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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은 27일 세종 남부경찰서 앞에서 박은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의 경찰 출두에 앞서 환경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은 27일 세종 남부경찰서 앞에서 박은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의 경찰 출두에 앞서 환경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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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새뜸] “무자비한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보철거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기자회견 #4대강사업 #세종보 #한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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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보 담수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려고 매일 두세 번 이상 환경부 담당부서에 전화했습니다. 3개월 이상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참다못해 환경부 민원실을 찾아갔습니다. 민원을 접수하면서 실무자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마침 환경부 장관이 세종보 재가동 점거 현장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 입장을 전달하려고 갔었는데, 그 뒤 경찰에서 출석신고서가 날아왔습니다. 성명서를 전달하려고 한 것뿐인데... 무자비한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27일 세종 남부경찰서 앞에서 열린 '윤석열 환경부' 규탄 기자회견의 사회를 맡은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의 임도훈 간사가 한 말이다. 박은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의 경찰 출두에 앞서 열린 이날 기자회견에는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세종환경운동연합, 장남들보전시민행동, 정의당 대전시당 등의 활동가들이 참석해 규탄 발언을 이어갔다.

박 처장은 환경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지난 11월 29일 세종보를 방문한 한화진 환경부 장관의 차량을 잠시 막아서서 성명서를 전달한 바 있다. 장관은 차량에서 내리지 않았고 환경부 직원이 대신 성명서를 수령한 뒤 현장 시찰을 마쳤다. 이와 관련, 경찰의 한 관계자는 "당시 '미신고집회'로 인지해 집시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서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관련기사] "죽은 세종보 좀비처럼 되살린다? 장관님 정신 차리세요" https://omn.kr/26kuc).
 
지난 11월 29일 오전 11시경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세종보 재가동 공사 상황을 알아보려고 현장을 시찰했다.
 지난 11월 29일 오전 11시경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세종보 재가동 공사 상황을 알아보려고 현장을 시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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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욕근치... "더 이상 욕된 일하면 치욕을 당할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성명서 전달을 수사 대상으로 삼은 경찰과 환경부 장관을 성토했다.

문성호 대전충남녹색연합 상임대표는 유대인을 모아 강제수용소로 보내는 열차수송의 최종 책임자였던 아돌프 아이히만이 1961년 나치 전범재판에서 "단지 상급자의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정권의 지시에 따라 4대강과 설악산, 새만금, 가덕도에서 환경 파괴에 앞장서고 있는 환경부 장관은 아이히만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문 대표는 이어 한화진 환경부 장관에게 '태욕근치'(殆辱近恥)라는 사자성어를 추천했다. 총애를 받는다고 욕된 일을 하면 머지않아 위태함과 치욕이 올 것이라는 뜻이다. 문 대표는 "더 늦기 전에 그간의 욕된 일을 국민 앞에 사죄하고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말했다.

박창재 세종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성명서를 전달하려고 찾아간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수사를 받는 건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도 없었던 일"이라며 "환경단체에 족쇄를 채우고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생명의 강 4대강을 위해 전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생명을 지키는 일이 탄압 대상이 되다니..."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도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누구를 위한 경찰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대통령은 공산전체주의를 외치고 있는데, 대체 누가 공산주의자고, 누가 전체주의자인가, 지금 하고 있는 행태가 공산주의이고 전체주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처장은 이어 "우리들은 그동안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를 열어서 그 안의 생명들을 살리기 위한 활동을 해왔고 이처럼 생명을 지키는 일이 탄압의 대상이 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지금은 박 처장님이 조사를 받지만 앞으로는 환경부 장관이 반드시 조사받고 수사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찰에 출석한 박은영 사무처장은 "이성적이고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라 공권력이 '미신고집회'를 처벌하겠다고 나서는 게 어이가 없다"면서 "오늘 조사를 잘 받고, 환경부 장관이 국민의 심판을 받는 날이 올 때까지 새해에도 가열차게 싸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정권 앵무새, 한화진 장관은 자격 없다"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은 27일 세종 남부경찰서 앞에서 박은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의 경찰 출두에 앞서 환경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은 27일 세종 남부경찰서 앞에서 박은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의 경찰 출두에 앞서 환경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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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민행동의 기자회견문은 조성희 장남들보전시민모임 사무국장이 대독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당시 한화진 환경부 장관에게 성명서를 전달하려고 했던 취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윤석열 환경부는 지난 7월 20일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 이후 보 처리방안을 졸속으로 취소하고,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을 위법적으로 변경했다. 또, 민관협의체의 협의 사항을 무시하고 대백제전 공주보 담수를 강행하고, 5년간 개방으로 자연성을 회복한 세종보를 재가동하기 위해 중장비를 투입했다. 이는 수년간의 논의와 주민 의견수렴 과정을 철저하게 배제하고 물정책을 수십 년 전으로 회귀시키는 정권의 폭거다."

이들은 특히 "시민환경단체는 합의 이행과 정책 결정 과정에 준하는 논의 과정과 주민 의견수렴 과정 등 국민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칠 것을 요구했지만 환경부는 보 운영 민관협의체 등 거버넌스의 명분만 유지한 채, 어떤 논의 구조도 작동시키지 않고 일방적으로 공주보를 담수, 세종보 재가동 추진 등의 정책을 강행했다"면서 "이 과정에 있어 환경부는 전화 연락은 물론, 공식 공문에조차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5년간 개방된 공주보 수문을 기약 없이 닫아놓고, 매년 유지 보수만 반복하면서 단 1년도 제대로 작동된 적이 없는 죽은 보인 세종보까지 다시 가동하겠다는 환경부 장관에 우리의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들고 세종보를 찾아갔다"면서 "어떤 물리력의 행사도 없었을 뿐 아니라, 심지어 환경부 장관은 차량에서 내리지도, 입장문을 받아가지도 않았다, 한화진 장관의 이런 오만한 태도에 우리는 되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우리 강산을 보호하고 지키는 본연의 책무를 잊고, 정권의 뒤에 숨어서 떨어지는 콩고물만 바라보는 자는 환경부 장관으로서 자격이 없다"면서 "국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정권의 앵무새 노릇을 반복하는 한화진 장관은 당장 장관직을 놓고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 [환경새뜸] 한화진 장관 차량 막아선 환경단체... 세종보 수문 정비 방침에 반발 한화진 환경부장관이 탄 차량이 금강의 세종보 재가동 공사 현장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환경단체 인사들이 이를 가로막았다. “환경부는 왜 전화를 안 받나요? 제발 소통을 해주세요!” “세종보는 홍수, 가뭄 효과가 없습니다.” “장관님, 그렇게 당당하면 차에서 내리셔서 대화 좀 해주세요.” 29일 오전 11시경, 세종시 세종보 좌안 둔치에서 벌어진 실랑이다. 한화진 환경부장관은 세종보 수문 정비 상황과 소수력발전 계획을 점검하기 위해 이날 세종보를 방문했다. 이 소식을 접한 ‘보철거를위한금강영산강시민행동’ 활동가들과 정의당 당원들은 세종보 재가동 계획 철회를 주장하며 기습 피켓시위를 벌였다. 관련 기사 "죽은 세종보 좀비처럼 되살린다? 장관님 정신 차리세요" https://omn.kr/26kuc #세종보 #4대강사업 #환경새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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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세종보, #환경부, #공주보, #4대강, #한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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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사람에 관심이 많은 오마이뉴스 기자입니다. 10만인클럽에 가입해서 응원해주세요^^ http://omn.kr/acj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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