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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일 충남 예산에서 열린 의병의날 기념행사에 참석한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 수석
 지난 6월 1일 충남 예산에서 열린 의병의날 기념행사에 참석한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 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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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첫 자문위원 위촉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내부분위기를 전했다. 내정됐다가 특별한 이유나 설명이 없이 교체된 일부 자문위원 후보자들이 사무처에 항의전화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역협의회장을 포함한 일부 자문위원 교체를 주도하는 곳으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을 지목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민주평통은 대통령실 외교안보수석실 소관기구인데 왜 시민사회수석실이 관여해서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지 이해가 안된다"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강승규 수석이 자신의 총선출마예정지역으로 거론되는 '서울 마포구'와 '충남 예산군'의 지역협의회장을 자신과 가까운 사람으로 교체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윤석열 정부 첫 자문위원 위촉 절차... 국내 1만6000여 명, 해외 4000여 명

민주평통은 지난 4월 20일부터 윤석열 정부 첫 자문위원(제21기) 위촉 절차를 진행해왔다. 전국 광역·기초단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자문위원 위촉 설명회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5월 19일까지 국회의원과 전국 광역·기초단체장, 주무관청 등으로부터 자문위원을 추천받아왔다. 민주평통은 "이번 21기 자문위원 발굴·위촉에 윤석열 대통령의 통일정책을 자문·건의하고, 통일 공감대를 적극 확산할 인사들에 초점을 둘 것이다"라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 첫 민주평통 자문위원은 국내 1만 6000여 명, 해외 4000여 명 등 총 2만여 명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국내는 지방의원인 '지역대표' 3500명과 자치단체장, 정당대표, 국회의원 등이 추천하는 '직능대표' 1만 2500명으로 구성된다. 해외 자문위원은 재외공관장이 추천하는 해외대표로 구성되는데, 130여 개 국가에서 재외동포 수 등에 비례해 위촉한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민주평통 자문위원(20기)은 국내 1만 6100명(직능대표 1만 3156명, 지역대표 2944명), 해외 3900명(131개국 재외동포)이었다.  

이와 함께 민주평통은 청년세대의 활동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1000여 명 규모의 청년 자문위원도 위촉할 예정이다. 국내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45세 이하 청년이면 누구나 공모에 응모할 수 있다. 다만 국내에 한해서 20기 자문위원은 청년 자문위원에 응모할 수 없다. 민주평통은 "신규 자문위원을 발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래는 설명회와 추천, 검증절차 등을 거쳐 7월 말에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제21기 자문위원을 확정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최종 명단은 발표되지 않았다. 한 지역협의회 관계자는 "자문위원 구성은 다 끝났고, 발표만 안된 상태다"라며 "자문위원 최종 명단을 공개하는 일정이 공지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민주평통을 잘 아는 한 인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위촉된 인사들은 이번에 거의 다 교체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에서는 통일비서관 주재로 회의를 열고 자문위원 명단을 취합해서 민주평통 사무처에 넘겨주는데, 윤석열 정부에서는 '대통령의 40년 친구' 석동현 사무처장이 있기 때문에 사무처에서 주도하지 않겠느냐"라고 예상했다. 

강승규 수석 출마예정지 서울 마포-충남 예산, 지역협의회장 교체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지난 5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있다. 왼쪽은 이진복 정무수석.
▲ 운영위 나온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지난 5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있다. 왼쪽은 이진복 정무수석.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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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가운데 서울 마포구와 충남 예천군 지역협의회장으로 내정된 일부 자문위원 후보자들이 특별한 이유나 설명없이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지역에서 새로 추천된 지역협의회장이 강승규 수석과 가까운 사람으로 알려지면서 '총선용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 마포구는 강 수석이 지역구 국회의원(18대, 한나라당)을 지낸 곳이고, 충남 예산군은 강 수석의 고향으로 두 곳 모두 강 의원의 총선출마예상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다.  

서울 마포구의 경우 이희자 한국근우회 회장이 협의회장으로 유력하게 추천됐다. 이 회장은 40여년 동안 한국근우회를 이끌며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해온 인사다. 하지만 마포구협의회장은 조아무개(60) 대표로 교체됐다. 조 대표는 서울 마포구 관내 콘크리트 철근 공사업체인 A토건을 운영해온 사업가로 강 수석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이희자 회장은 "대통령을 모셔야 할 시민사회수석이 자기 국회의원 출마에 열중해 민주평통 지역협의회장에 자기 사람을 심으려고 혈안이 돼 있다"라며 "대통령 직속기관인 민주평통의 인사권까지 개입한 것으로 시민사회수석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서울 마포구와 함께 강승규 수석의 또다른 총선출마예정지역으로 거론되는 충남 예산군의 경우에도 내정된 지역협의회장 후보가 교체됐다. 충남 홍성·예산군의 지역구 국회의원이자 국민의힘 충남도당위원장인 홍문표 의원이 추천한 지역협의회장을 탈락시키고 강 수석의 측근 인사로 교체했다는 것이다. 

민주평통의 한 인사는 "시민사회수석실에서 이 사람으로 변경하라고 했다"라며 "충남도당위원장인 홍문표 의원이 추천한 지역협의회장을 흔들어 버렸다"라고 전했다. 그는 "서울 마포구도 그렇고, 충남 예산군도 그렇고, 자기가 선거에서 유리해지려고 여러 사람을 심어놓고 포진시켜놓은 것이다"라며 "강승규 수석이 인사전횡을 하고 있는 것인데 이는 인사권 남용이다"라고 비판했다. 

다만 예산군의 경우 강 수석이 추천한 지역협의회장이 정확하게 누군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예산군 지역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누가 협의회장이 될지는 알 수가 없다"라며 "자문위원 명단이 나오면서 협의회장도 동시에 발표되는데 아직 명단이 발표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강승규 수석이 협의회장 인선에 관여했다는 얘기는 들은 바 없다"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 시기 민주평통 사무처에서 일했던 한 인사는 "시민사회수석이 자문위원을 추천할 수 있다"라면서도 "자신의 총선출마예정지역에 자신과 가까운 사람을 지역협의회장으로 내려꽂은 것은 부적절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해충돌방지 원칙에도 안맞고,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자문위원을 추천할 단위를 정하고, 국민 대표성을 감안해야 하는 규정에도 어긋난다"라고 강조했다.  

잦은 명함 배포와 고향 방문으로 '사전선거운동 논란'

한편 <오마이뉴스>는 강 수석에게 여러 차례 전화와 문자를 보내 사실확인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얻지 못했다.

앞서 강 수석은 잦은 명함 배포와 고향 방문으로 사전선거운동과 공직자윤리위반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강 수석은 지난 3월부터 각종 지역행사를 찾아 대통령실 명함을 돌리고, 대통령실 봉황 문양이 새겨진 깃발을 보냈으며, 이후에도 나흘에 한번 꼴로 충남 예산·홍성군을 방문해 지역주민들을 만났다. 하지만 강 수석은 "시민사회수석으로서 본연의 업무를 한 것뿐이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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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자주 가는 강승규 수석, 사전선거운동 논란에 "본연의 업무" https://omn.kr/2429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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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강승규, #민주평통, #서울 마포구, #충남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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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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