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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방해받지 않을 나만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아무 생각 하지 않고 가만히 쉬고 싶어서, 소중한 사람들과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저마다의 이유도 다양하고 각자 선호하는 장소도 다르다. 산, 바다, 들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대로 떠난다. 쉼 없이 맛있는 것을 먹거나 자연 속에서 경치를 감상하고 휴식을 취하는 등 바깥 생활을 즐기는 방법도 다양하다. 집 나가면 고생이라는데, 멀쩡한 집 놔두고 왜 밖에서 자는 걸까? 고생스러워도 자꾸 떠나는 사람들을 만나보고자 한다.[기자말]
텐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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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캠퍼 시절을 거쳐 10년 넘게 캠핑을 하면서 노하우도 생겼다. 야외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는 캠핑은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가 워낙 많다 보니 경험없이는 알기 어려운 점들이 많다. 캠퍼들이 모여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경험자들에게 조언도 구하고 열심히 검색해 각종 정보를 수집해도 무슨 의미인지 모를만한 이야기가 산더미다.

처음 접하는 모든 분야가 비슷하겠지만 캠핑이야말로 몸으로 직접 부딪쳐야 체득되는 것들이 많다고 느꼈다. 장비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흔히 초보 캠퍼들이 하는 실수를 '비싼 수업료(불필요하고 자신에게 맞지 않는 장비 구매 등)를 지불했다'고 표현한다. 하는 것마다 어색하고 실수를 연발하던 초보 캠퍼 시절을 회상하며,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야 터득할 수 있었던 노하우를 공유해 보고자 한다.

나만의 텐트를 찾고 싶다면?
     
텐트를 선택할 때는 생활방식, 인원수, 재질 등을 고려해야 한다. 우선 3시즌(봄, 여름, 가을)용과 동계용으로 나뉘는데 3시즌용은 동계용보다 저렴한 편이며 재질이 얇아 무게가 가볍다는 특징이 있다.

다만 위의 용도 구분에 따른 텐트 구입 대신 재질에 따른 텐트 구입을 추천하고 싶다. 크게 폴리 텐트와 면 텐트로 구분되는데, 모든 생활을 텐트 안에서 해야 하는 동계에는 크기가 큰 면 텐트를 가져가 텐트 안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실외 생활하기 좋은 3시즌에는 비교적 작은 폴리 텐트에서 타프, 윈드스크린 등을 함께 사용하는 형태다.

타프와 윈드스크린을 사용하면 햇빛과 바람을 차단함과 동시에 적당한 프라이버시를 유지하기 때문에 실외에서는 취사를 텐트 안에서는 잠을 자는 숙식 분리 형태로 운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소형 텐트 위에 큰 사이즈 타프를 설치해 자외선과 새벽 이슬을 차단하는 편이 좋다.
 
텐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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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 텐트 중에서도 소비자가격이 매우 높은 편에 속하는 거실형 텐트는 거실과 취침 공간으로 분리돼 있어 크고 멋있어 보이지만 좀 더 본격적인 캠핑에 돌입했을 때 구매해도 늦지 않다.

이후 캠핑의 매력에 빠져 동계 캠핑을 결심했다면 면 텐트를 구입하면 된다. 면 텐트는 폴리 텐트보다 훨씬 비싸지만 면의 재질 자체가 폴리 재질보다 통기성이 매우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100% 면 텐트는 결로현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고 추운 날씨에 텐트 안에서 난방을 하며 실내외 온도 차이가 생겨도 적정 습도와 쾌적한 공기 유지에 편하다. 통기성이 약한 폴리 텐트는 마치 비가 내리듯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가족 구성원 중 어린이가 있다면 동계에는 무조건 면 텐트가 최고다.

