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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 농사를 짓고 있는 태안의 한 화훼농가는 전기료 인상에 관해 묻자 “올겨울 농사는 포기해야 할 듯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수국 농사를 짓고 있는 태안의 한 화훼농가는 전기료 인상에 관해 묻자 “올겨울 농사는 포기해야 할 듯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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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 농사를 짓고 있는 태안의 강아무개씨는 전기료 인상에 관해 묻자 "올겨울 농사는 포기해야 할 듯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강씨의 1200평 비닐하우스의 경우, 지난해 전기난방을 하는 6개월 동안 한 달 평균 800만 원~900만 원의 전기료(농사용)가 나왔다. 하지만 올 초에는 평균 약 1300만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또다시 전기료 인상 발표하자, 강씨는 "1500만 원이 넘을 듯 한다"며 하소연했다

이는 고스란히 꽃값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꽃 소비가 줄어들어 도매는 물론 소매 자영업자도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

뿐만아니라 꽃 소비가 가장 많은 5월 가정의 달이지만 소비심리가 위축되면, 팔리지 않는 꽃들은 결국 폐기된다. 이와 같은 현실은 다른 화훼농가와 소매점도 다르지 않다.

실제 지난 어버이날 꽃 장사는 신통치 않았다. 매년 그렇듯 꽃 소비가 많은 어버이날 시즌, 한 단(20송이 기준)에 5천 원이던 수입산 카네이션 도매가격은 9천 원에서 1만 원까지 오른다. 국산 카네이션은 이보다 더 비싸다. (관련 기사: 카네이션 꽃 배달 줄었지만... 직접 부모님 만나 식사 https://omn.kr/23ttk)

전기료 외에도 원자재 상승 등 화훼농가와 소매점은 이중 삼중고를 겪으면서 점점 버티기 힘들어지고 있다.

강씨는 "(전기료 인상으로) 올겨울 농사를 포기하거나 난방하지 않는 타 품목으로 전환하는 화훼농가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현실을 이야기했다.

강 씨에 따르면 태안군의 경우 300가구이던 화훼농가가 지금은 절반인 150 농가로 줄었다. 난방비를 비롯한 원자재 상승 등이 그 이유다.

그는 "기름 난방이 비싸져 전기로 이동했지만, 전기도 비싸지면서 이제 더 이상 난방을 대체할 것이 없다"면서 "추위에 강한 타 품목으로 전환하고 싶어도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농민은 정부와 싸울 힘이 없다"며 "(전기료를 포함한) 생산원가 보전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유화를 재배하는 박아무개씨 사정도 다르지 않다. 기름 난방을 하는 박씨의 비닐하우스 20여 동 난방비는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동안 약 5천만 원이었다.

난방 비용이 부담돼 비용이 덜 드는 전기난방으로 교체하려 했으나 이번 전기료 인상 발표로 고민하고 있다.

농장 운영에 들어가는 전기제품의 전기료도 만만치 않다. 특히 물 공급을 위한 관정 3개를 24시간 가동하다 보면 누진세 적용까지 받는 상황에 전기료 인상은 부담을 더 가중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난방이 잘된 유리온실에서 재배하는 외국에 비해 난방에 취약한 비닐하우스에서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난방비가 적게 들어가는 수입 꽃이 국내산보다 쌀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국내산은 난방비에 인건비, 자재비 상승이 고스란히 꽃값에 반영되기 때문인 것.

강씨와 마찬가지로 박씨는 "농사를 포기하는 상황까지 올 것"이라며 정부의 대책을 요구했다.
 
우리나라는 난방이 잘된 유리온실에서 재배하는 외국에 비해 난방이 약한 비닐하우스에서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난방이 잘된 유리온실에서 재배하는 외국에 비해 난방이 약한 비닐하우스에서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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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유화는 12월 심어 5월까지 꽃도매시장에 출하한다.
 설유화는 12월 심어 5월까지 꽃도매시장에 출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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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소비가 많은 어버이날 시즌, 한 단(20송이 기준)에 5천 원이던 수입산 카네이션 도매가격은 9천 원에서 1만 원까지 오르는가 하면 국산 카네이션은 전기료와 인건비, 자재비 상승으로 이보다 더 비싸다.
 꽃 소비가 많은 어버이날 시즌, 한 단(20송이 기준)에 5천 원이던 수입산 카네이션 도매가격은 9천 원에서 1만 원까지 오르는가 하면 국산 카네이션은 전기료와 인건비, 자재비 상승으로 이보다 더 비싸다.
ⓒ 신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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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전기료인상, #화훼농가, #난방비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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