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피해자 김종익씨, "이명박 정부 심판 안 된다면 이 땅에 살 수 있을까"

"우리가 당신의 눈물을 닦아드리겠다. 내일!"

민간인 불법사찰의 피해자, 김종익씨에게 총선버스 생중계 시청자가 남긴 댓글이다. 10일 오후 최강욱 변호사와 함께 총선버스에 오른 김씨는 "이번 총선을 통해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 그리고 이 정부에 부역한 이들이 청산되지 않는다면 저는 정말 이 땅에 살 수 없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정부와 정당은 다르지만, 또 다시 같은 정치권력이 집권한다면 어떻게 살 수 있겠나, 못 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장진수 전 주무관이 양심선언을 하면서 많은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는데도 (이명박 정부는) 여전히 궤변으로 사건의 본질을 흐리거나 변명하고 있다"며 "이런 정부를 아직도 많은 국민들이 지지하는 것을 보면서 너무나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김남주 시인의 '노래'라는 시에 곡을 덧붙인 민중가요 '죽창가'를 열창한 김씨는 "내일 모두 우리 국민들이 죽창 대신 종이투표를 통해 부패하고 사악한 이명박 정부의 심장을 찔러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또 "국무총리실의 엘리트 공무원도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게 아니라 권력자의 사유화된 욕망에 봉사하면서 인생을 망치는 것을 보면서 그들 역시 피해자라고 생각했다"며 "제대로 된 정치권력을 선출하지 못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있다, 제대로 된 대의기구를 만들지 못하면 이명박 정부와 같은 괴물이 언제든지 나타나서 저와 같은 고통을 겪는 이들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울러, "저는 여소야대 국회가 되면 진지하게 이명박 정부를 제대로 청산할 수 있는 특별법을 만들자고 호소하고 싶다"면서 "민간인 사찰, 4대강 사업, KBS·MBC 장악, 제주도 강정마을 등 여러 가지 사안을 청산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만들고, 다시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역사적 교훈을 남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변호사 역시 "국가기관과 집권여당이 총동원돼 한 사람의 삶을 파괴했다, 그간에 우리나라가 이뤄왔던 가치와 합의를 무너뜨린 일인데 지금도 집요하게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제 사람의 법정에서 사람의 증거로만 얘기하는 절차만 남아있지 역사의 법정에서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은) 역사의 법정에서 이미 끝난 사안"이라며 "내일 선거일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면 국민이 부여한 사명 대신 권력자의 의중을 살펴온 검찰은 현재의 자세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 2012.04.1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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