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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 월북한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 석방을 보도하는 미 CNN방송
 무단 월북한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 석방을 보도하는 미 CNN방송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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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7월 월북한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을 아무 조건 없이 추방했고, 미국이 중국을 통해 킹 이병의 신병을 확보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7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해당 기관에서는 공화국 영내에 불법 침입한 미군 병사 트래비스 킹을 공화국법에 따라 추방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조사한 데 의하면 트래비스 킹은 미군 내에서의 비인간적인 학대와 인종차별에 대한 반감, 불평등한 미국 사회에 대한 환멸로부터 공화국 영내에 불법 침입하였다고 자백했다"라고 전했다.

킹 이병은 북중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넘어왔고, 미국이 인계받아 현재 미군 기지에 도착해 안전한 상태로 파악됐다. 킹 이병이 지난 7월 18일 월북한 이후 71일 만이다. 

미 당국자 "북한에 양보한 것 전혀 없어"

AP통신·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킹 이병이 미국의 보호 하에 있다고 확인했다"라며 "우리는 북한이 킹 이병을 석방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이달 초 스웨덴을 통해 인지하고 노력을 매우 집중해 왔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엔과 유엔군사령부,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국가들을 통해 북한을 접촉했다"라며 "특히 북한에 대사관을 두고 있는 스웨덴이 미국의 이익대표국을 맡아 주요 중재자 역할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익대표국은 정식 외교관계가 없는 국가의 의뢰를 받아 그 당사국의 국민을 보호할 임무를 위탁받은 제3국을 뜻한다. 

또한 킹 이병 석방 협상 과정에서 "중국이 매우 건설적인 역할을 했다"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아울러 미국이 킹 이병 석방을 위해 북한에 양보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답은 간단하다. 전혀 없다(none)"라고 답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 정부는 지금도 북한과 외교 가능성에 아주 열려있다"라며 "이본 사건은 관계가 긴장된 상태에서도 소통 채널을 열어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이를 통해 결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라고 강조했다. 

백악관 "중재 역할한 스웨덴·중국에 감사"

주한미군으로 근무하던 킹 이병은 지난해 9월 한국인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았고, 지난해 10월에는 서울에서 경찰 순찰차 문을 걷어차 벌금을 선고받기도 했다. 

그는 벌금을 내지 않아 48일간 국내에서 노역한 뒤 미군의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지난 7월 미국으로 송환될 예정이었으나,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지 않고 공동경비구역(JSA)으로 견학 갔다가 무단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으로 넘어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관리들이 북한으로부터 킹 이병을 인계받았다"라며 "킹 이병의 안녕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한 정부 기관들에 감사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에서 미국을 위한 이익대표국으로서 스웨덴 정부가 맡은 외교적 역할에 감사한다"라며 "중국 정부가 킹 이병이 원활하게 통행하는 데 도움을 준 것에도 감사한다"라고 전했다.

미국 국방부 팻 라이더 대변인도 별도의 성명에서 "킹 이병의 귀국을 위한 미 육군, 주한미군, 국방부의 노력에 감사한다"라며 "스웨덴과 중국 정부의 지원에도 감사한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당국자는 킹 이병이 미국에 언제 도착하느냐는 질문에 "비교적 빨리(relatively soon)"라고만 답하면서 "킹 이병이 미국에 도착하면 샌안토니오 합동기지에 있는 브룩 육군 의료 센터로 이송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예상과 달리 킹 이병을 북미 간 협상카드로 쓰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북한이 대답할 질문"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와 관련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미 CBS방송에 "북한이 선전 목적으로 킹 이병이 부적합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미국이 이번 사건에 미온적인(lukewarm) 반응을 보인 것도 원인 중 하나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태그:#트래비스 킹, #월북, #주한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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