사실 캠핑 입문자들에게 텐트 추천을 권하지는 않는다. 무조건 장비를 구매하는 것보다는 캠핑 자체가 나와 잘 맞는지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캠핑 라이프는 어떤 형태인지 충분한 시간을 갖고 파악할 것을 제안한다. 장비가 갖춰진 글램핑 장을 찾거나 장비가 있는 지인들을 따라 실제 캠핑 현장을 경험해 본 뒤 필요로 하는 텐트를 구매하는 것이 적합하다.

캠핑의 질을 결정하는 바닥 고르기
 
   
캠핑장 예약을 하다 보면 파쇄석, 나무데크 등의 사이트 바닥의 구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바닥 조건을 고려하지 않았다가는 장비셋팅이 어렵거나 장비가 손상되어 당황할 수도 있고 심지어 다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파쇄석'은 인공적으로 깨트린 작은 돌을 깔아서 만든 형태이다. 크기가 작은 돌이지만 깨트린지 얼마 되지 않은 파쇄석에는 모서리가 날카로운 경우가 많아서 맨발로 밟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파쇄석 위에 텐트를 피칭할 때는 날칼운 돌에 걸려 찢어지지 않도록 바닥을 먼저 살핀다.

비탈진 곳이나 산속 휴양림에서 주로 설치된 '나무데크'도 인기 있는 형태다. 요즘에는 평지에도 나무데크를 설치하는 캠핑장들이 많은데 애초에 평평해서 바닥공사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장비 손상도 거의 없고 바닥에서 자도 등 배김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나무데크에 텐트를 피칭하기 위해서는 나무데크 전용 펙(peg)이 필요하고 내가 가진 텐트 사이즈보다 데크 면적이 작지 않은지 예약 시 미리 확인해야 한다.

싱그러운 초록빛의 '잔디 바닥'은 감성 가득한 캠핑 분위기와 잘 어울리지만 배수가 잘 되지 않고 땅의 습기 영향을 많이 받는다. 기온이 떨어지는 밤에는 모든 것이 축축해짐을 느낄 수 있고 텐트 내부 결로를 심각하게 한다. 또 잔디에는 각종 벌레가 많으며 밤과 새벽을 지낸 텐트에는 습기와 정전기로 인해 잔디가 많이 달라붙어 귀찮아진다.

이외에도 노지 캠핑에서 만나기 쉬운 '흙바닥'은 사람이 걸어다닐 때 먼지가 쉽게 생기며 비라도 내리는 우중 캠핑을 하게 되면 텐트는 온통 모래, 진흙 범벅이 된다. 바닷가 주변의 '모래 바닥' 역시 어디를 막아도 모래 바람의 공격을 받기 쉬워 모래 섞인 음식을 먹게 될 확률이 높고 전용 펙을 준비해도 고정이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여름에는 배수 제로에 펙도 박기 어려운 우레탄 마감 바닥을 피하는 것이 좋고 간혹 콘크리트, 시멘트, 유리, 고무 등이 섞인 건축 폐기물로 이뤄진 바닥을 만난다면 무조건 피해야 한다.
 
캠핑의자
 캠핑의자
ⓒ 김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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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 필수품 난로 구입 전 확인하기
      
추위를 즐겁게 이겨내기 위해 떠나는 동계 캠핑에서 난로는 취침시 체온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캠핑용 난로는 사용하는 연료에 따라 '등유 난로', '부탄가스 난로', 'LPG가스 난로'로 출시되며 장단점이 분명하게 나뉜다.

등유 난로는 높은 열량과 저렴한 유지비용이 장점이지만 등유통을 준비하는 것이 번거롭고 등유 냄새에 대한 거부감이 단점이다. 냄새가 적게 나는 제품도 있지만 이마저도 거부감이 심해 개인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 등유 냄새에 민감하지 않은 분께 추천한다.

