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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말에 났던 밀양 산불 피해현장, 현재 벌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2년 5월 말에 났던 밀양 산불 피해현장, 현재 벌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경남시민환경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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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에 산불이 났던 경남의 한 현장에 골프장 조성이 추진된다는 말이 나돌아 주민들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해당 지역은 2022년 5월 31일부터 6월 4일까지 산불이 났던 밀양시 부북면 일대 야산이다. 당시 산불로 임야 660ha가 피해를 입었다.

나무들은 불에 타면서 검정색으로 변했다가 올봄부터 일부 지역에서 고사리, 싸리나무, 진달래, 굴참나무, 신갈나무, 갈참나무, 쇠물푸레 등 나무들이 푸른 잎을 자아내고 있다.
  
골프장 업체가 땅 매입? "아직 허가신청 없다"
  
2022년 5월 말에 났던 밀양 산불 피해현장, 현재 벌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2년 5월 말에 났던 밀양 산불 피해현장, 현재 벌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경남시민환경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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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산불이 난 곳에 골프장 조성이 추진된다는 말이 지역에 나돌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골프장 조성 추진 업체가 사유지를 매입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허홍 밀양시의원(국민의힘)은 "산불이 났던 곳에 골프장을 조성하기 위해 업체가 나섰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며 "개인 땅을 사들이면서 땅값이 올랐다는 소문도 있고, 골프장 규모가 18홀 내지 27홀이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허 의원은 "산불이 났던 일부 지역에 나무를 새로 심는 식목을 하고 있어 일부 주민은 '골프장을 만들려면 나무를 없애야 하는데 왜 굳이 돈을 들여 조림을 하느냐'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골프장을 조성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허가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라며 "구체적인 사실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밀양시 산림녹지과 관계자는 "동네 주민들 사이에서 업체가 골프장 조성을 추진하기 위해 땅을 매입하려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아직 밀양시에 골프장 건설 허가 신청이 들어온 건 아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실제 골프장 추진을 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만 지금은 조림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벌채·조림·사방·임도 관련 사업 두고도 논란
  
2022년 5월 말에 났던 밀양 산불 피해현장, 현재 벌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2년 5월 말에 났던 밀양 산불 피해현장, 현재 벌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이수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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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현재 산불 피해 지역에선 벌채와 조림, 사방, 임도 개설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밀양시가 국·도비 60억 원을 지원받아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2025년 10월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자연복원과 인공조림을 통한 방법이 동시에 추진하고 있으며 전체 피해 면적 가운데 461ha는 자연복원, 199ha는 인공조림을 조성 중이다. 인공조림 현장은 불에 탄 나무를 베어내고 그 자리에 편백나무와 산수유나무를 심는 작업으로 올 봄부터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시민단체가 밀양시 사업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나무를 베어내면 여름 장마철에 산사태 우려가 있다는 것.

최근 현장을 답사했던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과 경남시민환경연구소는 "그동안 토양의 표토층을 지탱해 주고 있던 불에 탄 나무를 모두 베어내면서 표토가 침식돼 토양의 산성화 우려가 생겼다"며 "절개지를 중심으로 여러 곳에서 퇴적 풍화암반이 드러나면서 부석부석 무너져내리고 있어 산사태 우려가 커 보였다"고 주장했다.

반면 자연복원 현장은 임공조림 현장과 분위기가 달랐다. 이들은 "불에 탄 나무가 그대로 서 있는 곳에서는 그 아래에 고사리, 싸리나무,진달래, 굴참나무, 신갈나무, 갈참나무, 쇠물푸레 등 수많은 종류의 나무들이 식생의 맹아를 형성하고 있었다"며 "이 식생을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면 자연복원을 통하여 자연천에 의한 자연림이 형성돼 대형산불을 막아주는 자연방화림의 역할까지 하게 될 것"이라고 봤다.

현장을 함께 살펴 보기도 한 홍석환 부산대 교수는 24일 전화통화에서 "불에 탄 나무라도 뿌리는 살아 있으니 쓰러지지 않는다"며 "큰 나무가 쓰러지더라도 작은 나무에 걸려서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밀양 산불 현장에는 중장비가 동원돼 나무를 심는다며 땅을 헤집어 놓았다. 밭에도 낙엽이나 풀이 나 있으면 흙이 쓸려 내려가지 않고 삽으로 파 놓으면 비가 왔을 때 쓸려 내려간다"며 "마찬가지로 산불이 난 곳에 나무를 베어내고 하면 산사태가 생기고, 산림당국은 산사태 대책이라면서 사방댐을 짓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경남시민환경연구소 등 환경단체는 산에 내놓은 임도가 산불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다며 임도 개설에 반대하고 있다.

새로 심는 나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목소리도 있다. 시민환경단체에서 근무했던 이수완(밀양)씨는 "밀양 부북면 지역은 건조한 땅이고, 현재 심고 있는 편백나무와 산수유나무가 잘 자랄지 의문이다"라며 "인위적으로 조림을 할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강한 식물이 자랄 수 있도록 자연복원을 하는 게 바람직 할 것 같다"고 제안했다.

그는 "나무를 베어내고 해서 비가 오는 장마철이 되면 산사태 우려가 된다"며 "산에 불이 나면 무조건 나무를 새로 심어야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며 "지역에서는 산불이 난 뒤 사업자들이 돈을 벌 수 있게 되어 좋아한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고 말했다.

허홍 의원은 "산불이 난 뒤 보기에 흉하니까 불에 탄 나무를 베어내고 있는데, 외국의 사례처럼 자연복구가 되도록 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밀양시청 산림녹지과 관계자는 "불이 나면 나무는 90% 정도가 고사해 완전히 생명력을 잃는다. 산사태 우려가 있어 대책을 세우고 있으며, 계곡에 사방댐도 계획하고 있다"면서 "산불 피해지역 전체를 인공조림하는 게 아니고 상당수는 자연복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편백나무와 산수유나무는 남부지방에서 잘 자라는 나무이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수종을 결정했다"며 "기존에 임도가 하나 있는데 앞으로 상황이 생기면 필요해 하나 더 개설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발생했던 밀양 산불로 한때 주민 270여 명이 대피하고 밀양구치소 재소자들이 대구교도소로 이감되기도 했으며, 대응 3단계가 발령돼 진화작업이 벌어진 바있다.
  
2022년 5월 말에 났던 밀양 산불 피해현장, 현재 벌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2년 5월 말에 났던 밀양 산불 피해현장, 현재 벌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경남시민환경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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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말에 났던 밀양 산불 피해현장, 현재 벌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2년 5월 말에 났던 밀양 산불 피해현장, 현재 벌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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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말에 났던 밀양 산불 피해현장, 현재 벌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2년 5월 말에 났던 밀양 산불 피해현장, 현재 벌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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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말에 났던 밀양 산불 피해현장, 현재 벌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2년 5월 말에 났던 밀양 산불 피해현장, 현재 벌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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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말에 났던 밀양 산불 피해현장, 올 봄에 새로운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2022년 5월 말에 났던 밀양 산불 피해현장, 올 봄에 새로운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 경남시민환경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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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말에 났던 밀양 산불 피해현장, 올 봄에 새로운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2022년 5월 말에 났던 밀양 산불 피해현장, 올 봄에 새로운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 경남시민환경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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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또 행정당국에서 벌이고 있는 벌채와 조림, 사방사업을 두고 논란이다.


태그:#밀양 산불, #밀양시, #경남시민환경연구소, #벌채, #조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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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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