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승만 자유당정권이 저지른 3·15부정선거에 항거해 시위를 벌였던 당시 마산공업고등학교 학생 19명과 성지여자고등학교 학생 33명을 포함해 52명이 추가로 국가로부터 진실규명 결정을 받았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김광동, 진실화해위)는 26일 열린 회의에서 '3·15의거 시위참여 확인 사건'에 대해 진실규명으로 결정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후속조치를 권고했다고 27일 밝혔다.

마산공고 학생 19명 진실규명
  
1960년 4월 12일 마산공업고등학교 시위 학생들.
 1960년 4월 12일 마산공업고등학교 시위 학생들.
ⓒ 3.15의거 사진집

관련사진보기

 
진실화해위 조사 결과, 이아무개씨 등 19명은 3·15의거 당시 마산공고 학생 단체시위와 산발적으로 일어난 시위 등에 개별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진실화해위는 "의거 당시 마산공고 학생으로, 시위 참여에 대해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을 했고, 참고인들의 진술에서 신청인들의 시위 참여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또 진술조사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자료조사를 통해 신청인의 시위 일자와 장소, 시위 경과 등의 진술이 3·15의거 관련 각종 문헌 자료와 부합한 점 등을 통해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진실화해위가 밝혔다.

진실화해위에 따르면, 당시 마산공고 대대장이었던 신청인 김아무개씨는 "4월 11일 남성동 파출소 뒤 중국집에서 마산상업고등학교와 마산고등학교 학생들이 모여, 4월 12일 마산시 8개 고교 단체 시위와 관련하여 사전에 의논하였다"며 "제일 먼 곳에 위치한 마산공고가 아침 9시에서 10시 사이 학교에서 먼저 출발해 시위를 시작하면 마산상고와 마산고도 같이 참여하기로 하였다"라고 진술했다.

당시 3학년이었던 신청인 박아무개씨는 "3월 15일 저녁 어시장 부근에서 번호판이 없는 지프차에서 발사한 총알에 총상을 입은 여학생을 인근 병원으로 후송하였다"며 "4월 12일 학교 전체시위 중 산복도로 부근에서 경찰들의 저지가 있었지만, 충돌을 피하기 위해 우회하여 마산여자고등학교, 마산제일여자고등학교 앞으로 구호를 외치며 질서 정연하게 행진하였다"고 진술했다.

같은 학년의 또 다른 박아무개씨는 "3월 15일 저녁 친구들과 마산전도관 앞에서 구호를 외치며 마산시청 방향으로 시위하던 중 경찰들이 쏜 총알이 흙바닥에 튕기고 시민들이 쓰러지는 것을 목격하였다"며 "3월 16일부터 아들을 찾아 애태우던 김주열 어머니를 세 번이나 만났던 당시 사연을 '그대 이름을 다시 불러본다(2011년)'는 책에 실었다"라고 진술했다.

당시 휴학 중이던 이아무개씨는 "마산공고 학생이었지만 휴학을 하고 수산회사에 다니던 1960년 3월 15일 투표소에 가보자는 학교 친구들의 연락을 받고 함께 갔었다"며 "해질 무렵 오동동, 남성동파출소, 북마산파출소 시위에 참여하던 중 경찰의 곤봉에 맞아 손에 피를 흘리던 친구 박아무개씨의 손에 손수건을 감아 응급조치 후 귀가시켰다"라고 진술했다.

진실화해위는 진실규명 결정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3·15의거 참여자의 명예를 선양하고, 3·15의거 정신과 역사적 의미를 후대에 알리기 위한 기념사업 및 교육사업, 유적지 복원 등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성지여고 학생 33명 진실규명
  
1960년 4월 13일 성지여자고등학교 시위 학생들
 1960년 4월 13일 성지여자고등학교 시위 학생들
ⓒ 3.15의거 사진집

관련사진보기

 
당시 성지여고 힉생들의 참여도 확인됐다. 진실화해위는 박아무개씨 등 33명은 3·15의거 당시 성지여고 학생 단체시위와 산발적으로 일어난 시위 등에 개별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신청인들은 3·15의거 당시 성지여고 학생으로, 시위 참여에 대해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을 했고, 참고인들의 진술에서 신청인들의 시위 참여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진실화해위는 "기존 문헌이나 언론기사 등에서 제대로 언급되지 않았던 성지여고의 1960년 4월 12일 마산 소재 고등학교 연합 단체시위에도 참여했음이 이번 조사를 통해 확인되었다"라고 ᅟᅢᆻ다.

당시 성지여고 대대장이었던 신청인 이아무개씨는 "3월 15일 성지여고 학생들은 휴일임에도 성지여고 운동장에 모여 남성동파출소와 창동거리, 북마산파출소 등에서 시위에 참여했으며, 시위 중 총에 맞은 후배를 진해병원까지 데리고 가서 수술을 받게 했다"라고 진술했다.

당시 3학년이었던 배아무개씨는 "4월 12일, 통학생들이 시위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학교 선생님이 신마산역에서 학생들을 열차에 태워보냈으나, 학생들은 구마산역에서 하차 후 시위에 참여했다"라고 진술했다.

같은 학년의 김아무개씨는 "4월 12일,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시위에 사용할 현수막을 만들었으며, 시위 중 선생님들이 학생들이 경찰에 잡혀갈까 봐 '교복에 물을 맞은 사람은 빨리 도망가라'라고 말했다"라고 진술했다.

또 다른 3학년 학생이었던 김아무개씨는 "4월 12일, 몽고정과 도립마산병원 등에서 시위에 참여했는데, 공포탄을 쏘고 물을 뿌리기에 놀라서 비탈길로 올라가 철길로 도망쳤으며, 걸어서 집으로 돌아갔는데, 배는 고프고, 교복과 신발이 엉망이었다"라며 당시 상황을 진술했다.

진실화해위는 "진실규명 결정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3·15의거 참여자의 명예를 선양하고, 3·15의거 정신과 역사적 의미를 후대에 알리기 위한 기념사업 및 교육사업 등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권고했다.

진실화해위는 지금까지 3·15의거와 관련해 총 177건 178명에 대한 진실규명을 했다.

태그:#3.15의거, #진실화해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