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사회

포토뉴스

대담 - 오연호 / 글 - 강연주 / 사진 - 권우성
 
신천지 주최 10만 수료식 장면. ⓒ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유튜브 화면
 
[요약영상] 신천지 추적 15년, 변상욱 기자가 말하다... 20대 청년들이 신천지에 빠지는 4가지 이유 ⓒ 홍성민
 
20대 코로나19 확진자가 30%에 육박했다. 전 연령 가운데 최다 확진자 비율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아래 중대본)는 3일 0시 기준 1417명의 20대 확진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50대(952명), 40대(713명), 60대(597명), 30대(578명)가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20대 확진자 급증의 배경으로 대구 신천지 집단감염을 꼽는다. 실제로 지난달 22일까지만 해도 53명이었던 20대 확진자 수는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 2일 이상호 대구시의사회 총무이사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대구 확진자 가운데 20대가 많다"며 "신천지에 젊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확진자 명단에 오른 다수의 20대들은 왜 신천지로 향했던 걸까?

"기성사회와 가족, 교회가 20대들에게 주지 못했던 것들을 신천지가 채워준 거다. 예컨대 끈끈한 인간관계나 자기 효능감과 같은 것들. 이 과정에서 청년들은 집단 최면에 스스로 빠지게 된다."

15년 경력의 '신천지 추적자' 변상욱 전 CBS대기자(현 YTN앵커)의 진단이다. 변 기자는 2006년부터 신천지를 보도해왔다. 그는 신천지를 두고 "한국사회의 모순이 집약돼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변 기자는 신천지의 내막과 함께 20대가 신천지에 빠지는 이유를 크게 4가지로 정리했다. ① 자기 효능감 ② 함몰비용의 법칙 ③ 터널비전의 함정 ④ 희소성 모델이다.

변 기자와의 인터뷰는 3일 오전 <오마이뉴스> 서교동 사무실에서 오연호 대표기자와의 대담 형식으로 1시간 20분가량 진행됐다. 아래는 전체 인터뷰 중 '20대가 신천지에 빠지는 이유'에 대한 부분을 정리한 내용이다.
  
"신천지, 약자의 약점을 파고든다"
 
변상욱 전 CBS 대기자. ⓒ 권우성
 
- 신천지 교인의 전체 수는 어느 정도인가?
"24만 명이라고 하는 건 공식적으로 잡힌 교인 숫자다. 교육생 조직, 이제 신천지에 들어가려고 하는 사람들 6만 명 이상을 따로 잡아야 한다. 그럼 30만 명 정도를 잡을 수 있다(국내외 24만 5605명, 교육생 6만 5127명)."

- 신천지 교인 전체에서 2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어떤가?
"공식 집계인 24만 명에 기준하면, 20대 교인은 약 9만 명에서 10만 명 정도 된다. 상당한 숫자다. 하지만 20대와 달리 30대에서는 탈퇴하는 사람들도 많은 편이다."

- 이유는 무엇인가?
"핵심 간부로 올라간 사람들은 남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나오는 편이다. 30대가 분기점이다. 직장·결혼 등 사회적 문제를 직면하거나 신천지의 허상을 깨닫고 나오는 사람들도 많다. 사실 신천지 교인 수보다 여기서 빠져나온 사람의 수가 훨씬 더 많다. 탈퇴한 사람 수가 제대로 집계 되지 않았을 뿐이지, 대체로 3만 명 들어가면 2만 명은 빠지는 식이다."

- 20대가 신천지의 상당수를 차지한 이유는 무엇인가?
"기성사회와 가족, 교회가 20대들에게 주지 못했던 것들을 신천지가 채워줬기 때문이다. 신천지 안의 끈끈한 인간관계와 집단 문화도 한 몫 한다. 그것이 감독과 감시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본인에 대한 관심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처럼 신천지에 빠진 이유에는 다양한 요인이 버무려져 있다고 본다. 나는 이것을 4가지 사회심리학적 요인으로 정리해봤다."

 - 4가지 요인은 무엇인가?
"첫째는 '자기 효능감'이다. 실패를 겪은 상태에서 '낙오자다', '분발해라' 등의 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대개 자존감이 크게 떨어져있다. 신천지는 이런 사람들의 약점을 파고든다. 당신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허황된 희망의 메시지도 건넨다. 이렇게 들어간 개인은 본인이 속고 있다는 생각을 쉽게 하지 못한다. 집단행동 속에서 집단 최면에 빠지기 때문이다. 문제가 있다고 느껴도 효능감을 느꼈던 짜릿한 기억 때문에 벗어나기 어렵다."

- 나머지 요인은 무엇인가?
"조직의 문제를 인지해도 스스로를 속이는 경우다. 누군가 잘못을 지적해도 듣지 않고 오히려 저 사람이 잘못 안다고 생각하는 거다. 새로운 상황을 마주하기보다는 그동안의 수고를 아까워하는 관성이 작용한다. 이걸 '함몰비용의 법칙'이라고 한다.

다음은 '터널비전의 함정'이다. 터널에 들어가면 밖이 안 보이고 오로지 터널 끝의 빛만 보이는 것이다. 이 경우 '당신이 속고 있다'는 지적은 들리지 않는다. 그 상태로 계속 직진하다가 깊은 함정에 빠지게 되는 식이다.

마지막은 '희소성 모델'이다. 신천지는 포섭할 때 '이런 얘기 너한테만 하는 건데, 아무나 이런 성경공부 하는 거 아니야'라는 말을 주로 사용한다. 입교하는 과정도 상당히 어렵게 만들었는데, 이런 단계를 모두 거쳐서 조직에 들어가게 되면 강한 집착도 생겨난다. 집착은 곧 중독이 된다."

