 김도진(장동건 분)의 성의 없는 프로포즈에 불안해했던 서이수(김하늘 분)는 김도진과 지인들이 준비한 뮤지컬식 프로포즈에 눈물을 흘리며 감동했다.

<신사의 품격>은 로맨틱 코미디로서는 흔치 않게 40대 남자 넷을 중심부에 세우면서 '사회에서 안정적인 위치와 경제력을 갖춘 40대가 더 낫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해준 드라마였다. 물론, 이 명제에 설득력을 주는 것은 '꽃다운 그이'라고 부를만한 이들의 외모와 성정이다. 이런 '신사의 조건'은 여성 시청자들에게는 드라마로 누릴 수 있는 대리만족을 무려 네 가지 버전으로 맛보는 기회를 선사했다.  

그래서 2030 남자들에게는 '나이 먹어도 꽤 괜찮은 미래'를 제시했고, 여자들에게는 '나이 먹어도 꽤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을 쥐어줬다. 반면, 내가 41세의 장동건이 될 수 없고, 36세의 김하늘이 아니라는 현실을 깨달은 사람들에게는 다소 공감하기 어려운 드라마였을지도 모르겠다. 특히 서이수를 향한 김도진의 '난이도 상' 프로포즈는 여자들의 눈은 높이고, 남자들을 더욱 결혼하기 힘들게 만들었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허울 좋아 보이는 겉모습 안에 네 남녀의 고민과 아픔은 시청자의 대리만족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보였던 무대 위 캐릭터들을 그나마 사람처럼 만들어 놓았다. 무엇보다 "소년은 철들지 않는다. 다만 나이들뿐이다"라는 말로 드라마의 시작을 열고 끝을 맺은 만큼, 남자들의 우정을 사랑 못지않은 비중으로 다룬 이야기는 인상적인 균형감을 보여줬다. 신사가 되어 가는 과정의 한 축이자 유머를 담당했던 이들의 우정이 없었다면, 오그라드는 손발을 펼 길이 없었을지도.

하지만 내 남자친구에게 존재조차 모르던 19세 아들이 나타나는 비극을 극복할 수 있는 사랑은 꽃신사 4인방만큼이나 현실에서 보기 힘들다. 누군가는 이를 극복한 서이수의 사랑을 핑크빛으로 바라봤을 테고, 누군가는 이를 감내하고도 잘 생기고 능력 좋은 건축설계사무소 소장 김도진이 떠날까봐 불안해하다가 동화 같은 프로포즈에서야 안도하는 서이수에 실망했을 것이다.

어쨌든 잘 차려진 진수성찬일 수도, 먹어도 헛헛한 진수성찬일 수도 있었던 <신사의 품격> 세상의 문은 닫혔고 마법은 끝났다. 자, 이제 올림픽 축제와 <신사의 품격>이 끝난 현실로 돌아오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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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리뷰③]<신사의 품격> 끝, 이제 현실로 돌아오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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