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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7일 오후 3시 40분]

전북 부안군 해창갯벌의 장승벌에 새만금 갯벌 보존을 염원하는 장승문화제가 6일 열렸다. 지도에 장소 이름이 등록되어 있지 않은 '부안군 하서면 백련리 1024-7'는 2003년 삼보일배가 시작된 새만금 갯벌 보존 운동의 성지와 같은 곳이며 일대에서 유일하게 매립되지 않고 남아 있는 부분이다.

각각 개신교 예배당, 천주교 성당, 불교 절, 원불교 교당인 작은 컨테이너들이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병수 작가가 20여 년 전부터 장승을 세웠고, 장승이 풍화되어 쓰러지면 새로운 장승이 또 세워지며 긴 세월 동안 장승벌로 남아 있다. 잼버리 대회를 핑계로 매립된 해창갯벌의 일부인 이 장승벌은 매립 진행에도 끝끝내 지켜졌다. 
 
삼보일배의 시작점이며 컨테이너에 붙어있는 플래카드 속 사진에 갯벌에 바닷물이 들어오던 시절이 담겨 있다.
▲ 해창갯벌 장승벌의 구심점 컨테이너 건물 삼보일배의 시작점이며 컨테이너에 붙어있는 플래카드 속 사진에 갯벌에 바닷물이 들어오던 시절이 담겨 있다.
ⓒ 임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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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문화제가 펼쳐지고 있는 장승벌은 매립되지 않은 상태로 원래 갯벌 높이가 유지되고 있다. 언덕처럼 높은 주변 잼버리 대회장은 갯벌 위에 흙을 2~3m 쌓아 매립된 상태이다.
▲ 장승벌에서 바라본 잼버리 대회장 장승문화제가 펼쳐지고 있는 장승벌은 매립되지 않은 상태로 원래 갯벌 높이가 유지되고 있다. 언덕처럼 높은 주변 잼버리 대회장은 갯벌 위에 흙을 2~3m 쌓아 매립된 상태이다.
ⓒ 임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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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잼버리장 핑계로 부안 앞 해창갯벌을 매립해버렸고, 잼버리 대원 수송 핑계로 군산 앞 수라갯벌를 매립하여 새만금 신공항을 만들려 했다. 매립을 위한 매립을 하다 보니 작년에야 해창갯벌 매립이 끝났고 수라갯벌 공사는 아직 허가도 나지 않았다.

이렇게 졸속으로 진행한 결과 해창갯벌의 잼버리는 새만금 갯벌 복원 활동 시민단체의 경고 대로 실패로 끝나가고 있고, 수라갯벌의 신공항은 이미 끝나가는 잼버리 핑계를 댈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도 아직 갯벌이 살아 있는 수라갯벌에 신공항은 계속 강행되고 있다. 잼버리 때문에 짓겠다더니, 잼버리가 지나가도 계획은 취소되지 않는 어이없는 상황이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수라갯벌 바로 옆에 이미 만성 적자인 군산공항이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군산공항은 지난 5월부터 활주로 정비를 위해 문을 닫은 상태다. 잼버리대원 수송과 군산의 공항은 아무 상관이 없었다.
 
긴 세월 해창갯벌을 지키고 있는 장승들. 새만금 갯벌 보존을 염원하며 세워졌다.
▲ 해창갯벌 장승들 긴 세월 해창갯벌을 지키고 있는 장승들. 새만금 갯벌 보존을 염원하며 세워졌다.
ⓒ 임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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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장승문화제는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로 북적였다. 서울에서는 대절 버스를 타고 단체로 도착했다. 행사가 시작되자, 세상과함께, 정의구현사제단, 잰뭐니, 평화바람,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전국교사모임 등에서 새로운 장승을 세웠다.
 
2023 해창갯벌 장승문화제에서 새로운 장승이 세워지고 있다.
▲ 새로운 장승 2023 해창갯벌 장승문화제에서 새로운 장승이 세워지고 있다.
ⓒ 임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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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문화제에서 풍물패가 공연을 하고 있다.
▲ 2023 해창갯벌 장승문화제 장승문화제에서 풍물패가 공연을 하고 있다.
ⓒ 임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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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해창갯벌 장승문화제에서는 풍성한 문화 공연과 음식 나눔, 천도제 등이 펼쳐졌다.
 2023 해창갯벌 장승문화제에서는 풍성한 문화 공연과 음식 나눔, 천도제 등이 펼쳐졌다.
ⓒ 임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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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새만금 해창갯벌 장승문화제에 참석한 문정현 바르톨로메오 신부가 장승 옆에서 웃고 있다.
▲ 장승과 함께 선 문정현 신부 2023 새만금 해창갯벌 장승문화제에 참석한 문정현 바르톨로메오 신부가 장승 옆에서 웃고 있다.
ⓒ 송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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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장승세우기 후에 천도제, 어린이들의 '시애틀 추장의 편지' 낭송, 풍물 길놀이, 연날리기, 전 부치기, 만장 세우기, 벽화 그리기, 노가바 버스킹 등이 이어졌다. '기후위기 앞에 선 창작자들'의 분노와 절망을 토해내는 시 낭송 시간에는 공교롭게도 잼버리 대회의 에어쇼 소리가 위협적으로 뒤덮였다. 기후 위기에 단지 볼거리를 위해 탄소를 대량 배출하는 에어쇼가 아직도 진행되고, 탄소 흡수원인 갯벌을 매립한다는 현실이 새삼 씁쓸하게 다가왔다.
 
참가자들이 다양한 그림이 그려진 만장을 들고 해창갯벌 장승벌을 걷고 있다.
▲ 장승문화제의 만장 행진 참가자들이 다양한 그림이 그려진 만장을 들고 해창갯벌 장승벌을 걷고 있다.
ⓒ 송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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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된 뭇 생명의 영혼을 위로하는 의식을 진행했다.
▲ 만장 세우기 중 천도 의식 희생된 뭇 생명의 영혼을 위로하는 의식을 진행했다.
ⓒ 송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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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규현 바오로 신부가 문정현 바르톨로메오 신부와 세상과함께 유연스님을 바라보고 있다.
▲ 해창갯벌 장승제 중 문규현 신부 문규현 바오로 신부가 문정현 바르톨로메오 신부와 세상과함께 유연스님을 바라보고 있다.
ⓒ 송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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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일배의 주축인 문규현 신부, 그 형인 문정현 신부, 삼보일배의 또다른 주축인 수경 스님이 계신 '세상과함께', 과거 새만금 방조제 완공을 규탄하는 살살페스티벌에서 공연했던 '질러', 20년간 새만금을 지켜온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등 꾸준히 싸워온 사람들과 새로 마음을 모으는 사람들이 모여 이미 예견되었던 잼버리 파행에 대해 분노하고 앞으로 진행될 새만금 신공항 사업을 막고 갯벌을 되살리자는 데 뜻을 모았다.

대전에서 온 김명이씨는 "오랜 싸움에서 힘이 되는 행사였다", 정의당원 김은실씨는 "싸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천도제처럼 참회하고 돌아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어 좋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태그:#수라갯벌, #새만금신공항, #새만금, #해창갯벌, #장승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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