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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의 청년들이 세월호참사 10주기를 앞두고 4.16을 기억하고 말하는 '4.16 10.10.10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안산청년네트워크가 주관하고 4.16재단이 지원하는 사업으로, 3월 21일부터 4월 15일까지 11개의 공간에서 총 12차례로 계획해 진행 중이다.

이번 만남은 아홉 번째 만남으로 지난 5 오후 7시 청년 10명이 온다젤라또 가게에 모였다. 이날 대화모임은 온다젤라또 가게 운영자의 진행으로 이뤄졌다.
 
참가자들이 플로깅을 하는 모습
▲ 안산청년네트워크1 참가자들이 플로깅을 하는 모습
ⓒ 안산청년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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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참여자들의 간단한 소개와 함께 플로깅을 하러 밖으로 나갔다. 약 50분간 플로깅을 진행했다. 그리고 가게로 돌아와 플로깅에 대한 소감을 나누고, 4.16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질문에 대해 각자의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참여한 청년 A씨는 "사실 플로깅이 뭔지 모르고 왔다가 함께 참여하며 알게 되었다"며 "쓰레기 중 담배꽁초가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주변에 지나가시는 분께서 '버리는 사람 따로 있고 치우는 사람 따로 있네'라는 말을 해주셨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세월호 참사가 생각났다"며 "세월호 참사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책임지지 않는 모습이 떠올랐다"고 했다.

또 다른 청년 B씨는 "플로깅을 하는 거리에서 선거유세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쓰레기를 줍는 중에 선거유세 방송으로 안산시를 발전시키겠다는 노랫소리가 들렸고 그 순간 후보자와 눈이 마주쳤는데 외면하고 지나간 후보자를 보며 뭔가 아이러니한 감정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플로깅 소감을 나눈 뒤 이어서 세월호 참사 당일에 대한 각자의 이야기를 나눴다. '그날에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가?'라는 질문이었고, 그날에 대한 청년들의 기억은 구체적이었고 또렷했다.

누군가는 대학교 3학년 707번 버스를 타고 등교하며 라디오를 통해 속보로,
누군가는 병원 원무과에 근무하며 TV를 통해,
누군가는 부활주일을 앞두고 고난주간 새벽기도를 마친 후 아침밥을 먹으며,
누군가는 취업을 준비하던 때에,
누군가는 고등학교 2학년 점심시간 친구를 통해,
누군가는 자격증을 준비하던 와중에,
누군가는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 시절에,
누군가는 초등학교 4학년 어린시절에,
누군가는 출근길에 뉴스속보를 통해,
누군가는 군대 훈련소 수료식 날에,

각자가 살아가는 일상에서 세월호 참사의 소식을 들었고, 모두 동일하게 전원구조라는 오보와 계속 번복되는 뉴스를 보던 충격을 잊을 수 없었다고 나눴다.
 
참가자들이 4.16세월호참사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
▲ 안산청년네트워크2 참가자들이 4.16세월호참사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
ⓒ 안산청년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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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날의 기억은 어린 시절 죽음에 대한 충격을 줬고, 나의 친구가, 환자가 희생자가 돼 돌아오는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됐다고 생각을 나눴다. 또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큰 배신감을 가지게 되었다고도 했다. 

이후 두 번째 질문인 '세월호 참사가 나에게 준 영향은 무엇인가?'에 대해, 참여한 많은 청년들은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올바른 정치참여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청년 A씨는 "나의 투표 하나가 이런 상황을 만들었을 수 있겠구나 생각하며 이후부터는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청년 B씨는 "유가족분들이 일반 대중들에게 외치는 '잊지 말아달라'는 말이 기억에 남았고, 계속해서 잊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이제 그만해도 된다는 말을 들을 때는 오히려 오기로라도 더 기억하려고 행동했고 그것이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한 노력이었다"라고 말했다. 또 청년 C씨는 "플로깅과 세월호참사를 기억하는 것이 맞닿아 있는 것 같다"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가는데 계속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플로깅과 세월호참사 대화모임을 진행한 온다젤라또 운영자는 대화를 마무리 하며 "세월호 참사 이후 어른들이 쉽게 판단하며 내뱉는 말들로 인해 화가 많이 났다"고 말하면서, "당시엔 그 사람들이 미웠지만 돌아보니, 세월호 참사에 대해 비난을 쏟아내는 사람들을 비난하기보다 세월호 참사를 비난하게 만든 사회구조를 변화하게 해야하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며 대화모임은 마무리가 되었다.

'4.16 10.10.10프로젝트'는 앞으로 세 차례 더 진행될 예정이다. 6일 저녁 7시 아우어요가, 10일 오후 7시 어반커뮤니티, 15일 오후 7시 마을상점생활관과 함께 진행된다. 그리고 12일 오후 7시엔 각 모임에서 진행된 내용들을 공유하고 4.16생명안전선언을 함께 만드는 '안산청년공론장-우리는 안녕한 사회를 원한다'가 진행될 예정이다.

안산청년네트워크는 청년 문제가 날로 심각해 감에 따라 ,지역차원의 청년정책의 필요성을 절감하여 안산지역 청년단체 네트워크를 통해 공동으로 대응하고 지속적인 청년 의제 발굴 및 공론화를 위해 2014년 발족한 연대체다. 안산청년네트워크에는 안산녹색소비자연대, 안산YMCA, 안산YWCA, 평등평화세상온다가 소속돼 있다. 경기내일스퀘어안산 상상대로, 안산지속가능발전협의회 등이 협력기관으로 함께하고 있다.
 
참가자들이 플로깅을 끝내고 같이 젤라또를 나눠 먹는 모습
▲ 안산청년네트워크3 참가자들이 플로깅을 끝내고 같이 젤라또를 나눠 먹는 모습
ⓒ 안산청년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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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세월호참사, #안산청년네트워크, #안산, #청년, #온다젤라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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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산에서 직장다니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속에서 시민들과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역할을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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