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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20일부터 4월 22일까지는 이슬람 대명절인 라마단이었다. 라마단 종료일부터 다음날인 4월 23일은 라마단 종료 기념일이었다. 오는 6월 28일은 이슬람력으로 12월 10일인데, 이날부터 6월 30일까지 3일간은 이슬람 희생제라 불리는 Eid Al Edha(이드 알하드아) 명절이다. 희생제는 아브라함이 알라에게 이스마엘을 제물로 바치는 대신 염소를 바친 것에서부터 유래, 오늘날에는 염소 한 마리씩 제물로 바치고는 고기의 1/3은 자신이 먹고 나머지는 이웃과 나누어 먹거나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다.

중동지역 내 무슬림이 국교인 사우디아라비아 및 북아프리카와 이스라엘을 제외한 서남아시아 지역, 튀르키예, 아제르바이잔, 발칸반도 일부, 러시아연방 내 튀르크 민족 거주 국가들 및 중앙아시아 5개국은 공통적으로 '이슬람'이 국교이거나 또는 세속주의를 택했음에도 국민 대다수가 무슬림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튀르키예 공화국 및 러시아연방 내 튀르크계공화국은 대체적으로 수니파인데 특히 타타르스탄공화국은 수니파 중에서도 하나피파(아랍어: الحنفية 알하나피야)로 수니파 무슬림이 대다수이다. 대체적으로 수니파 무슬림 개개인의 독립적인 종교활동을 보장하고 동시에 가족 및 지인들과의 관계를 종교 교리보다 우선시한다.
 
Sultan Ahment Blue Mosque, Istanbul Turkey
▲ 술탄아흐멧 블루모스크, 이스탄불 튀르키예 Sultan Ahment Blue Mosque, Istanbul Turkey
ⓒ 강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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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시작되는 Eid Al Edha(이드 알하드아) 명절을 앞두고 현재 거주하고 있는 러시아연방 타타르스탄공화국의 이슬람 명절과 음식 문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여러 개의 이슬람 명절 중에서도 가 장 큰 명절인 2023년 라마단과 라마단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기록해 본다. 전 국민의 약 60% 정도가 카잔타타르계 또는 러시안타타르계로 구성돼 있는 타타르 민족은 전통적으로 수니파 무슬림으로 이들만의 개별적이며 독립적인 라마단과 음식 문화가 특징이다.

'금식월(라마단)'의 Ураза (Uzara: 우자라, 금식) 2023년의 시작

Uzara(한국어로는 '우자라', 이하 '우자라')라 불리는 금식월은 라마단의 또 다른 이름이다. 2023년 우자라는 2023년 3월 22일 수요일에 시작, 타타르스탄공화국을 포함한 러시아 내 튀르크계 무슬림 국가에서는 라마단 시작 전인 2023년 3월 22일(라마단 시작 전 수요일)이 되면 모스크에 모여 첫 번째 Tarawih(타라와즈) 기도를 하고, 그 주 금요일 새벽부터 우자라를 시작한다.

라마단 우자라가 도래함에 따라 무슬림은 의무적으로 금식 시간을 지키며, 이 기간에는 물과 음료조차도 삼간다. 우자라는 일출 시간부터 일몰 시간까지로, 이외 시간에만 음식 섭취를 허용한다.

2023년 라마단은 2023년 3월 23일부터로 모든 무슬림은 오전 3시 31분(한국어로는 '수후트타맘') 안에 오전 식사를 마치며, 식사 후부터는 오전 기도와 함께 우자라를 시작한다.

우자라 이후인 즉, 일몰 이후 및 저녁 기도 이후에는 식사를 할 수 있는데 이는 이프타르라고 부르며 2023년 3월 23일 첫 이프타르는 18시 03분이었다. 2023년 라마단은 29일간의 우자라의 마지막 일인 4월 20일까지로, 마지막 날의 수후르(오전 식사)는 1시 47분 이전에 끝내야 하고, 18시 59분 이후에 이프타르(저녁 식사)를 한다.
 