- 이 과정에서 신천지의 실체를 모르고 빠져들게된 청년들도 많을 것 같다.
"맞다. 그게 신천지의 전도 방식이다. 이들은 본인의 직업이나 종교를 밝히지 않고서 접근한다. 주로 대학 동아리, 복음방, 일반 카페 같은 곳에서 약 3개월간 꾸준하게 만남을 이어가다가 마지막에서야 '너 신천지 들어봤니?'라는 말을 처음 꺼내는 식이다."

대학가에 퍼진 신천지
 
변상욱 전 CBS 대기자. ⓒ 권우성
 
- 대학 동아리에서도 신천지 전도 활동이 이뤄지는 건가?
"그렇다. 2012년 대학가를 조사했을 때 조선대·전남대·영남대·공주대에서 신천지 동아리가 하나씩 발견됐다. 2016년, 2017년에 재조사 했을 땐 공주대에서만 신천지 동아리 7개가 확인됐다. 실제로 교내외 대학생 신천지 동아리가 많다. 신입생들은 이런 동아리에 더욱 쉽게 노출된다. 한번은 동아리연합회 회장을 뽑는 선거에서 신천지 소속 학생이 나왔는데, 신천지 동아리가 워낙 많다보니 그가 당선되기도 했다. 이게 실제로 조선대·전남대·공주대 등에서 벌어진 일이다."

- 신천지의 교인 되는 과정은 어떤가?
"엄청나게 힘들고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앞서 말한 3개월간의 만남이 끝나면 신천지 무료 신학교에서 수업을 듣게 된다. 6개월짜리 신학교다. 청년들은 이곳에서 성경구절 100개를 달달 외우게 된다. 이후 필기시험까지 통과하면 본인 사는 곳에 팀을 배정받는데, 이게 '입교' 단계다. 입교 이후에는 신천지 총본부에 등록이 되어 교인 카드를 발급 받는다. 카드가 있으면 신천지의 모든 시설을 드나들 수 있다. 앞서 말한 '희소성 모델'이 여기서 작동한다. 이 과정을 거쳐서 조직에 대한 집착과 중독을 만드는 것이다."

경제 사각지대에 놓인 신천지 청년들  
 
신천지 주최 10만 수료식 장면. ⓒ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유튜브 화면
 
- 신천지 안의 집단 문화도 눈길을 끈다.
"신천지는 한국사회의 모순이 집약된 곳이다. 이곳은 군대문화도 있다. '빛의 군대 훈련'이라 부른다. 잠도 안 재우면서 해병대 특전사에 버금가는 훈련을 시키는 거다. 이 훈련 하다가 한 명 숨지는 일도 있었다. 언론이 사망사고를 폭로한 후 훈련은 없어졌다. 그래도 여전히 처벌과 징계는 굉장히 많다. 이밖에 이곳에서는 신도들을 성적으로도 제재한다."

- 성적 제재는 무엇인가?
"여자는 27세, 남자는 30세까지 연애가 금지돼있다. 6개월 연애하면 무조건 결혼해야 한다. 신천지는 각자의 지역 내에서 오랜 기간 집단 활동을 하는데, 이때 혹여라도 연애가 문제되면 안 되기 때문이다."

- 신천지에 있는 청년들 가운데 경제력 없는 이들은 어떻게 생계를 유지하나?
"처음에는 신천지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켜줬다. 교주 설교를 그대로 필사하면 만원씩 주는 거다. 하지만 신도들의 숫자가 늘어나자 이걸 없앴다. 지금은 각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지내고 있지만 경제적으로 궁핍할 수밖에 없다. 일전에 신천지 나온 학생에게 당시 어떻게 지냈냐고 묻자 '천 원짜리 김밥 한 줄을 하루 세끼 나눠 먹었다'고 했다. 잠은 친구들과 돈 모아서 고시텔 방 하나를 구했다고 한다. 비는 시간에 교대로 들어가서 잔 거다."

- 지금까지 20대 이야기를 했는데 신천지에 들어간 10대도 적지 않다고 들었다.
"그렇다. 신천지에는 중고등부도 있다. 이게 고민이다. 예전에 일산 한곳만 운영됐는데 이곳이 잘 되다보니까 전국으로 다 퍼졌다. 신천지 가정에서 나고 자란 애들도 이곳에서 교육 받는다. 여기서 자기들끼리 놀고 공부하다가 성경공부 시간 되면 간사가 와서 공부시키는 식이다. 그러다가 애들보고 '너희 전도 점수 올려야 한다'고 하면 애들이 자기 반 가서 친구들 데려온다. 중고등부 문제도 심각하다."

- 청년들이 신천지에 빠져드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사회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 신천지에 소속된 사람들 모두 재난 상황에서 국가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는 국민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종교를 다 떠나서 말이다. 이걸 전제로, 향후 우리 사회도 보다 민주적이면서 인간적인 사회의 모습을 갖춰야 한다. 신천지 문제에는 경쟁과 복종 문화에 찌들어있는 한국사회의 모습이 그대로 반영돼 있다. 각자도생의 사회에 살아가는 청년들이 신천지라는 약에 취해 넘어가는 것이다. 따라서 시민사회와 기성 교회 모두 지금보다 민주화돼야 하며, 포근한 인간관계도 회복해야 한다."

(* 변상욱 기자와의 인터뷰는 더 이어집니다. 아래 영상은 1시간 20분 인터뷰 전체.)
 
[전체보기] 신천지 추적 15년, 변상욱 기자가 말하다... 20대 청년들, 왜 신천지에 빠지나 ⓒ 홍성민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마주앉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와 변상욱 전 CBS대기자. ⓒ 권우성
 
댓글41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21,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OhmyNews 대표기자 & 대표이사. 2000년 2월22일 오마이뉴스 창간. 1988년 1월 월간 <말>에서 기자활동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