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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부산 온천천 생태연못에 알을 낳은 두꺼비의 모습. 자세히 보면 알 아래로 수컷이 암컷에 붙어 포접(짝짓기)하는 모습이다.
▲ "대도시와 공존하는 두꺼비" 이달 초 부산 온천천 생태연못에 알을 낳은 두꺼비의 모습. 자세히 보면 알 아래로 수컷이 암컷에 붙어 포접(짝짓기)하는 모습이다.
ⓒ 온천천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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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관로 정비공사로 지난해보다 더 열악해진 환경에서 알을 낳은 부산 온천천 두꺼비들. 이제는 대이동 과정에서 벌어지는 로드킬보다 산란 자체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시 연제구가 온천천 두꺼비의 보존 방안을 찾기 위한 조사를 시작했다. 환경지표종인 양서류와 도시가 공존할 해법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연제구에 따르면 구청은 부산 온천천 생태연못 두 곳 주변에 '두꺼비 서식지 생태환경 조사'를 알리는 펼침막을 내걸었다. 5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3월부터 10개월간, 특히 번식기에 집중조사를 진행한다.

도심 하천인 온천천에 두꺼비가 서식하고, 대이동 때마다 로드킬이 반복된다는 <오마이뉴스> 등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지자체도 호응에 나선 것이다.

공개한 용역조사 내용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두꺼비 추적이다. 그동안 온천천 성체 두꺼비의 생존 방법은 구체적으로 확인된 적이 없다. 산지와 습지에서 지내는 두꺼비가 살기에 온천천은 최악의 환경이다. 장마 땐 하천이 잠기기 일쑤고, 차가 오가는 도로에 막혀 사실상 주변 생태계와 단절돼 있다.

그런 만큼 연제구는 무선 추적기(GPS)를 두꺼비에 달아 행동권역을 파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구상은 환경부 산하 기관도 언급한 내용이다. 열악한 환경에 주목한 장민호 국립생태원 선임연구원은 <오마이뉴스>에 "어느 경로로 이동하고 생활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발신기 달기가 수월하니 이동을 추적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14일 부산 온천천 생태연못 주변에 부착된 두꺼비 서식지 생태환경 조사 펼침막.
▲ "대도시와 공존하는 두꺼비" 14일 부산 온천천 생태연못 주변에 부착된 두꺼비 서식지 생태환경 조사 펼침막.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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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제구는 전국의 유사한 사례와 먹이 자원, 생태 현황도 함께 파악하기로 했다. 대도시에서 두꺼비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지속적인 개발로 민가 주변 서식은 옛말이 됐다. 다른 도시의 하천에서도 두꺼비가 공생한다면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또 도시 두꺼비가 어떻게 사냥하고 도시 생태계의 어떤 위치에 있는지 그 결과도 알게 될 것이다.

두꺼비 지킴이로 활동해온 지역 단체는 환영 의사를 밝혔다. 온천천네트워크는 이번 조사가 도심 하천의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과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 관계자는 "올해 생태연못 오염에도 30여 마리의 성체가 발견됐다. 해마다 반복되는 두꺼비 문제를 푸는 계기가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양서류 단체는 공존으로 가는 의미 있는 발걸음으로 평가했다. 변영호 경남양서류네트워크 대표는 "온천천은 도시화 과정에서 환경 지표종인 양서류가 처한 현실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이라며 "도심 두꺼비가 어떻게 생존하는지를 이해하는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덧붙여 "조사과정에서 여러 목소리를 듣고, 여기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보존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함께 만드는 것으로 나아가야 한다"라는 주문도 내놨다. 변 대표는 "연제구의 결과물을 여러 지자체가 같이 공유해 향후 두꺼비 관련 계획 수립에 사용하는 것도 필요하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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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온천천 두꺼비, #생태환경조사, #생물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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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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