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50억 클럽' 의혹 관련 박영수 전 특별검사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되기 사흘 전이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검찰 수사가 SK까지 들어가야 된다"고 강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뭐가 수사가 안 되고 있냐 하면, 자금 조성에 대한 것. 처음에 사업을 하려면 자금을 끌어와야 하는데 마중물 자금을 킨앤파트너스를 통해서 한 건데 애초에는 부산저축은행이고, 그 다음 단계는 금융권을 유인하려고 하는 마중물은, 키는 (킨앤)파트너스 돈인데 400억, 2015년에요. 'SK 계열사다', 공정위가 금년 봄에 판단을 했어요. 검찰 수사가 들어가야 되는데 안 들어가는 거죠. 그러니까 박영수를 통해서 그냥 덮어 씌워서 보자기 싸듯이 감싸려고 하는 것 아닌가, 저는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박 전 특검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을 예고한 것으로도 해석되는 말이었다. 그리고 30일 실제로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영장을 기각하면서 세 가지 의문을 제기했다. "피의자의 직무 해당성 여부, 금품의 실제 여부, 금품 제공 약속의 성립 여부" 등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적시했다. 검찰 수사 자체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는 이 판단은 사실상 "보자기 싸듯이 감싸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추 전 장관의 지적과도 맥이 맞닿아 있었다.
의문 커지는 검찰의 '50억 클럽' 수사
박 전 특검의 구속영장 기각을 계기로 '50억 클럽'에 대한 검찰 수사의 의문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오랫동안 대장동 사건을 추적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전석진 변호사가 5일 오마이TV <김종철의 찐경제>에 출연해 "SK그룹 계열사인 킨앤파트너스와 화천대유는 사실상 한 몸이었다"면서 "검찰 수사 몸통은 SK그룹이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자신의 SNS를 통해 박 전 특검에 대한 영장 기각을 예고하기도 했던 전 변호사는 "박영수 전 특검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은 판사가 법조인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에 따랐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며 "미디어가 검찰과 함께 한쪽으로 몰아갔지만, 자세하게 자료들을 보면 그게 허구란 게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킨앤파트너스는 과거 대장동 사업 과정에서 화천대유에 초기 자금 457억원을 투자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2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SK의 동일인인 최태원이 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킨앤파트너스, 플레이스포, 도렐, 더시스템랩 건축사무소 등 4개사를 누락한 행위에 대해 경고(미고발)하기로 결정했다"며 킨앤파트너스를 SK그룹 계열사로 판단한 바 있다.
이날 방송에서 전 변호사는 킨앤파트너스가 대장동 사업에 투자한 이유에 대해 최 회장의 사면 로비를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킨앤파트너스 투자금이 화천대유를 통해 이른바 '50억 클럽'이란 명목으로 법조계에 전달됐다는 주장이다. 전 변호사는 "최 회장이 당시 대기업 회장 중에서는 가장 오래 감옥에 있었던 상태였다"며 "또한 2015년 3월부터 SK C&C 사건 수사가 시작됐고 이로 인해 최 회장이 검찰에 다시 불려갈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전 변호사는 "대장동 사업은 SK그룹에게는 최태원 회장의 구명 프로젝트였다. 정말로 검찰이 압수수색해야 할 곳은 화천대유와 사실상 한 몸이었던 킨앤파트너스"라면서도 "하지만 검찰이 그렇게 할 수 있을지는 물음표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 계속 깨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오마이TV의 '진짜 대장동을 말하다, 50억과 SK 그리고 최태원' 편은 기사 하단 링크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다음은 이날 방송 내용 주요 문답을 정리한 것이다.
"진실에 기반하지 않아 영장 기각한 것"
- SNS를 통해 박 전 특검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을 전망했다.
"판사가 법조인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에 따랐다는 걸 보여준다. 사실 관계들을 봤을 때 구속영장이 기각될 것이라 생각했다. 미디어가 검찰과 함께 한쪽으로 몰아갔지만, 자세하게 자료들을 들여다보면 그게 허구란 것이 (구속영장 기각을 통해) 드러난 것이라고 본다."
- 박 전 특검이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있으면서 대장동 컨소시엄에 우리은행이 참여하도록 압력을 넣었다는 것이 검찰 입장이었다. 신빙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1500억 여신의향서 있지 않나. 그런데 여신의향서 하나 있어봤자 (공모)심사 점수가 3점 올라가는데 이게 그런 게임이 아니었지 않나. 화천대유 측이 백 점 이상 차이 나게 만들어 놓았다. 우리은행 여신의향서 자체도 그냥 지점에서 준 것이다. 본점에서 준 것도 아니었다. (박 전 특검은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용 여신의향서 발급 청탁의 대가로 200억원 상당과 단독주택 2채를 약속받았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화천대유 측 컨소시엄은 대장동사업 공모 심사에서 만점에 가까운 994.8점을 받은 바 있다. 기자 주)
- 검찰은 여신의향서를 중요한 근거로 제시했는데.