부탄가스 난로는 흔히 소형 가스버너에 꽂아 사용하는 길쭉한 모양의 부탄가스통을 사용한다. 열량이 낮고 연료 소모량이 매우 높기 때문에 주된 난방기구로 추천하지 않는다. 기온이 떨어지는 야간 실외에서 머물 때 아이가 춥지 않도록 하는 보조 난방기구로서 사용하고 있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선호하는 주된 난방기구는 LPG가스 난로다. 연료 소모량은 많지만 열량이 높아서 집보다 더 따뜻한 안락함을 선사한다. 단, 일산화탄소 중독에 대한 위험이 상존하기에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5개 이상 함께 설치하고 있으며 환기구를 열어 신경 쓰며 환기하고 있다. 가장 신경 쓸 부분이 많은 난로지만 따뜻한 효과를 제대로 보고 싶다면 적극 추천한다.

꼭 지켜주세요! 캠핑매너

1. 캠핑장은 금연구역

식당 안에서 담배를 피우던 때도 있었지만 갈수록 흡연에 대한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캠핑장에서도 금연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야외라고 해도 흡연으로 인한 냄새는 주변 사람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 안전의 이유로도 텐트 내 흡연 역시 금지, 흡연은 반드시 지정된 장소에서만 해야 한다.

캠핑에도 반드시 지켜야 할 매너가 있다. 나를 불편하게 하는 행동이 있듯 내가 하는 행동에도 남에게 불편감을 줄 수 있는 부분이있을 수 있으니 남탓하기보다 나부터 지킨다는 마음이 중요하다. 각자 정해진 공간에서 자기만의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수가 일정 간격을 두고 사용하는 공간에서는 더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2. 전기제품 사용 자제

국공립 캠핑장 및 민간 캠핑장 대부분에는 사이트별 소비전력 제한이 600W~1000W로 정해져 있다. 간혹 높은 전력의 가정용 전기히터를 가져와 사용하는 캠퍼들이 있는데, 이로 인해 캠핑장 전체 전기가 차단돼 다른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에 전기장판, 캠핑용 전기 팬히터를 동시에 사용한다면 가장 낮은 단계로 사용해야 겨우 제한 범위 안에 들 수 있다.
 
캠핑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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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화재 주의

감성 캠핑에 빠지지 않는 것이 '불멍'이다. 타다타닥 장작 타는 소리를 들으며 멍 때리는 것을 캠핑의 묘미이자 필수 코스로 여기는데 아름다움과 화재 위험이 동반되는 부분이다. 전용 화로대와 받침대를 사용해 바닥에 그을음이 남지 않도록 한다. 잔디밭 위 불멍은 자칫 화재와 직결될 수 있다.

4. 머문 자리를 깨끗하게

자연에서 이뤄지는 모든 활동에 해당되는 가장 중요한 항목이다. 내가 머문 공간에 나의 흔적이 남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쓰레기봉투를 꼭 챙겨가야 한다.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로 인해 이용을 제한하는 장소들이 늘어나지 않도록 늘 깨끗하게 사용하기를 당부한다.

5. 옆 사이트 침범하지 않기
  
대부분 캠핑장에는 바닥에 밧줄을 쳐서 사이트를 구분하고 있다. 시야는 훤히 뚫려 있다 하더라도 지정 사이트는 엄연한 개인 공간이다. 자신의 텐트와 장비 등이 옆 사이트를 침범하지 않도록 미리 살펴야 한다. 또 지름길처럼 여기며 캠핑장 내 이동 시 타인의 사이트를 가로질러 통행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굉장히 무례한 행동이다.
  
6. 매너타임 지키기
  
숙박이 이뤄지는 만큼 일정한 시각 이후에는 조용하게 잘 수 있도록 소음에 유의해야 한다. 모처럼 오랜만에 여행을 나왔으니 즐기고 싶은 마음도 있겠지만, 온전히 휴식을 만끽하러 온 캠퍼들도 있으니 캠핑장에서 운영하는 '매너 타임 정책'에 잘 따르는 것이 좋다. 매너 타임을 정하지 않는 공간의 경우에도 밤이 늦은 시각에는 조심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글·사진 : 12년차 캠퍼 김윤수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매거진G> 11~12월호에 실렸습니다.


태그:#캠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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