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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실된지 100여 년 만인 2023년 광주공원에 중건. 신숙주(1417~1475)가 ‘동방에서 제일가는 누각’이라고 표현한 희경루는 1451년 군수로 부임한 안철석이 옛 공북루 터에 중수.
▲ 희경루 소실된지 100여 년 만인 2023년 광주공원에 중건. 신숙주(1417~1475)가 ‘동방에서 제일가는 누각’이라고 표현한 희경루는 1451년 군수로 부임한 안철석이 옛 공북루 터에 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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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홍준 한 사람이 벌인 일 때문에 강호 한지 20 년이 되었으니 악을 징계함이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청컨대 광주 목으로 회복시키소서."

1451 조선 문종 때다. 전라도 무진 군의 품관, 인리 등의 상언에 의해 순정군 이개(양녕군 아들), 좌의정 황보인 등이 상소를 올린다. 관아에 속하는 벼슬아치, 지금 같으면 소속 공무원과 지방유지들이 나서서 진정을 한 것이다.

전 만호 노흥준이 기첩을 간통한 목사 신보안을 구타한 사건이 발생한다. 세종 12년 (1430)에 일어난 일이다. 고을 수령에 대한 구타 및 모독죄로 노흥준을 처벌하고 광주목은 군으로 강등시킨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다. 

그로부터 20여 년 후, 군수로 부임한 안철석이 옛 공북루 터에 누각을 중수했다. 때마침 무진 군을 광주목으로 회복하는 조치가 이뤄진다. 이 소식이 전해지고  누각이 낙성되니, 온 고을사람들의 기쁨을 새겨 누각 이름을 '희경루'라고 지었다. 
 
1451년 군수로 부임한 안철석이 옛 공북루 터에 중수. 소실된지 100여 년 만에 2023년 광주공원에 중건
▲ 희경루 1451년 군수로 부임한 안철석이 옛 공북루 터에 중수. 소실된지 100여 년 만에 2023년 광주공원에 중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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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1년 군수로 부임한 안철석이 옛 공북루 터에 중수. 소실된지 100여 년 만에 2023년 광주공원에 중건
▲ 희경루 1451년 군수로 부임한 안철석이 옛 공북루 터에 중수. 소실된지 100여 년 만에 2023년 광주공원에 중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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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실되어 이름만 남아있던 희경루가 성거산 광주 공원에 중건됐다. 조선시대 객사에 딸린 원래 위치는 동구 충장로 옛 광주우체국 자리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소실된 지 100여 년 만이다. 동국대에 소장 중인 방회도를 바탕으로 재현했다. 정면 5칸 측면 4칸 팔작지붕 형태의 누각이다. 

희경루를 중건할 수 있었던 자료인 방회도는 1567년(명종 22) 당시 광주목사 최응룡, 전라도관찰사 강섬 등 5명이 같은 해 과거에 합격한 지 20주년이 된 것을 기념하여 희경루에서 가졌던 계회 모습을 그림이다.

24일 운동 겸 희경루 인근 산책에 나섰다. 광주천에서 올려다 보이는 모습이 웅장하다고 해야 할까.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누각이 한 폭의 그림이다. 멀리 무등산이 보인다. 앞으로는 광주천을 면하고, 뒤로는 성거산인 광주공원을 등지고 있다. 

광주공원은 일제강점기와 민주화의 유물이 함께 보존되고 있는 곳이다. 한때는 시민들의 유일한 휴양처이기도 했다. 성스러운 산이라는 성거산에 공원이 들어선 것은 일제강점기인 1916년이다. 숨진 일본군을 위해 충혼탑을 세우고 신사를 건립했다. 
 
일제 강점기 광주공원에 세워진 신사로 오르는 계단
▲ 광주공원 신사계단 일제 강점기 광주공원에 세워진 신사로 오르는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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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중간 오른쪽에 5.18 민주화 운동 사적지 표지석, 왼쪽에는 1980년 5월 2일 광주남구 송암동에서 게엄군에 의해 사살되고 시신마저 유기된 김 군비가 세워졌다. 신사계단과 김 군 기념비, 5.18 유적지 표지석이 함께 보존되고 있다.

오른쪽 서 오층석탑 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경사길 양편에 느티나무, 은행나무 등 아름드리나무가 우거진 숲이 이어진다. 광주 1호 공원의 위용을 보여주는 듯하다. 탑이 있는 곳은 원래 성거산 또는 성구강이라 불렸으며, 산의 모양이 거북처럼 생겼다고 전해진다.
 
광주 공원 대한민국 보물 제109호
▲ 서오층 석탑 광주 공원 대한민국 보물 제1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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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는 광주를 이롭게 하는 상서로운 동물이라 생각하여 광주를 떠나지 못하도록 했다. 거북의 꼬리 부분인 현 향교 위치에 성거사를 지을 때 완성 단계에서 무너지곤 했는데, 도승의 말을 듣고 거북의 목 위치에 오층석탑을 세운 후로는 절이 허물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광주공원은 역사, 문화, 교육뿐만 아니라 쉼 공간이다. 광주 시민들의 애환이 깃든 곳이다. 
 
광주교에서 내려단 본 모습
▲ 광주 천 광주교에서 내려단 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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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희경루, #광주공원, #광주대표누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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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산과 환경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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