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민주당 자충수로 15~20석 잃어... 한명숙 지도부 약하다"

"새누리당은 당초 충청·강원에서 어렵고, 영남이 흔들리면서 115석 정도를 예상했다. 그런데 민주당이 중간층을 끌어들이는데 실패하고 자충수를 많이 뒀다. 민주당이 본래 예상보다 15~20석 정도 잃었다고 본다."

원희룡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10일 총선버스에 올라, 4.11 총선이 혼전구도로 가게 된 가장 큰 요인으로 '민주당의 자충수'를 꼽았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원 전 최고위원은 현재 각지의 새누리당 후보들을 지원유세하고 있다.

원 최고위원은 "새누리당은 130석을 기준으로 플러스 마이너스 몇 석 정도, 민주당은 140석에서 조금 못 미치는 의석을 확보할 것 같다"면서 "야권 모두를 합쳐서 여소야대의 구도가 만들어지겠지만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차이는 10석 정도 밖에 안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민주당이 한미FTA 폐기나 제주해군기지 문제를 핵심 이슈로 몰고 간 것은 오히려 심판구도를 흐리는 일이었다"며 "심판론이란 70 대 30의 압도적 대세를 50 대 50의 싸움으로 끌고간 격이다, 게다가 새누리당에선 박근혜 위원장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심판론이 더욱 흐려졌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땐 내곡동 사저 문제 등이 터지면서 'MB정권 심판'만이 주된 이슈였지만 총선 땐 민주당의 자충수로 양비론의 여지가 많아졌고 박근혜 위원장을 통한 보수층의 미래전망형 투표가 강화됐다는 얘기다. 그는 "(총선은) 현 정부에 대한 분노와 혐오, 생활에 대한 불만 등이 표출되는 선거인데다 악재까지 많이 겹쳤다"며 "지금 130석까지 올라온 것 자체도 긴가민가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특히 원 전 최고위원은 '한명숙 지도부'의 허약함을 꼬집었다. 그는 "선거캠페인, 악재 대응 과정 등에서 당의 공식지도부의 지도력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았다"며 "특정인을 얘기하진 않겠지만 사실상 '문재인당'이 되면서 비공식적 권력 역할이 (지도부보다) 크지 않나 생각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민주당이) 과거의 노정객들을 공천하는 경우가 있더라, 인물만 보고 지역구민에게 투표를 호소하기 힘든 곳들이다"며 "총선은 전체구도도 있지만 공천에 따른 연고관계 재편으로 발생하는 국지전적인 특성도 있다"고 꼬집었다.

원 전 최고위원은 '민간인 불법사찰'이나 '김용민 막말 논란'의 파괴력은 크지 않다고 봤다. 무엇보다 '김용민 막말 논란'에 대해서도 "일단 개인의 문제인데다 표절 시비가 일어난 문대성 새누리당 후보를 사퇴시키지 않은 채 상대방에 대한 공격만 이뤄졌다"며 "자기 문제를 단죄하지 않았기 때문에 서로의 지지층만 결집시켰을 뿐"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원 최고위원은 "투표율이 높아지면 새누리당에게 불리하다고 하지만 유권자들은 당연히 투표를 해야 한다"며 "설사 (당에) 불리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젊은 층이 투표를 많이 해야 하고 새누리당도 젊은 층을 두려워하면서 쇄신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호 | 2012.04.10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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