 Kul Sharif Mosque, Kazan Tatarstan
▲ 카잔 쿨샤리프 모스크 내부  Kul Sharif Mosque, Kazan Tatarstan
ⓒ 강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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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자라 (금식) 중에 지켜야 할 것들: 행위, 예외, 기도문

우자라(금식)를 하는 무슬림은 식-음료를 삼가야 하며 흡연, 친구들과의 유흥뿐만 아니라 코와 귀에 치장을 위한 액세서리 착용도 금지한다. 이는 라마단 기간 동안에는 무슬림 스스로의 욕망, 부정적인 감정, 유흥, 식욕, 금욕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통제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슬람의 선지자 '무하메드'는 쿠란의 '하디스'(무하메드의 언행록)를 통해 "심판의 날, 심판의 저울 앞에 섰을 때에는 이승에서 가장 무거웠던 고통의 경험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하디스'의 또 다른 구절에서는 "알라는 당신의 몸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당신의 마음과 영혼을 본다"는 기록이 있다.

단, 다음의 무슬림은 우자라의 의무에서 제외된다.
- 어린이들
- 임신 및 수유 중인 여성 (단식이 여성 또는 유아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경우)
- 질병으로 인해 상태가 악화될 수 있는 사람
- 이동 중이거나 집에서 100km 이상 떨어져 있는 여행자
- 생리 기간 또는 산후 기간 중인 여성

라마단 기간 동안에는 다음과 같이 두 가지의 기도문을 아랍어로 읊어야 하는 의무사항이 있다.

1) 오전 일출 전에 행하는 첫 번째 기도에서

타타르어 : Навайту ан-асуума, саума шахри Рамадаана, миналь-фаджри иляль-магриби хаалисан лиЛляяhи та'ааля
의미 : 전능하신 알라여, 저는 진심으로 라마단 달의 새벽부터 황혼까지 우자라(금식)를 했음을 증언합니다.

2) 저녁 일몰 후 저녁 식사 전에 행하는 다섯 번째 기도에서

타타르어 : Аллаhумма ляка сумту, уа бикя аманту, уа 'аляйка тауаккальту, уа 'аля ризкык афтарту, фагфирлии йа Гаффаару маа коддамту, уа маа аххарту
의미 : 오 알라여, 저는 당신을 위해 금식을 했고, 당신을 믿었고, 당신을 의지했고, 당신이 주신 음식으로 이프타르(저녁 기도 후 식사)를 했습니다. 자비로운 신이여, 저의 과거와 미래의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2023년 4월 15일, 카잔엑스포장에서 열린 단체 기도식에는 11,000여명이 모였다
▲ 2023년 4월 15일, 카잔엑스포장에서 열린 단체 기도식 2023년 4월 15일, 카잔엑스포장에서 열린 단체 기도식에는 11,000여명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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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단 기간 우자라 이후의 저녁 식사, '이프타르' 만찬

이프타르(Iftar, إفطار)는 '우자라(단식)를 깨운다'라는 의미를 가진 아랍어로, 단식을 깨는 행위 즉, 라마단 기간 동안의 저녁 식사를 의미한다. 현지 시간에 따라 저녁기도 전후에 진행된다. 이프타르 메뉴는 크게 수니파와 시아파에 따라 다르며, 국가와 민족마다 차이도 존재한다.

라마단은 자선의 달이기도 하므로 많은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 학생, 손님, 외국인을 위해 이프타르 만찬을 조직한다. 사람들은 대부분의 모스크에서 이프타르를 무상으로 받을 수 있다.

크게 살펴보자면 가족, 친족, 지인 단위로 이프타르를 즐기는 수니파에서는 최근 들어 다른 종교적,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 간의 대화를 촉진하기 위해 종교 간 대화 만찬 형태로 진행하기 시작했다.

