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 봄, 거리에 선 소프라노 정찬희

금세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는 눈. 그 눈가에 웃음꽃이 함빡 번지면 세상이 환해지는 듯 하다. 무대에 서지 못했던 그 언젠가를 떠올리며 "그 땐 정말 죽고싶었다"고 말하는 소프라노 정찬희. 예술가다운 감정선으로 넘치는 웃음과, 넘치는 눈물을 가진 그녀가 스물아홉의 시린 봄을 맞이하고 있었다.

국립오페라합창단과 문화관광부는 3월 31일자로 국립오페라합창단의 해체를 통보했다. 기본급 70만원을 받으며 "노래할 때가 가장 행복해서 불만 한번 토로하지 못하고 지난 세월을 보내"왔던 42명의 합창단원들. 그들은 오늘도 화려한 오페라 공연장이 아닌 거리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생에 첫 직장으로 국립오페라합창단에 들어가 존경하는 선배들과 무대에 설 수 있어 행복했다는 그녀. 찬희씨는 지난 2월 24일 다음 아고라에 "오늘 저는 너무 혹독한 세상을 경험하였습니다"란 글을 올려 많은 네티즌들로부터 관심과 응원을 받기도 했다.

지난 31일 국립오페라합창단원들은 문화관광부 앞에서 '국립오페라합창단의 해체와 부당 해고 철회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행사 전 정찬희씨를 만나 그녀의 음악인생과 한국에서 예술노동자로 살며 감출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들을 들어보았다.

| 2009.04.01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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