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은 에너지전환포럼 및 환경운동연합과 함께 해양생태계와 공존하는 해상풍력 확대 연구과제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중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해상풍력을 설치한 영국과 독일을 방문하여 민간과 정부의 노력 및 성과를 살펴보았습니다. 3회에 걸쳐 해상풍력 관광, 생태계 보호 기술, 중앙정부의 입지선정 제도를 소개하는 글을 연재합니다. [기자말]
기후변화의 위험이 점차 가시화되며 이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세계 많은 국가들에서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우리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처음 걸어가는 길이며 그 길에서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만나게 된다.

그 중 한가지는 환경 훼손에 관한 모순일 것이다.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재생에너지를 사람들은 흔히 친환경 에너지라 부르곤 한다. 그러나 때때로 태양광 발전소를 짓기 위해 산 비탈을 민둥으로 만들어 놓은 광경을 보거나 풍력 발전소를 짓기 위해 언덕 능선을 따라 숲을 밀고 도로를 내는 소식을 들을 때면 과연 무엇이 친환경인가 하는 회의가 찾아오는 것도 사실이다.

즉, 재생에너지는 기후변화 완화를 위해 꼭 필요하지만 발전소가 입지한 지역에서는 어디에 어떻게 입지하냐에 따라 환경 영향이 발생하는 모순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결국 지역 주민의 수용성을 저해하고 환경단체의 공분을 사는 원인이 되기에 기후변화 완화 노력을 할 때에는 이러한 모순적인 상황을 해소하는 것도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여기에서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의 역할이 몹시 중요하다. 사업자는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소유하면서 발전 사업을 통해 가장 큰 이익을 거두는 주체이므로 발전소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 영향에도 책임이 있다.

그렇다면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가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해 하고 있는 노력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해상풍력 발전을 전문으로 하는 오스테드(Orsted) 사를 만나 해양생태계와 공존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물어보았다. 참고로 해상풍력은 가까운 미래에 재생에너지원 중 세계적으로 가장 전력생산 비중이 높은 발전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문
▲ 오스테드 런던 오피스  정문
ⓒ 류호재

관련사진보기

  
오스테드는 덴마크의 'Dong Energy'가 전신[A1] 으로, 과거에는 매출의 90% 이상을 화석연료 사업에 의존했으나 현재는 완전히 탈바꿈하여 전세계 해상풍력 발전사업의 25%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풍력대기업이 되었다. 오스테드는 재생에너지만으로 움직이는 세상을 만든다는 비전을 가지고 세계 각지에서 많은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오스테드에서는 일찍이 해양생태계와의 공존을 위한 해상풍력 발전에 필요성을 느끼고 다양한 공법과 조치를 강구해왔다.

먼저, '버블 커튼'이라는 공법을 도입하여 소음에 대처하고 있다. 버블 커튼은 말 그대로 시공 중인 풍력발전소 구조물 주위로 마치 커튼을 치듯이 거품을 분사하는 것인데, 이를 통해 시공 소음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고래나 바다표범과 같은 해양포유류는 해상풍력 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에 큰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피해를 억제하기 위함이다. 
  
거품을 발생시켜 타공 소음을 억제한다
▲ 버블커튼 공법 거품을 발생시켜 타공 소음을 억제한다
ⓒ Orsted

관련사진보기

 
또한 해상풍력 발전소 주변으로 인공 산호를 배치하여 해양생물의 서식지를 조성하는 방법도 있다. 인공 산호는 3D 프린터로 제작하여 해저에 직접 배치하는데, 인공 산호는 해저에서 다양한 산호초와 작은 물고기들의 보금자리가 되어 준다. 이로 인해 해상풍력 발전소 설치 과정에서 국지적으로 영향을 받았던 해양생태계가 보다 빠르게 복원이 될 수 있도록 기여한다.
 
.
▲ 모래 사구와 잘피 이식 .
ⓒ Orsted

관련사진보기

  
다음으로는 모래사구 형성과 잘피 이식을 통해 서식지를 인위적으로 조성하는 방법이다. 모래사구와 잘피는 바다새들과 해양생태계의 주요 거점이 된다. 뿐만 아니라 해안선 침식 방지와 해일 피해 완화라는 기능까지 덤으로 가져온다. 영국 북해에서 가장 큰 해상풍력 단지가 입지한 험버 지역 일대에서 오스테드는 이렇듯 잘피 이식과 모래사구 형성을 목표로 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에서 눈여겨 볼 점은 반드시 해상풍력 발전소 주변이 아니더라도 환경 가치가 더 높은 다른 장소에서 보존 활동을 하여 더 높은 가치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까지 해상풍력 발전 사업자가 해양생태계와 공존하기 위해 하고 있는 몇가지 노력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겉보기에는 생태계까지 고려하면서 재생에너지를 추진하는 것은 많은 비용과 시간을 추가로 필요로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봤을 때 환경 영향을 최소화할 때 지역 주민들의 지지와 발전사업 인허가를 더 빨리 얻어 사업 추진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길이 된다.

비단 해상풍력뿐만 아니라 육상풍력과 태양광 등 다른 재생에너지 발전 또한 환경 영향을 해소하기 위해 사업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정부는 생태계 보존에 적극적인 노력을 하는 사업자에게 제공할 인센티브 제도를 정비해볼 수 있으며, 시민들 또한 자기집 주변에서 진행되는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 속에서 환경이 어떻게 영향을 받을지 꾸준히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태그:#해양생태계, #해상풍력, #기후변화, #환경영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환경계획학 박사과정 수료, 환경-에너지 연구자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