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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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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장관 후보자라면 이해하겠는데, 왜 중소벤처기업부(아래 중기부) 후보자로 왔나."

21일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다수 공통으로 내놓은 질문은 "왜 중기부 후보자인가"라는 물음이었다. 동시에 사퇴를 요구했다. 오 후보자는 이에 "청문회 기간 겸허한 마음으로 임하겠다"며 일축했다. 

외무고시 22회, 주베트남대사를 거쳐 현직 외교부 2차관까지. 외교 공직 35년 경력의 인사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벤처기업을 다루는 중기부 업무에 전문성이 있겠느냐는 의구심이다. 오 후보자의 배우자가 윤석열 캠프 출신의 장석명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으로, 현재 전문건설공제조합 감사직에 있다는 사실도 도마에 올랐다. 인사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밝혀진 종합소득세 체납 사실도 함께 제기됐다. 

[전문성] "농업국가 대사하면 농림부 장관 해도 되나"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 : "(집 주변 재래시장에) 평소에 자주  가시나요."

오영주 후보자 : "국내 있을 때는 재래시장에 가는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권명호 : "혹시 거기 단골집이 있습니까. 좋아하는 할머니집도."

오영주 후보자 : "네. 국수를 잘하는 집이 있어서 좋아하고 있습니다."


오 후보자는 청문회 내내 중소기업과 벤처, 소상공인 이슈에 관심도가 높았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자의 발탁 배경으로 보도된 주베트남 대사 시절 윤 대통령과 나눈 중소기업 관련 질의응답도 청문회 과정에서 다시 언급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장관직을 수행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이력이라고 지적했다. 신영대 의원은 "베트남에 주재하면서 소상공인, 중소기업들의 애로사항을 들어왔기 때문에 일을 잘 할 것이라 하는데, 농업 국가에서 대사를 하면 농림축산부 장관을 해도 되나"라고 질타했다. 김용민 의원 또한 "베트남 대사로 수출 돕고 재래시장 다니면 중소기업 전문가인가"라고 지적했다. 

박영순 의원은 오 후보자가 강조한 '수출' 관련 경력을 꼬집어 중소벤처 시장의 문제를 잘못 짚고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전문성은 없지만, 외교부차관 경험 살려 수출 확대한다? 지금 중소기업들이 수출을 안 하고 싶어서 못 하나"라면서 "산업구조가 그렇지 않다. 80%의 중소기업 대부분이 하청, 재하청으로 국내 타사 납품을 하는 구조라 (수출을) 못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엑스포 실패 책임차관'이라는 질타도 줄곧 이어졌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의 (서면질의) 답변을 보면, 부산엑스포 책임 차관이라고 돼 있는데 119대 29로 대패했다"면서 "능력이 없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박영순 의원 또한 "이렇게 전문성 없고 부산 엑스포 논란에 책임지고 사표 쓸 사람이 여기 앉아 있는 게 말이 되나"라고 직격했다. 

오 후보자는 이에 "민관 전 부처가 함께한 일로, 2차관으로서 재외공관 교섭 관련 일을 열심히 했다"면서도 "생각하지 못한 결과 속에서 국민께 실망감을 드린 데 대해선 그 일을 함께한 한 사람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끼고 송구하다"고 답했다. 

['MB맨' 배우자] "장관 지명의 유일한 통로"... 오 후보자 "관계 없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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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중기부 장관 후보자인가'라는 의문은 배우자 논란으로 번져갔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오 후보자의 배우자가 MB정부 시절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으로 일한 장석명 전 비서관으로, 민간인 불법사찰 폭로 무마 사건에 연루됐던 인사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장 전 비서관은 지난해 12월 특별사면돼 복권된 바 있다.  

김성환 민주당 의원은 "오 후보자가 중기부와 아무 관련도 없으면서 장관으로 올 수 있는 유일한 통로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이 정부 실세와 친하면 장관으로 온다는 사례를 보여주는 것 아닌가"라면서 "남편의 영향력을 인정하느냐"고 물었다. 홍정민 민주당 의원 또한 "낙하산도 펴줄 만한 사람한테 펴줘야 하는데 정도가 넘어섰다"고 질타했다. 

오 후보자는 관련 논란에 대해 "인사권자의 결정 사항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공직 기간 동안 늘 제 역량으로 평가받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그는 또한 "남편이 공직 생활 중 가진 문제와 제 커리어(경력)는 관계가 없다"고 답했다.

[세금 체납] '지각 납부' 논란에 "송구"

오 후보자는 종합소득세 체납 등 '지각 납부' 논란에 대해선 고개를 숙였다. 오 후보자는 "제 개인 소득세에 체납이 있었다는 것은 이번에 청문회를 준비하며 알게 됐다"면서 "그 부분은 송구하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으로 취임할 경우 배우자의 비상장 중소기업 주식이 이해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에는 '백지신탁'을 공언했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여러 우려가 있으니 적절한 처신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오 후보자는 "장관에 취임한다면 백지신탁제도를 통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태그:#오영주, #중기부, #중소기업, #외교부,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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