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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국정원)이 광범위하게 민간인들을 불법 사찰했다는 의혹이 22일 제기됐다.

촛불승리전환행동(상임대표 김민웅 목사, 이하 촛불행동)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정권의 광범위한 민간인 불법사찰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권이 불법사찰 자료로 시민단체들을 북한과 연관시켜 모종의 사건을 만들려 했다고 주장했다.

촛불행동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경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들이 자신들을 사찰하던 남성을 발견했다.

헌병대 소속이라고 주장한 남성의 휴대전화를 확인해보니 경기남부경찰청, 안보수사단 소속 인물들과 만든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대진연 회원뿐만 아니라 촛불행동, 시민단체, 지역의 민주당 당직자, 농민회, 민주노총 소속 간부들, 환경운동 활동가 등을 불법 미행하고 사찰한 내용이 나왔다고 한다.

촛불행동은 기자회견문에서 "이 남성이 경기남부청 안보수사단 소속 경찰관들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내용에는 대진연 회원들뿐만 아니라 촛불행동과 정당, 사회단체 인사 등 광범위한 사찰 자료들이 담겨있었다"면서 "이뿐만 아니라 사회단체 활동을 북한과 연계하려는 계획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대화 내용도 확인되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우리는 공안당국의 광범위한 민간인 불법사찰이 정권 위기, 총선 패배의 위기에 몰린 윤석열 정권의 공안정국 조성 시도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촛불행동은 "또다시 조작사건, 공안사건을 만들어 총선 위기, 정권 위기를 넘어서 보겠다는 윤석열 정권의 불법, 무법의 민간인 사찰을 강력히 규탄한다"라며 "우리는 각계각층과 함께 윤석열 정권의 민간인 사찰 행위에 대해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촛불행동은 이 남성이 헌병대 소속이 아니라 국가정보원 소속이라고 추정했다. 촛불행동은 민간인 사찰 관련한 자료를 분석해 보도자료를 낼 예정이라면서, 사찰 피해자로 지목된 사람들과 공동 대응하고 법적 조치를 강력하게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정원은 이날 오후 문자공지를 통해 "촛불행동이 주장하는 민간인 사찰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도 촛불행동이 국정원 소속이라고 추정했던 남성이 국정원 조사관이었음을 확인했다.

국정원은 "북한 문화교류국과 연계 혐의가 의심되는 A씨에 대해 국정원법 제4조에 따라 안보침해 범죄행위를 추적해 왔다"면서 "오늘 오전 우리 조사관 1명이 A씨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A씨를 포함한 수 명의 인물들에게 불법 감금 당하고 휴대폰을 탈취 당하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촛불행동이 주장하는 민간인 사찰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국정원은 "오늘 오전, 정상적인 안보조사 과정에서 발생한 불법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국가안보와 국민의 안녕을 위하여 앞으로도 안보침해 범죄에 대해서는 적법 절차에 따라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직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폐지하는 개정 국정원법이 지난 1월 1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은 올해부터 경찰로 완전히 넘어갔다. 

다만 국정원법 제4조(직무) ➀의 라는 "국가보안법에 규정된 죄와 관련되고 반국가단체와 연계되거나 연계가 의심되는 안보침해행위에 관한 정보"를 국정원이 수집·작성·배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국정원은 입장문에서 "해당 사안에 대해서는 법원으로부터 관련 영장을 발부받았다"고 밝혔다.

태그:#국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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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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