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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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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대전고등법원장 시절,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직접 신청까지 했던 것에 대해 "서울 집에 올라올 수 있기 때문이었다"는 황당한 이유를 댔다. 그는 거듭 자신의 사법부 독립 수호 의지를 믿어달라고 했지만, 야당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균용 후보자에게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이 평일인데 (당시) 대전고법원장이 참석했다"며 "그때 후보자 기억에 서울에 있는 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 간부 외에 충청권, 강원권 이하 법원장 중 참석한 사람이 있나"라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제가 정확하게 기억은 못하는데, 몇 사람 있었다"며 "절차가 초청장을 보낸 게 아니고, 대법원에서 참석하겠다는 사람의 신청을 받았다"고 대답했다.

대통령 취임식에 간 대전고법원장

최기상 의원 : "신청한 이유가 뭔가? 평일에 대전에 계신 분이 서울 대통령 취임식에 왜 오나?"
이균용 후보자 : "제가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서울에 집이 있고 한번 집에 올라올 수 있기 때문에..."

최기상 의원 : "일은 안 하시고 그냥 하루 서울에 오고."
이균용 후보자 : "꼭 일을 안 한다기보다는 아무래도 객지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집에 오고 싶은 것은..."

최 의원은 "알겠다. 저는 그런 생각이 든다"며 "지방에 있는 분이 평일에 법원 행정을 관두고 취임식에 참석한다. 그러면 다른 분들이 이렇게 본다. '우리 법원장께서 대통령과 아주 친하구나'"라고 말했다. 판사 출신인 그는 "그래서 대법원장 후보로 소문이 돌고 있다는 것을 저도 들은 바가 있다"며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서울에 있는 법원장들도 안 가신 분들이 있을 텐데, 굳이 안 가셔도 되는데"라고 짚었다.

최 의원은 이 후보자의 그간 판결을 보더라도, 윤석열 대통령과의 '친분' 말고 다른 지명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조목조목 짚었다. 그는 2022년 12월 이 후보자가 '자유 수호에 있어서 극단주의는 결코 악이 아니다'라고 대전지방변호사회지에 기고한 글을 두고 "누가 보더라도 '대통령께서 한참 강조하는 자유에 관한 의지를 나도 가지고 있다'고 보여주겠다는 뜻으로 비친다"며 "33년 동안 재판하면서 판결한 사례가 있으면 이 말이 믿어진다"고 했다.

최기상 의원 : "우리 사회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핵심인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와 노동3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온몸으로 검찰의 영장 청구나 가진 자들의 재판에서 후보자께서 공평하게 재판을 유지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면 이 말을 믿는다. 그런데 후보자가 보여준 그간 흔적 중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건 '공정성에 의문이 있다'는 서울지방변호사회 평가와 재판권 간섭에 대한 법원공무원들의 낮은 평가만 남았다."

이균용 후보자 : "제가 인사말에도 말씀드렸다시피 법무관을 처음으로 맡을 때..."

최 의원은 "저도 아는데, 33년 재판하면서 한 1만 건 하셨을 거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전체적인 서사와 맥락을 갖고 우리는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명되자마자 '무슨 법연구회 인연으로 됐을 것'이라고들 추측했다"며 "후보자도 반대로 마찬가지다. 지방법원장인데 갑자기 대법원장으로 지명됐다. 그러려면 특별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결정적인 한 방. 근데 그런 게 안 보여서 의심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몰랐다, 최선 다했다"... 해명만 반복한 이균용

이균용 후보자는 '친분 인사' 자체를 해명하기 보다는, 재산문제와 관련한 억울함을 강변했다. 그는 "제가 사는 집 외에는 거래해본 적 없다"며 "돈이 있을 때도 사실 저의 처는 사고 싶은 부동산이 있었지만 제가 공직의 길을 가고 있기 때문에 절대로 그런 일이 있어선 안 된다 하면서 평생 살았다"고 했다. 또 "저도 평가액이 이렇게 높은 줄 이제 와서 알았다"며 "돌아가신 장인이 정리해준 재산이 이렇게 사회적 물의가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해본 적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또 "(청렴하다고 존경받는) 조무제 대법관을 많이 배우고 그분만큼은 못하더라도 비슷하게 해야겠다 생각해서 일체 도덕적으로 비난 받을 행위를 하지 않았다"며 "재판에서도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다만 "저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면서도 "고등부장 승진할 때 당시 이용훈 대법원장이 불러서 '이 부장 재판 잘하라'고 이야기를 들었다. 그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살았다. 제가 재판한 것에 대해선 지금도 부끄러움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