수니파인 타타르스탄공화국 또한 카잔 아레나(카잔 월드컵, 축구 경기장) 및 각 지역별 대단위의 모스크를 중심으로 거대한 만찬 형태의 이프타르를 운영 중으로, 이는 종교적인 의미를 떠나 더 넓은 의미에서 이해와 대화의 자리로 발전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2023년 4월 15일, 카잔엑스포장에서 열린 단체 기도식에는 11,000여명이 모였다
▲ 2023년 4월 15일, 카잔엑스포장에서 열린 단체 기도식 2023년 4월 15일, 카잔엑스포장에서 열린 단체 기도식에는 11,000여명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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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의 이프타르 음식 소개

2023년 4월 9일, 타타르스탄공화국의 수도 카잔의 인기 레스토랑 'Tawooks'에서 열린 이프타르에 참가, 직접 촬영한 사진을 통해 소개해본다.
 
바클라바 Baklava
 바클라바 Bakla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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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클라바 Baklava : 튀르크지역에서 주로 먹는 식후 단 과자(간식)나, 라마단의 이프타르에서는 식사 전에 먹는다. 피스타치오와 꿀, 얇게 펼친 8겹의 밀가루로 만든다.
 
튀르크식 커피 (Turk Kahvesi)
 튀르크식 커피 (Turk Kahve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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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튀르크식 커피 (Türk Kahvesi) : 한국에서는 터키식 커피로 알려져 있는데, 튀르크 문화권에서는 공통적으로 마시는 에스프레소이다. 튀르크식 커피를 다 마신 후 커피잔을 뒤집어서 거꾸로 놓인 커피잔의 바닥이 식을 때까지 기다린다(기다리는 동안 이프타르를 한다). 이프타르 후 서로 서로 커피잔 안에 쏟아진 커피 찌꺼기의 모양을 보는 커피 점을 봐준다.
 
메인 식사
 메인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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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메인 식사 : 이프타르의 꽃인 메인 식사를 한다. 식사 동안에는 서로 하루 동안의 안부를 묻고, 종교적으로 금욕의 경험을 나누기도 한다.  
커피포트로 된 차이(홍차) 나누어 마시기
 커피포트로 된 차이(홍차) 나누어 마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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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마무리 : 커피포트로 된 차이(홍차) 나누어 마시기 : 타타르를 포함한 튀르크 문화권에서는 '태어날 때부터 차이(홍차) 가락을 물고 태어난다', '집의 홍차 포트에서 김이 올라오는 것은 행복하다는 의미'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튀르크계 사람들에게 홍차는 인생(평생)을 의미한다.

이프타르 뿐만 아니라 라마단 이외 기간에도 저녁 식사 후에는 꼭 홍차 포트 가득 홍차를 담아 끓인 후 함께 둘러앉아 홍차를 나누어 마시는 문화가 있다. 홍차를 마시며 삶의 즐거움과 경험을 나누며 하루의 식사를 마무리한다.

라마단, '이해·대화 통한 다른 종교의 화합' 의미 변하지 않기를 기원하며

튀르크 문화권인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5년 반을 그리고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에서 4년 차의 시간을 보내며 경험한 라마단만 8번이 넘었지만 매번 대단히 새롭게 느껴진다. 그 이유는 라마단의 이슬람력이 매달 앞당겨지기 때문에 4계절을 모두 거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각 지역마다 그리고 그 해의 국가 분위기마다 라마단의 분위기도 항상 변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기 않는 건 튀르크 문화권 마다의 라마단 음식과 음식이 주는 의미이다. 무슬림이 아니어도 라마단 이프타르가 주는 '이해와 대화의 자리'를 이해하고 즐길 수 있다는 명확한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라마단 그리고 이슬람이 이야기하는 '이해와 대화를 통한 각기 다른 종교의 화합'의 뜻이 민족 간, 지역 간의 대립으로 변질되지 않기를 기원해 본다.

덧붙이는 글 | 문화뉴스도에 중복게재합니다.


태그:#타타르민족, #타타르스탄, #카잔,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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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잔연방대학교 문화간 의사소통에서의 튀르크어족으로 문헌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현재는 동대학의 국제관계대학 박사과정에서 투르크민족과 언어관계, 러시아-튀르키예 국제관계를 연구하며 KBS 글로벌 통신원, 문화뉴스 칼럼니스트로 활동합니다. 틈틈이 튀르키예의 동물권리에 대해 기록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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