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 성향의 일본 국회의원이 무단으로 러시아를 방문했다.
일본 NHK방송·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3일 러시아 외무부는 일본유신회 스즈키 무네오 참의원(상원) 의원이 러시아를 방문해 안드레이 루덴코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과 면담했다고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루덴코 차관은 스즈키 의원이 러시아와 일본 관계 발전에 중요한 공헌을 했다고 평가하면서 "일본이 미국 주도의 대러시아 제재에 참여하면서 수십 년간 쌓아 올린 러일 관계가 무너졌다"라며 "이는 일본의 국익에도 맞지 않는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 전쟁 발발 후 일본 국회의원 러 방문은 처음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일본 국회의원이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스즈키 의원은 예전부터 러시아와의 우호를 강조하는 인물이다. 그는 러시아의 침공에 대해 "우크라이나에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해 10월 도쿄에서 열린 주일 러시아 대사관 강연회에서 서방 국가들을 향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중단하라고 촉구했고, 러시아를 방문하기 직전인 지난달 29일 한 행사에서 "러시아와 마주 대하겠다"라며 "역사의 무게를 생각하며 행동해 왔고, 앞으로도 올바른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봄 러시아 방문을 추진했으나 일본유신회 집행부의 반대 의견을 받아들여 취소했던 스즈키 의원은 지난 1일 러시아 러시아 방문을 강행했고, 오는 5일 귀국할 예정이다.
스즈키 의원 측은 러시아 방문 전 참의원에 해외 출장을 신고했다는 입장이지만, 일본유신회의 한 간부는 "당이 정해놓은 신고를 하지 않았다"라며 "무단 방문으로 간주하고 처벌 여부를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일 정부 "러, 우크라 침공은 폭거"... 소속당 "처벌 검토"
일본 정부 대변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회견에서 "러시아 전역에 모든 일본 국민의 여행 중지 권고 이상의 위험 경보가 발령되어 있다"라며 "정부는 스즈키 의원으로부터 러시아 방문에 관해 사전 또는 사후 연락을 받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스즈키 의원이 우크라이나에도 전쟁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 발언에 대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국제질서 근간을 흔드는 폭거"라며 "일본은 국제사회와 협력해 러시아에 엄격한 제재를 하는 등 외교적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고 반박했다.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도 "스즈키 의원의 러시아 방문 목적에 대해 일본 정부가 답변할 입장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