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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보스턴 인근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에서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연설한 뒤 조셉 나이 하버드대 교수와 대담 중 발언을 듣고 있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보스턴 인근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에서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연설한 뒤 조셉 나이 하버드대 교수와 대담 중 발언을 듣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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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국빈 방문에서 환대받고 '워싱턴 선언'을 얻어냈으나, 한국에 도착하면 다른 분위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망했다.

NYT는 29일(현지시각) "환대의 따뜻함이 성공의 척도라면 윤 대통령의 방미는 성공적"이라며 "그러나 한국에서는 분위기가 다를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핵 협의그룹(NCG)'을 설립하고 미국의 전략핵잠수함(SSBN)을 한반도에 정례적으로 한반도에 전개하는 등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대신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하지 않기로 한 워싱턴 선언에 대해 "한국에서의 평가는 양극화되었다(polarized)"라고 한국 전문가들의 엇갈린 평가를 소개했다.

"미국과 처음으로 핵 억제력 논의... 한국의 큰 승리"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워싱턴 선언에 대해 "역사는 윤석열 정부를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현재의 긴급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위기 대응책을 준비한 한국 최초의 정부로 기억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김두연 미국 신안보센터(CNAS) 연구원도 "워싱턴 선언은 한국의 큰 승리"라며 "한국이 그동안 미국 정부와 논의할 수 없었던 핵 억제력에 관해 처음으로 논의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반겼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워싱턴 선언은 한국의 자체 핵무장 또는 전술핵 배치를 막으려고 미국이 신중하게 설계한 것이며,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받은 것에 비하면 너무 많은 것을 준 것으로 평가한다고 NYT는 전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워싱턴 선언은 실질적이고 환상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빈 껍데기"라며 "미국의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라고 꼬집었다.

NYT는 "워싱턴 선언이 오히려 동북아시아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북한의 핵 확장 구실을 제공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김 교수는 "워싱턴 선언을 확장억제가 아닌 '위기의 확장'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라고 말했다.

"워싱턴 선언은 빈 껍데기" 비판론도 만만치 않아  

또한 NYT는 한국의 보수 일간 <조선일보>도 사설에서 '한국의 핵 족쇄가 강화됐다'면서 워싱턴 선언에 비판적"이라며 최근 한국의 여론조사에서 '미국이 본토에 대한 핵 위협을 무릅쓰고 한국을 위해 싸울지 의심스럽다'는 응답이 49%에 달했고,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지지하는 응답은 77%로 나타났다는 결과를 전했다.

이병철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국 확장억제 약속은 어떻게 포장하더라도 수사학(rhetoric)에 불과하다"라고 평가했다. 

더 나아가 NYT는 "많은 한국인, 특히 일자리 감소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젊은 세대로서는 북한의 핵무기보다 시급한 것이 경제 문제"라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법(CHIPS Act)이 한국의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산업인 전기차와 반도체에 피해를 줄 것이란 우려가 언론 헤드라인을 장식했지만,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긴밀한 협의를 계속하겠다'고 말하는 데 그쳤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존 딜러리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국 젊은이들은 (윤 대통령이 백악관 국빈 만찬에서 부른) '아메리칸 파이'의 노래 가사는 몰라도, IRA에 대해선 알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태그:#워싱턴 선언, #한미정상회담,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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