"그것 외에는 50억을 설명할 수 없으니까. 최태원 회장의 사면 로비 대가라고 얘기할 수 없으니까. 왜 박영수한테 (대장동 일당이) 50억원을 줬는지 국민들이 설명을 요구하니까, 그럴 듯 하게 1500억짜리 여신의향서로 가 본 것 아니겠나. 하지만 진실에 기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판사도 영장을 기각한 것이다."
- 왜 SK 측에서 최 회장 사면 로비를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으로 보는가.
"2년 6개월, 최 회장은 대기업 회장 중 가장 오래 (감옥에서) 살지 않았나. 이런 상황에서 SK C&C 사건 수사가 2015년 3월부터 시작됐다. 1101억원을 편취한 사건 아닌가. 피의자로 사장이 불려간 상태에서 최 회장 역시 이 사건으로 검찰에 불려 갈 수 있던 상황이었다. (최 회장은 SK그룹 계열사에서 펀드출자금 465억원을 빼돌려 선물옵션 투자에 사용한 혐의가 인정돼 2013년 1월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바 있다. 2014년 2월 2심에서도 4년형이 확정된 상태였다. 최 회장은 2015년 8월 사면됐다. SK C&C 사건은 천문학적인 규모의 방산 비리 사건이었다. 기자 주)
- 대장동 사업은 SK그룹에게는 최태원 회장 구명 프로젝트다?
"그렇다."
"아주 통상적이지 않은 킨앤파트너스와 화천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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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랫동안 대장동 사건을 추적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전석진 변호사가 5일 오마이TV <김종철의 찐경제>에 출연해 "SK그룹 계열사인 킨앤파트너스와 화천대유는 사실상 한 몸이었다"면서 "검찰 수사 몸통은 SK그룹이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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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천대유와 SK그룹과의 연관성이 핵심으로 보인다. 화천대유가 이용됐다는 것인데.
"킨앤파트너스가 화천대유에 400억원(457억원, 기자 주) 넣지 않았나. 대여라고는 하지만 사실 투자나 마찬가지인데, 킨앤파트너스와 화천대유간 거래를 보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계열사로 판정하는 기준에 해당한다. 화천대유 자본금이 3억1000만원으로 알려져 있다. 자본금의 몇 배 넘는 돈을 넣은 것인가. 충분히 계열사라고 인정된다는 거다. 3800억원 대출 약정도 있다. 화천대유 자본금의 1225배에 해당하는 돈이다. 통상적이지 않은 거래라는 거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통상적인 범위를 초과하여 거래하면 계열사로 본다. 아주 통상적이지 않다는 거다."
- 킨앤파트너스에서 넘어간 돈이 화천대유에게 결국 시드머니(종잣돈)가 됐다는 말이 된다.
"그렇다. 그 돈이 없었다면 대장동 사업 할 수 없었다. 컨소시엄 경쟁에서 아예 탈락했을 것이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인정되지 않았을 것이고, 명함도 내밀지 못하지 않았겠나. 그 전에 아무 것도 없는 회사인데, 김만배, 남욱, 정영학 등이 뭐가 있었나. 이들을 믿고 하나은행이 파트너십을 맺는다? SK그룹을 보고 들어간 것이라는 이야기다. 정말 압수수색해야 할 곳은 킨앤파트너스라는 거다."
문 : "관련자료에 의하면 킨앤파트너스(주)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합계 457억원 가량을 (주)화천대유자산관리에 투자한 것으로 확인되는데, 맞는가요."
답 : "예, 그리고 그 외에도 2015년 감사보고서 공시에도 나와 있을 것인데, 킨앤파트너스 쪽에서는 향후 화천대유에 3800억원 가량을 대여하여 주겠다는 내용의 지급보증도 해 준 사실이 있습니다." (정영학의 2021년 11월 23일자 참고인 진술조서 중)
- 추미애 전 장관도 SK그룹을 수사해야 한다고 한다.
"SK그룹이 몸통이라고 얘기하는 거다. 킨앤파트너스와 화천대유는 사실상 한 몸이었으니까."
- 여러 의혹이 풀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겠다.
"그렇다. 하지만 검찰이 그렇게 할 수 있을지는 물음표다."
- 검찰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 계속 깨질 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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