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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2일 오후 경기도청 다산홀에서 열린 '정책과 대화 제2차 포럼'에서 패널들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2일 오후 경기도청 다산홀에서 열린 '정책과 대화 제2차 포럼'에서 패널들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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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대한민국의 산업과 경제 발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근본적으로 (중앙정부의) 정책이든 정권이든 바뀌지 않으면 해결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난맥상을 앞장서서 비판해 왔던 김동연 지사가 '정권 교체'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동연 지사는 지난 22일 '정책과 대화 제2차 포럼'에서 반도체 산업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정책과 관련 '중앙정부와 경기도의 협력'에 관한 질문에 "중앙정부와 협력으로 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중앙정부가 생각을 바꾸든 중앙정부가 바뀌든 하지 않으면 이 문제는 해결 안 된다. 나중에 큰 문제와 화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단법인 선우재 주최로 경기도청 다산홀에서 열린 이날 포럼의 주제는 '김동연의 현장 정치와 한국 정치의 미래'였다. 김동연 지사는 정치·행정, 산업·경제, 복지·노동, 평화경제·남북교류협력, 과학·기술, 자치분권·균형발전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진행된 패널들의 질의에 답했다.

특히 김동연 지사는 "대한민국은 지금 대단한 위기다. 복합 위기, 중첩 위기"라며 "그중에서 가장 큰 위기는 리더십 위기"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윤석열 정부가 2년 동안 국정을 운영하면서 너무나 잘못된 국정 운영의 길로 접어들었고, 제대로 되지 않는 리더십으로 인해서 나라는 쪼개지고 국론은 분열했다. 정치판은, 어떤 모 당의 비대위원장은 무슨 X판이라는 표현을 썼더라"고 말했다.

김동연 지사는 또 "이번 정부는 그렇게 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전제한 뒤, "다음 정부가 우리가 꿈꾸는 어떤 정권이라 하더라도 분명하게 우리가 가야 할 길에 대한 비전과 철학, 가치가 분명하고, 그것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일머리와 역량이 함께 갖춰지지 않으면 저는 실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2일 오후 경기도청 다산홀에서 열린 '정책과 대화 제2차 포럼'에서 패널들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2일 오후 경기도청 다산홀에서 열린 '정책과 대화 제2차 포럼'에서 패널들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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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스스로 큰 업적 냈다고 착각... 대단히 큰 문제에 봉착해 있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포럼에서 윤석열 정부의 비전 부재와 무능 등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우선 김 지사는 반도체 산업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정책과 관련 "중앙정부에서 신재생에너지 목표 비율을 낮춰잡았고, 기후변화 관련 대책들은 이번 정부 임기 이후로 미뤄놨다. 안 하겠다는 얘기"라며 "그래서 저희가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했고, 경기도는 RE100 선언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이어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 대한 (정부의) 전력 대책은 현재로서는 엉터리"라며 "중앙정부에 문제가 있다고 TF를 통해서 얘기하고 있지만 중앙정부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한 일이어서 한계가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김동연 지사는 특히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협력이 미흡하다'는 패널의 의견에 대해 "중앙부처와 협력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마이동풍"이라며 중앙부처와의 협력 사업에서 경기도가 역차별 등을 받은 사례를 소개했다. 김 지사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역 4개 중 3개가 경기도에 있는 GTX-A 노선 개통식과 시승식에 김동연 지사를 초청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 처가 특혜 의혹이 제기된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과 관련 경기도와 정치권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자, 당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양평고속도로 전면 무효화를 선언했다.

김 지사는 "이런 상황에서 (중앙부처와 경기도가) 협력이 되겠느냐"면서 "근본적으로 정책이든 정권이든 바뀌지 않으면 해결이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연 지사는 또 "지금 정부가 균형재정을 강조하면서 사실은 긴축재정을 하고 있다. 실력이 없으면, 자기가 가려는 길에 대한 분명한 철학이 없으면 어설픈 이야기에 어설픈 생각에 금방 압도, 설득당해서 그게 마치 최고의 선인 양 주장하고 고집 피우는 우를 범하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이어 "나라의 경제가 일직선상의 트랙이 아니라 코너웍을 돌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정부의 역할이 더 커져야 한다"며 "경기도는 확대 재정을 얘기했고 작년에 추경을 했고 올해에 6.8% 예산을 증가시켰다. 제대로 된 곳에 돈을 쓰는 확대 재정이 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정부와 관료들이 이런 문제에 관해서 얘기를 해도 들을 것 같지 않아서 더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연 지사는 현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해서도 "아마도 윤석열 대통령은 스스로 큰 업적을 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저는 대단히 큰 문제에 봉착해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과 같이 (미국 쪽으로) 아주 원사이드하고 일방적인 외교에 경사 돼 있는 것은 대단히 잘못됐고, 불안한 리스크 요인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이나 러시아와의 외교 상황에 대해서 대단히 유감스럽고, 하루빨리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정부의 비전과 철학, 그것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일머리와 역량"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면서 "다음 정부가 이런 것을 다 갖췄어도 지금의 정치 시스템으로는 실패하기가 쉽다"고 말했다.

앞서 김 지사는 포럼 모두발언에서 "'나는 왜 정치를 했을까?', 부총리까지 하면서 바꿔 보고자 했던 대한민국을 바꾸지 못했던 이유는 결국 우리 정치판의 문제, 정치제도와 정치문화와 정치인의 문제"라면서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행동에 옮겨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동연 지사는 또 "모든 게 바뀌어야 하지만, 그중에 첫 번째는 정치판을 바꿔야 한다"면서 "지금의 정치판, 사람, 정치 제도로써는 대한민국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태그:#김동연, #윤석열, #경기도지사, #신재생에너지,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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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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