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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복더위가 기승하던 지난 4일. 세월의 흔적도 잊은 채 옛 홍대 감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서교동의 어느 작은 바에서 <시들어 버리는 것까지 꽃이라고>를 쓴 황지현 작가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황지현 작가
▲ 『시들어 버리는 것까지 꽃이라고』 황지현 작가
ⓒ 김성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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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지현 작가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삶을 기록하고 가꿔나가는 황지현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 작가입니다."

- 20대 초반에 <지우개같은 사람들이 나를 지우려 할 때>를, 20대 중반에 <그저 내 곁에 머문 것이었음을>을 출간하셨어요. 올해 1월에는 20대 후반 서른을 앞두고 <시들어 버리는 것까지 꽃이라고>까지 펴내셨는데, 그때의 황지현과 지금은 어떻게 다른가요?
"그 당시와 현재 저를 생각해보면 변했다기 보다는 많이 성숙해진 것 같습니다. 아픔과 상처에 대처하는 방법이나 사람 사이 관계를 풀어내는 방법에 유연해졌으며, 삶을 대하는 태도가 전체적으로 많이 의연해졌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현재를 중시하는 마음가짐은 한결같아요. 오히려 현재의 삶에 집중하다보니 더욱 소중해졌어요. 

차이점은 딱히 없어요. 20대 초반 황지현과 현재의 황지현은 똑같은 황지현입니다.
20대 초반 업으로서 작가가 되었을 때 첫 마음가짐과 지금, 전 여전히 초심을 잃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글을 좋아했던 처음의 순수했던 마음을 잊지 않고 여전히 일이라는 생각보다는 내가 사랑하는 취미이자 일상이라고 생각하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 20만 인플루언서 작가, MZ세대들에게 많은 위로와 공감을 주는 작가인데 기억나는 독자가 있다면?
"저의 책을 사랑하고 기억해 주는 독자들 모두가 소중하며 감사한 존재입니다. 유독 기억나는 분이 있는데, 작가의 꿈을 품은 독자였습니다. 독자분의 전공이 글 쓰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 주저했던 것으로 기억해요. 그러나 글 쓰는 행위에 특별한 자격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본인의 생각이나 가치관을 글로써 표현하는 일이니까요. 그 독자분께 너무 정제하지 않아도 되니 본인의 생각과 가치관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라고 말씀드렸어요.

제 말에 용기를 얻어 글을 쓰기 시작하였고, 요즘 종종 그 분의 글을 읽곤 합니다. 이 기사를 읽고 작가가 되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시작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단 말씀 드리고 싶어요. '나만의 서사'를 끊임없이 기록한다면 훗날 인생에서 소중한 기억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정돈되지 않아도 괜찮아요. 처음에는 무엇이든 그냥 막 적어 보세요. 적다보면 나만의 방식이 또 생기거든요. 그러니, 용기를 내어 무엇이든 적어 보세요. 각자의 소중한 기억을 잊지 않고 기록해주는 것 정말 뜻 깊고 소중한 것 같습니다."

- <시들어 버리는 것까지 꽃이라고>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인가요? 이 책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은지요.
"우리는 한 사람으로서 태어나 죽음까지 도달하는 과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삶이라고 하죠. 어떻게 보면 우리 삶이 모두 시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 되었습니다. 아직 도래하지 않은, 저무는 계절이 두려워 삶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리라 생각됩니다. 시간과 나이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의 압박이 나를 계속 틀에 얽매이게 하지만, 그런 것들에 얽매이지 않고 초연하게 살아가고 싶은 마음을 담았습니다.

이 책은 시작은 인간관계에서 받은 고충을 풀어내기 위해 일기처럼 쓴 글이었어요. 매일 밤마다 감정을 글로 풀어내며 자연스럽게 나를 되돌아보게 되고, 또 따뜻하게 돌보게 되는 시간이 되었죠. 스스로에게 도움이 많이 된다고 느껴져 그 뒤로도 꾸준히 글을 쓰게 되었어요.

제가 이 책을 통해서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삶이란 것이 늘 좋은 일만 있을 수 없고 또 늘 나쁜 일만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찬란했던 시절만이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아니기도 하고요. 탄생부터 소멸까지, 우리의 인생 전부가 꽃이라고 생각해요. 짙은 근심과 상실감에 한숨 쉬던 날조차도 꽃이었고, 긴 세월 단 한 순간도 향기롭지 않은 적 없는 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해요. 

<시들어 버리는 것까지 꽃이라고>를 읽고 난 후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 모든 이가 평온한 표정을 짓는다면 작가로서 정말 뿌듯할 것 같아요. 작가로서 책을 통해 알리고 싶은 메시지기도 하고요. 또 누군가의 삶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메신저가 된다면 정말 좋겠죠?(웃음)"
  
황지현 작가
▲ 『시들어 버리는 것까지 꽃이라고』  황지현 작가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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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후반, 서른을 앞두고 바라는 꿈이 있다면?
"지금처럼 하고 싶은 게 생기면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어떤 외부 요인을 방해라고 생각하지 않고 저만의 삶을 나아가고 싶어요. '황지현 黃智賢 Hwang Ji-Hyun' 제 이름으로 설명드리자면 어떤 문자로 기록해도 다양한 언어로 표현해도 황지현은 황지현이거든요. 결국 진정한 나라는 존재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말씀 드리고 싶어요.

이것은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도 똑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30대가 되어도 40대가 되어도 저는 '나의 존재'를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이고 싶어요. 혹시 아직까지 존재의 의미를 찾지 못했다고 스스로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아닐까'란 너무 염세적인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직 본인의 삶에 의미를 만들어내지 않은 분이 있다면, 조급하지 않게 적당한 의미를 찾아서 삶에 이름을 붙인 뒤 그 꽃을 잘 가꿔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소중하게 여기면 소중한 것이 되고, 각자의 고귀한 가치를 만들면, 그것이 존재의 가치가 된다고 생각해요."  

- 황지현의 서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제 글의 제1독자는 제 자신입니다. 저 또한 제가 쓴 글을 읽으면서 글에 담긴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제가 저만의 서사를 기록하는 순간부터는 이 글을 읽게 될 모든 분들에게도 저의 영향이 끼친다고 생각해요. 그 영향이 건강하고 선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나이가 들며 점점 용기를 잃어가는 것 같지만, 저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자체가 용기를 내고 있는 말하고 싶어요. 각자의 삶에선 본인이 제1독자가 됩니다. 자신은 가장 많은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예요. 즉, 본인의 삶의 주인공은 자기 자신이란 말이죠. 그러니 스스로에게 좋은 말과 용기를 자주 건네주었으면 합니다.

도전 앞에서 용기가 부족해질 때, '내가 과연 할 만한 자격이 있나?'라고 스스로를 용기의 바닥으로 내몰 때, 저는 오히려 자격이 무엇이냐 되묻고 싶어요. 세상에 자격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도, 어른이 되어 자격을 취득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진심을 다해 열심히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충분해요.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본인들이 하고 싶은 일들 앞에서 자격에 얽매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그저 여러분이 무엇을 하든 응원하겠습니다.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 모두 좋은 영향 받으시길 바라며, 저의 서사를 들여다봐주고 공감해 주는 소중한 독자들 모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작가이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 황지현의 삶에 대한 고찰을 느낄 수 있었다. 무용을 전공했던 학생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따뜻한 청년 황지현.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공감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황지현의 인생을 응원한다.

시들어 버리는 것까지 꽃이라고

황지현 (지은이), 부크럼(2023)


태그:#시들어버리는것까지꽃이라고, #황지현, #작가, #책동네,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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